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안끼엠 강에 아픈 역사를 묻어둔 하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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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안끼엠 강에 아픈 역사를 묻어둔 하노이
  • 임요희 기자
  • 승인 2016.04.11 14: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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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의 파리, 천년고도 하노이를 가다
베트남어로 ‘아오’는 옷, ‘자이’는 길다는 뜻을 지닌 ‘아오자이는 품이 넉넉한 바지와 길이가 긴 상의로 되어 있다. 유행에 따라서 옆트임의 깊이나 칼라의 높이가 달라지며, 옷감·무늬·빛깔도 다양하다. 사진 출처/ 베트남항공

[트래블바이크뉴스] 하노이(Hanoi)는 천 년 넘게 정체, 경제, 행정 중심지 역할을 해온 베트남 제2의 도시이다. 제1의 도시는 남베트남의 수도였던 호찌민 시.

하노이는 20세기 초 프랑스와 일본의 지배 아래 놓였던 영향으로 다양한 문화가 융화되어 독특한 문화적 색채를 갖게 되었다. ‘아시아의 파리’라는 별명을 지닌 하노이, 천년고도의 특별한 분위기 속으로 걸어 들어가 보자.

시장 구경은 유명 관광지 탐방과는 또 다른 재미가 있다. 베트남의 실물경제를 현장에서 포착하자. 사진 출처/ 대한항공 페이스북

하노이는 ‘두 강 사이에 있는 도시’라는 뜻으로 1010년, 리타이또 왕에 의해 수도로 지정되었다. 리타이또 왕은 이곳 호안끼엠 호수에서 거북이 승천하는 것을 보고 하노이가 범상치 곳임을 알았다고 한다.

하노이는 13km에 이르는 호안끼엠 호수의 윤곽선을 따라 다운타운가가 형성되어 있으며 관광지 역시 이곳에 집중되어 있다.

하노이 중앙, 호안끼엠 호숫가에는 베트남 최초의 대학인 문학사원(Temple of Literature)이 자리 잡고 있다. 이 사원이 지어진 시기는 1070년으로 문학사원은 무려 천 년의 역사를 가진 학예의 전당이다. 베트남 전쟁 당시 포화 속에 재가 되어버린 것을 1990년 복원하여 지금에 이르렀다.

또한 인근에 있는 못꼿사원은 하노이를 상징하는 고사찰로, 1049년 리 왕조의 창건자인 리 태종이 건설했다. 직경 1.25m의 기둥 위에 세원진 이 사찰은 한 개의 기둥 위에 세워졌다고 해서 '한기둥사원'이라 불린다.

이 사찰 역시 1954년 훼손되었으나 새로 복원하여 대중에게 공개하였다.

직경 1.25m의 기둥 위에 세원진 이 사찰은 한 개의 기둥 위에 세워졌다고 해서 '한기둥사원'이라고 불린다. 사진 출처/ 베트남관광청
문학사원은 하노이 천 년 역사를 자랑하는 베트남 최초의 대학교육기관이다. 사진 출처/ www.flickr.com

호안끼엠 아래 쪽 떠이 호수에 호찌민묘지가 있다. 베트남의 독립운동가 호찌민은 ‘호아저씨’라는 애칭으로 전 국민적인 사랑을 받은 인물이다. 1969년 그가 죽자 베트남은 그를 기리기 위해 전국 각지에 기념관, 박물관, 묘소 등을 건립하였다.

하노이에 있는 호찌민 묘소를 방문하면 그의 시체를 방부 처리하여 미라로 전시해놓은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묘소는 자국민은 물론 외국인에게도 공개를 허락하나 입장 시 가방 검사를 철저히 한다. 또한 소매와 반바지 차림은 입장을 금지하는 등 복장 제한이 있다.

