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벨로' 타고 해운대 달맞이고개 오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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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벨로' 타고 해운대 달맞이고개 오르기
  • 조용식
  • 승인 2014.03.26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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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해운대의 풍경이 점점 이국적으로 변하고 있다. 도시의 모습도, 해운대를 방문하는 사람들도 국제화된 느낌이다. 사진 / 조용식 기자
부산 해운대의 풍경이 점점 이국적으로 변하고 있다. 도시의 모습도, 해운대를 방문하는 사람들도 국제화된 느낌이다. 사진 / 조용식 기자

4월이면 벚꽃이 만개하는 남쪽으로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많다. 겨우내 움츠렸던 몸과 마음을 훌훌 털어버리기 위해서는 남쪽여행이 제맛이다.

미니벨로가 잘 어울리는 도심으로의 여행을 위해 부산을 찾았다. 부산에서도 가장 인기가 높은 해운대. 둘 만의 여행, 가족 여행 그리고 친구들과의 여행이 잘 어울리는 해운대를 자전거로 떠나보자. 그곳에는 자유와 낭만 그리고 즐거움이 있다.

부산 자전거 여행의 시작은 가볍게 몸풀기 코스를 돌기로 했다. 바로 해운대에서 달맞이고개까지 오르는 것. 물론 자전거는 미니벨로 다혼이다.

고운 모래사장을 바라보고 있는 웨스틴 조선비치호텔 뒤로 부산의 새로운 명소인 센텀시티가 보인다. 역시 해운대는 좋다. 바람도 좋고, 파도가 치는 바다가 좋고, 사람들의 모습이 마냥 즐거워 보여 더욱 좋다.

이른 아침 해운대에는 정겨워 보이는 사람들이 모래사장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달맞이고개를 오르기 위해 웨스틴 조선비치호텔을 뒤로 하고 출발을 한다.

앞에는 노보텔, 파라다이스호텔 등 특급 호텔이 봄볕을 받아 더욱 화사해 보인다. 자전거로 해운대를 지나는 사람들도 여러명 마주치며 지나간다.

► 여행의 기본은 지리를 숙지하는 것이다. 해운대 해수욕장 안내도를 보고 어디를 둘러 볼 지 생각해 보자.

► 해운대 끝자락에 있는 횟집과 관광유람선 선착장. 유람선은 이기대, 오륙도 등을 운항하고 있다.

► 지금은 폐선이 되버린 철로를 따라 해운대를 바라보며 산책을 하는 부산시민과 여행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해운대 끝자락에 있는 관광유람선 선착장과 횟집들이 있는 길에서 '달맞이길62번길'을 따라 언덕을 오른다. 제법 경사가 있어 미니벨로에서 잠시 일어나 댄싱을 치고 말았다. 일반적으로 댄싱은 사이클을 타야 제맛인데, 예상치 못한 경사도에 민감하게 반응을 한 것이다.

조금 올라가다 보니 지금은 기차가 다니지 않는 '동해남부선 폐선부지'를 만나게 된다. 부산시민, 여행자의 산책로로 변한 철길이 더욱 운치가 있어 보인다.

철길을 걸으며 낭만을 맛보는 경험을 포기하고 다시 달맞이 고개로 향한다.

달맞이길을 알리는 안내문이 자전거 행렬과 등산객 모두를 반기고 있다. 달맞이길은 '십오굽이길'이라고도 부른다. 해운대 미포에서 시작해 송정해수욕장으로 가는 약 4.5km의 길로 저녁달이 매우 운치가 있다.

봄이면 벚꽃이 아름다움을 더한다는데, 아직은 3월이라 멀리 해운대만 바라보는 것에 만족을 했다.

► 오는 4월이면 벚꽃을 구경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오를 것이다.

► 달맞이고개 주변에 있는 벚나무에는 새순이 올라오고 있다. 이제 4월이 되면 벚꽃이 흐드러지게 날리게 되는 운치있는 길이 될 것이다.

► 해월정이 있는 달맞이 동산에 올라 멀리 해운대를 바라보면 가슴이 탁 트이는 시원함을 느낄 수 있다.

여러 명의 자전거 동호인들이 달맞이 고개를 향해 올라가는 모습이 보였다. 두 팀 정도가 올라가고 있다. 미니벨로를 타고 따라 잡아볼까? 하는 야심 찬 생각을 가지고 페달을 밟는다. 하지만 얼마 가지 않아 그들과의 거리는 멀어지고, 다시 샤방샤방 모드로 달맞이 고개를 올라갔다. 그들을 따라잡기란 쉽지가 않았다.

