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바이크뉴스=양광수 기자] 북마리아나 제도의 아름다운 남국, 괌은 우리나라 여행자들에게 가장 잘 알려진 휴양지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대다수의 여행자들이 투몬베이의 호텔·리조트와 쇼핑몰을 여행하며 일상의 활력을 더하며 괌여행을 즐긴다. 하지만 다른 여행지도 아닌 괌만의 특별함을 만나보고 싶다면, 남태평양 특유의 차모로 전통문화를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
차모로인는 마이크로네시아의 선주민으로 기원전 3000년인 신석기 시대부터 필리핀, 인도네시아를 경유해 정착한 동남아시아계 민족이다. 그러던 것이 17세기 서방의 문화와 접하면서 세계 어디에서도 만날 수 없는 독특한 문화를 만들어 냈다.
17세기 이후 성당은 차모로 문화의 중심지로 거듭나왔는데, 이런 풍경은 현재 괌에서도 잘 느껴볼 수 있다. 지금도 모든 마을마다 수호성인이 있고, 수호성인 축일에는 섬전체가 성대한 축제를 펼쳐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특히 스페인의 영향을 받은 축제는 화려하고 풍성한 축제 이벤트를 펼치며, 차모로 고유의 문화를 느끼는데 모자람이 없다.
그렇다고 모든 축제가 스페인식으로 펼쳐지는 것은 아니다. 1898년부터 괌은 미국의 행정권 아래 들어섰고, 1941년에는 일본의 침략을 받았던 역사를 가지고 있다.
이런 혼합된 문화는 차모로 식문화에서 잘 나타난다. 괌의 많은 미식 중 레드라이스나 새우를 재료해서 만든 팟싯파이부터, 필리핀 스타일일의 국수와 바비큐, 코코낫과 매운 고추를 사용한 켈라구엔, 레몬과 식초, 양파를 섞어서 만든 스페인식 소스에 이르기까지 동서양의 모든 문화가 집약된 먹거리들이 여행자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차모로 문화에서 축제만큼이나 음악은 섬 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고된 해양생활에서 피로를 잊으려했던 음악은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벨렘바투얀과 같은 전통악기를 연주하는 공연은 그중에서도 가장 볼만한 공연으로 알려져 있다.
벨렘바투얀은 안이 비어있는 조롱박에 팽팽한 줄을 쳐 만들어지는데, 투박한 외관과 달리 아름다운 선율은 모든 여행자가 좋아할만 하다. 더불어 오랫동안 잊혀진 악기인 노즈 플루트 연주 역시 차모로 공연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고 있다.
우리나라만큼 괌의 사람들도 노래를 부르는 것을 좋아하는데, 차모로식 노래는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부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한명이 로맨틱하거나 우스운 농담으로 익숙한 네 마디의 노랫말로 노래를 하면 다른 사람이 그것을 받아서 또 다른 노랫말을 지어 뒤를 잇는다. 그렇게 해서 몇 시간 동안 돌아가면서 노래를 부르곤 하는데, 마치 우리나라의 노동요와 매우 닮아있기도 하다.
차모로의 전통예술을 만나보고 싶다면 문화공연장이나 전시회를 통해 괌을 여행해보는 것도 추천된다. 괌의 예술가들은 잎공예나 조각을 통해 관람객들과 쉽게 소통하고 있다.
이들이 만든 전통 예술품은 판타너스나 코코넛을 이용해 바구니와 지갑, 모자, 양탄자, 탁자부터 피규어까지 다채롭게 만들어내 괌여행에서 특별한 기념품으로 구매하기도 제격이다.
한편, 차모로 문화의 정수를 만날 수 있는 축제의 한마당, 괌 마이크로네시아 아일랜드 페어가 오는 5월 29일부터 그 성대한 막을 올린다.
특히 이번 괌 마이크로네시아 아일랜드 페어는 괌뿐만 아니라 차모로 문화의 정수를 느낄 수 있도록 마리아나 제도의 연방국은 물론, 마이크로네시아 섬들이 참여해 여행자들이 쉽게 전통문화와 역사를 느껴볼 수 있도록 마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