호찌민 묘소를 방문하면 그의 시체를 방부 처리하여 미라로 전시해놓은 모습을 볼 수 있다. 사진 출처/ www.pixabay.com

그 외 하노이의 주요 관광지로 기원전 3세기에 건립된 코로아 성채, 하노이대학교, 혁명박물관, 군사박물관, 대통령궁, 성 요셉 성당 등이 있다.

베트남,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게 음식이다. 베트남은 19세기 말 프랑스의 식민지가 되기 전에도 중국, 인도의 문화적 영향을 받으면서 다양한 음식문화를 발전시켜 왔다.

베트남 음식의 특징은 우리와 마찬가지로 주식과 부식의 구별이 뚜렷하다는 것이다. 안남미를 이용한 쌀국수는 그들 음식문화의 주류를 이루고 있으며 어느덧 세계인의 미각을 사로잡기에 이르렀다.

튀긴 생선살코기에 면, 야채 등을 즉석에서 볶아 먹는 짜까는 베트남의 대중적인 요리다. 사진 출처/ 위키피디아

우리에게도 친숙한 포(Pho)는 소, 닭, 돼지고기를 우려낸 국물에 숙주나물을 얹은 후 느억맘(nuoc mam)으로 간을 맞춰먹는 음식이다. 느억만은 생선을 발효시켜 만든 조미료로 우리네 액젓과 비슷한 개념으로 이해하면 된다.

고이 꾸온(Goi Cuon)은 우리가 월남쌈이라 부르는 음식으로 라이스 페이퍼에 고기, 해산물, 야채를 싸서 양념 소스를 찍어 먹는다.

하노이 시내에 있는 성 요셉 성당. 아시아의 파리라는 별명을 얻을 만큼 하노이에는 프랑스의 색채가 짙게 배어 있는 건축물이 많다. 사진 출처/ www.flickr.com

짜조(Cha Gio)는 고이 꾸온을 기름에 바싹 튀겨낸 요리로 흔히 스프링 롤이라 부르는 음식이며, 짜까(Cha Ca)는 튀긴 생선살코기에 면, 야채 등을 즉석에서 볶아 먹는 요리다.

이런 음식은 기내식으로도 나올 만큼 대중화되었지만 재래시장 노점에서 사먹으면 더욱 별미다. 시장 구경은 유명 관광지 탐방과는 또 다른 재미가 있는데 베트남의 실물경제를 현장에서 접하는 경험이 될 것이다.

호안끼엠 부근에 있는 대통령궁. 프랑스의 영향을 받아 바로크양식으로 지어진 건축물이다. 사진 출처/ 위키피디아

베트남은 월남전이라는 뼈아픈 역사를 간직한 나라다. 베트남은 열강의 식민지 쟁탈전 속에서 오랫동안 고통을 겪다가 제2차 세계대전을 계기로 독립전쟁을 벌인다.

1946년 어렵게 독립을 쟁취하지만 이념 문제로 남북이 분단되자 미국은 베트남의 사회주의화를 막기 위해 월남전을 치른다.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여러 국가가 참전했음에도 전쟁은 좀처럼 끝나지 않고 미국 내에서는 반전의 목소리만 높아간다.

이때 일어난 비극은 ‘미스 사이공’과 같은 작품에 잘 나타나 있다.

하노이 시내에 있는 베트남전쟁 전사자 추모비. 사진 출처/ 위키피디아

1973년 드디어 미국이 패배를 인정하며 철수해버리고, 2년 뒤인 1975년 북베트남이 남베트남에게 승리함으로 베트남은 사회주의 국가가 된다.

그러나 1991년 소비에트연방이 해체되면서 사실상의 이념 구분이 사라지고 현재 베트남에서 사회주의의 그늘을 찾기는 어렵다.

인천에서 하노이까지 직항 노선이 있으며 5시간이면 날아간다. 호텔이나 유명 관광지에서는 달러를 쓰기도 하지만 일반적으로 베트남 화폐인 ‘동’으로 거래하므로 미리 바꿔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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