자연 그대로! 마리아나 제도, 로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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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그대로! 마리아나 제도, 로타
  • 임요희 기자
  • 승인 2016.04.15 14: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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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를 가든 30분 내에 다 둘러볼 수 있는 섬
로타 섬은 관광지도 아니고 휴양지도 아니다. 로타는 그냥 자연이다. 사진 출처/ 마리아나관광청 페이스북

[트래블바이크뉴스] 로타 섬(Rota Island)은 관광지도 아니고 휴양지도 아니다. 로타는 그냥 자연이다. 로타 아일랜드의 바닷물은 비현실적일 만큼 맑다. ‘처음처럼’이나 ‘참이슬’로 만든 게 아닐까 의심스러울 지경.

제주도 면적의 20분의 1에 해당하는 섬 로타. 어디를 가든 30분 이내에 다 둘러볼 수 있다. 마리아나 제도 사이판 부속 섬이지만 괌과 사이판 어느 곳에서나 갈 수 있으며 양쪽 다 경비행기로 40분 거리이다.

전 인구를 합쳐 3,000명이 안 되기 때문에 마을 사람들끼리 모두 안면이 있다. 여기서 불화하면 갈 데가 없어서일까. 모두들 웃는 얼굴이고 여행자는 물론 서로에게 친절하다. 신호등도 없고 건널목도 없지만 사고도 나지 않는다. 이곳의 시간은 느릿느릿 흘러간다.

비현실적이라는 생각이 들 만큼 깨끗한 바다에서는 수영이든 스노클링이든 요트든 뭘 해도 좋을 것이다.사진 출처/ 마리아나관광청 페이스북

전쟁의 상흔이 깊게 남아 있는 사이판, 티니안에 비해 로타에서는 전쟁의 그림자를 찾아볼 수 없다. 하늘, 야자수, 바다, 바위가 있을 뿐이다. 핫한 휴양지가 되기 전에 어서 로타에 다녀오자. 지금 말이다.

공항이라고는 하지만 사실은 경비행기 활주로다. 공항이 있는 섬의 상부에서 서쪽으로 5분만 가면 테테토 비치(Teteto Beach)가 나온다.

테테토 비치는 마을 사람들의 물놀이장이나 마찬가지다. 물이 얕고 맑아 물고기가 돌아다니는 것이 훤히 보인다. 또한 하얀 백사장과 야자수 그늘 등 여흥과 관련한 모든 조건이 갖춰져 있어 현지인들이 종종 바비큐 파티를 벌이는 곳이다. 당연히 마을 경조사도 이곳에서 치러진다.

로타에서는 전쟁의 그림자를 찾아볼 수 없다. 하늘, 야자수, 바다, 바위가 있을 뿐이다. 사진 출처/ 마리아나관광청 페이스북

테테토 비치에서 오른쪽으로 스위밍 홀(swimming hole)이 있다. 스위밍 홀이란 바위가 파도를 막아 움푹하게 웅덩이진 곳을 말한다.

발밑으로 부드러운 모래가 밟히고 가끔 물고기 몇 마리가 넘어 들어와 같이 놀아준다. 천국에나 있을 법한 천연 수영장이다. 다만 파도가 심한 날에는 수영을 자제해야 한다. 한 방에 날아가 바위에 얼굴을 부딪을 수도 있으니 말이다.

스위밍 홀. 발밑으로 부드러운 모래가 밟히고 가끔 물고기 몇 마리가 넘어 들어와 같이 놀아준다. 사진 출처/ 마리아나관광청 페이스북

송송빌리지(Song Song Village)는 로타의 정치, 경제, 문화, 행정의 중심지이다. 코딱지만 한 마을이라도 있을 것은 다 있어 마트, 병원, 소방서, 은행, 경찰서, 학교, 성당, 묘지, 레스토랑까지 있다. ‘송송’은 차모르 어로 마을(village)을 뜻한다.

2차 세계대전 때 미군이 들어와 마을을 ‘마을’이라 부르면서 ‘마을마을’이라는 이름을 갖게 된 것. 우리나라 ‘역전앞’과 같은 동어반복 오류의 예다.

송송빌리지 내 송송전망대(Song Song Look Out)는 로타 섬 최고의 전망 포인트다. 이곳의 상징은 별을 머리에 얹은 대형 십자가로, 여기서는 송송빌리지와 로타 섬 서남쪽 절경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이왕 전망대에 갈 거면 해질녘에 올라보자.

노을에 물든 하늘과 바다 경치가 그만이다.

송송빌리지 내 송송전망대는 로타 섬 최고의 전망 포인트다. 사진 출처/ 마리아나관광청 페이스북

송송빌리지에서 해변을 따라 남쪽으로 내려오면 ‘천 그루 야자수 산책로’가 나타난다. 이곳 야자수는 인공조림으로 태평양전쟁 당시 미군 내지 일본 군인이 심었다고 전해진다. 고요한 야자수 숲에 들어서면 시간도 그대로 멈추어 선 느낌이다.

조금 더 아래쪽 포니야 포인트 앞에 있는 웨딩케이크 마운틴(Wedding Cake Mountain)를 눈으로 일별한 뒤 해안을 따라 ‘버드 생추어리’로 이동해보자.

로타 섬 동쪽에 자리 잡고 있는 버드 생츄어리는 야생 조류의 생태를 관찰하기 적절한 장소다. 단, 새를 만나려면 아침 일찍 또는 오후 늦게 방문해야 한다. 낮에는 먹이를 찾으러 다들 어디론가 날아가 버리기 때문이다.

제주도 면적의 20분의 1에 해당하는 섬 로타. 어디를 가든 30분 이내에 다 둘러볼 수 있다. 자료/ 마리아나관광청 페이스북

새들이 집에 없다고 해도 실망하지 말자. 버드 생츄어리 전망대에 오르면 절벽 아래로 펼쳐지는 푸른 덤불과 잉크 빛 바다의 어우러짐을 감상할 수 있다. 새 구경을 못 해도 이곳까지 온 보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버드 생츄어리 바로 위 라테스톤 채석장(Latte Stone Park)에 이르면 거인 타가의 조각상이 여행자를 맞이한다. 차모로 족은 집을 지을 때 돌기둥을 사용했는데 그때 필요한 라테스톤을 만들던 곳이다. 거대한 돌들로 그 옛날 어떻게 기둥을 다듬었을지 수수께끼가 아닐 수 없다.

라테스톤 채석장에서는 거인 타가의 조각상이 여행자를 맞이한다. 사진 출처/ 마리아나관광청 페이스북

로타의 바다는 투명도가 70m로 저 바닥이 훤하게 보인다. 비현실적이라는 생각이 들 만큼 깨끗한 바다에서 수영이든 스노클링이든 뭘 해도 좋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떠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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