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바이크뉴스=김지수 기자] 필리핀에서의 크리스마스는 특별하다. 가톨릭교도가 국민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필리핀의 크리스마스는 가장 중요한 명절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겨울이 아닌 여름 날씨에 크리스마스를 맞이하기에 더욱 이색적이다.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 필리핀 사람들은 나무를 세우고 조명으로 집을 장식하고 ‘파롤 (Parol)’ 이라고 불리는 필리핀 특유의 크리스마스 장식을 한다. 필리핀에서만 즐길 수 있는 아주 특별한 크리스마스 문화를 살펴보자.
필리핀 전통 크리스마스 장식, ‘파롤’
. 요즘은 전통 파롤의 경우 약해서 손상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카피즈’ (Capiz)라 불리는 필리핀의 얇은 조개껍데기와 LED 라이트로 만들어진 파롤이 대중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 필리핀 사람들은 파롤로 집, 회사, 길거리, 크리스마스트리 등을 장식한다. 그 때문에 필리핀의 크리스마스는 반짝거리는 파롤들로 낮보다 밤에 특히 더 아름답다. 파롤은 베들레헴을 상징하는 별 모양이 가장 일반적이다.
소원을 이뤄주는 크리스마스 미사, 심방가비
대표적인 가톨릭 국가인 필리핀에서는 12월 16일부터 24일까지 따갈로그어로 ‘저녁 미사’를 뜻하는 ‘심방가비(Simbang Gabi)’를 진행한다. 필리핀 사람들은 9일 동안 빠짐없이 심방가비에 참여하면 소원이 이뤄진다고 믿는다. ‘심방가비’가 끝나면 모두 모여 필리핀의 라이스 케이크인 ‘비빙카’(Bibingka)나 ‘푸토 붐봉’(Puto Bumbong)을 ‘살라밧’(생강차)와 함께 곁들여 먹으며 공동체 의식을 다진다. 현재는 팬데믹 이후로 모두 온라인 미사로 전환되어 진행되고 있으며 ‘심방가비’가 끝난 이후에 진행되는 모든 의식도 진행되지 않고 있다.
가족들과 함께 맞는 크리스마스, 노체 부에나
필리핀인들에게 크리스마스는 가족들과 함께 맞는 뜻깊은 명절이다. 그 때문에 필리핀에서는 크리스마스이브 자정이 되면 온 가족이 둘러앉아 돼지고기를 구워 먹는 ‘레촌 (Lechon)'이나 구운 라이스 케이크 ‘비빙카(Bibingka)’ 등 필리핀 전통음식을 나눠 먹는 ‘노체 부에나(Noche Buena)’ 시간을 갖는데, 식사가 끝난 뒤 크리스마스 당일에는 서로 선물이나 용돈을 주고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