천천히 움직이니 볼 것이 많다. 달맞이 고개에서 해운대가 보이는 베스타 온천이 보이고, 조금 더 올라가니 해운대를 바라보는 전망대도 있다. 해운대 전체가 한눈에 들어오는 장관을 카메라에 담는다는 핑계로 잠시 미니벨로에서 내렸다.

바다에는 관광선착장에서 이기대, 오륙도로 떠나는 유람선이 바닷길을 항해 중이다. 멀리 광안대교, 센텀시티가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시원스럽게 올라가 있는 모습이 이국적으로 느껴진다.

이제 곧 꽃망울이 터트릴 벚나무에서는 새순이 올라오고 있다. 며칠 후면 만개한 벚꽃이 달맞이 고개를 아름답게 장식할 것이다. 역시 업힐을 할 때는 거친 숨소리가 자신을 강하게 만든다. 오로지 앞을 보며 페달을 밟다 보니 해월정이 보인다.

► 달맞이동산에는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맛집, 커피??등이 있어 차량을 이용해 이곳을 찾기도 한다.

► 달맞이동산비 뒷편에는 춘원 이광수의 '해운대에서'가 새겨져 있다. 해월정에 앉아 시를 읽어보는 것도 좋다.

► 달맞이고개에서 빼놓지 말아야 할 것은 바로 온천이다. 베스타온천에서는 멀리 해운대의 전경이한 눈에 보이는 곳으로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기도 하다. 

미니벨로는 조금 벅차긴 했어도 쉬지 않고 올라와 보니 '뭐 이 정도 쯤이야!' 하는 생각이 든다. 역시 사람은...

부산 자전거 여행이 몸풀기로 올라온 달맞이동산 해월정에서 잠시 쉬고 있으면 달맞이동산비에 새겨진 춘원 이광수의 '해운대에서'가 눈에 들어온다.

창파(滄波)엔 명월(明月)이요, 청산(靑山)엔 청풍(靑風)이라
청풍명월(靑風明月)이 고루(高褸)에 가득차니
홍진(紅塵)에 막혔던 흉금(胸襟)이 활연개(豁然開)를 

바다가 조타하고 청산(靑山)도 조타거늘
바다와 청산(靑山)이 한 곳에 뫼단 말가
하물며 청산명월(靑山明月)이 있으니 선경(仙境)인가

누우면 산월(山月)이요, 안즈면 해월(海月)이라
가만히 눈감으면 흉중 (胸中)에도 명월(明月) 있다
오륙도 스쳐가는 배도 명월(明月) 싯고 

어이 갈거나 어이 갈거나
이 청풍(靑風)이 이 명월(明月) 두고 내 어이 갈거나
잠이야 아모ㅅ대 못자랴 밤새도록

이 좋은 풍경을 두고 다시 내려가야 하는 것이 못내 아쉽지만, 자전거의 즐거움은 역시 내리막길이라 청풍명월을 멀리할 수밖에 없었다.


기자가 탄 미니벨로 자전거는 ?

미니벨로 다혼의 스피드 P8은 크로몰리 프레임의 묵직함과 뛰어난 승차감, 그리고 도심을 가르는 주행성능이 좋다. 부산에서 지하철을 이용할 때도 부담이 없는 접이식 미니벨로.

경사도가 높은 부산의 달맞이고개도 큰 무리없이 올라가는 네오스 8단 드레일러로 더욱 즐거운 자전거 여행을 할 수 있었다. 브레이크를 연결하는 케이블이 안으로 들어가 있어 자전거 자체가 더욱 깔끔해 보인다. 제품의 곳곳에 다혼의 로고가 새겨져 있어 브랜드에 대한 강한 애착감이 돋보이는 미니벨로이다.

진은 지난 22일 부산에 기항한 퀸 엘리자베스호로 9만톤급 크루즈이다. 배의 길이가 293.9m인 퀸 엘리자베스호는 여행객 2,000명이 탑승하고 있으며, 118일간 세계 일주를 항해 중이다.

미니벨로를 접으며, 82cm. 퀸 엘리자베스호는 293.9m. 길이 차이가 360배나 되는 퀸 엘리자베스호와 비교하기 위해 촬영을 했다. 바다에 정박한 배와 육지에 세워져 있는 미니벨로와의 비교는 사실 무모한 것일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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