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백룡이 승천한 '구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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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백룡이 승천한 '구문소'
  • 구상은
  • 승인 2014.06.27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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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소도시라고 불리는 태백은 뛰어난 자연경관, 다양한 레저스포츠, 한우와 순두부의 맛집 등으로 유명해 4계절 내내 여행하기 좋은 곳이다. 사진/ 구상은 기자
산소도시라고 불리는 태백은 뛰어난 자연경관, 다양한 레저스포츠, 한우와 순두부의 맛집 등으로 유명해 4계절 내내 여행하기 좋은 곳이다. 사진/ 구상은 기자

강원도 태백은 깨끗한 공기와 한여름에도 시원한 온도로 여름 피서지로 혹은 프로선수들의 훈련 캠프로 인기를 끌고 있는 곳이다. 

여기에 태백 8경의 하나인 구문소와 국내 최초의 태백고생대자연사박물관이 있어 자연을 배울 수 있는 곳이 다양하게 펼쳐져 있다. 이외에도 용연동굴, 태백생태탐방, 태백산도립공원 그리고 스키장, 카레이싱까지 있어 사계절 다양하게 즐길 거리가 있는 곳이다. 

보고 듣고 체험하는 태백고생대자연사박물관

철암역에서 시내버스로 약 10분 정도 거리에 위치한 태백고생대자연사박물관은 아이와 함께 고생대를 배우며 체험할 수 있는 국내 최초의 고생대를 주제로 한 박물관이다.

박물관 관람은 1층부터 시작한다. 한반도에는 기록이 없는 고생대 실루아기와 데본기의 환경 복원 및 표본이 전시된 1층에는 선캄브리아 시대로 지구가 생성되어 있다. 그리고 생물이 출현하게 된 환경과 대륙 이동, 바다환경에 따른 진화과정과 전기 고생대에 태백에서 발견되는 삼엽충을 비롯한 다양한 생물들이 바다에서 살았온 과정을 소개하고 있다.

2층으로 올라가면 후기 고생대 환경복원과 중ㆍ신생대의 주요 동식물 등을 만날 수 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백악기, 쥐라기 등 공룡이 살았던 시대를 중생대를 자세히 소개하고 있으며, 화석과 공룡의 뼈를 볼 수 있다. 또한, 영상 및 디오라마로 연출, 구성한 소전시관에는 태백의 자연과 지구온난화에 따른 환경파괴의 위험성을 소개하고 있어 도심에 사는 현대인들에게 경각심을 고취시키고 있다.

자연사 박물관은 서울에서도 만나볼 수 있지만, 고생대자연사박물관은 태백에서만 관람할 수 있다.

► 사진1. 태백고생대자연사박물관에는 공룡 모형의 뼈가 전시되어있다. 사진2. 스크린을 통해 고생대에 어떤 해양생물이 살았는지 만나볼 수 있다. 사진3. 화석 만들기 체험실이 있어 아이가 직접 화석을 만들어 볼 수 있다. 사진4. 목공체험교실에서는 목공을 이용한 핸드폰 고리 뿐만 아니라 동물 모양의 목공, 나비모형 등을 만들 수 있다.

전시를 구경한 뒤 지하 1층으로 이동하면 화석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화석 발굴현장, 화석 연구 등을 직접 체험하며 확인할 수 있는 전시와 목공체험교실, 4D 체험교실에서 놀이와 학습을 겸한 체험공간으로 구성되어있다. 

태백고생대자연사박물관 김대진(50) 학예연구사는 "체험학습실이 있기 때문에 전시를 관람하고 화석만들기, 목공체험을 하면 고생대를 즐겁게 배울 수 있다"며 "관람안내를 신청하면 해설사가 상시 배치되어있어서 홈페이지, 유선상으로 언제든 신청할 수 있고 해설사와 직접 이야기를 나누고 질문을 나누면 이해도와 재미를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태백고생대자연사박물관 이용금액은 어른 2천 원, 청소년과 군인은 1천 5백 원, 어린이는 1천 원이며, 매년 1월 1일은 휴관한다. 관람 시간은 9시부터 7시까지이다.

청룡을 제압한 백룡이 승천해 구멍이 생겨 탄생했다는 '구문소'

낙동강 상류 황지천의 강물이 이곳에 이르러 큰 산을 뚫고 지나가며, 깊은 소를 이루었는데 이를 구문소라 한다. 

구문소에는 '옛날 구문소가 생기기 전에 석벽을 사이에 두고 황지천과 철암천에 큰 소가 있었는데, 황지천에는 백룡이 철암천에는 청룡이 살면서 늘 석벽꼭대기에 올라가 낙동강의 지배권을 놓고 싸웠다. 그러나 좀처럼 승부가 나지 않아 하루는 백룡이 꾀를 내어 석벽을 뚫어 청룡을 제압하여 오랜 싸움을 끝내고 승천하게 되었는데 이로인해 구문(구멍)소가 생겨났다'는 전설이 내려오고 있다.

이외에도 비녀소의 효도왕자 전설, 효자 엄 씨 용궁 전설 등의 전설을 가지고 있어 스토리텔링의 재미까지 더 하고 있다.

구문소 지역의 석회암에는 건열, 물결자국, 새눈구조 등의 퇴적구조와 삼엽충, 생흔구조, 완족류 등의 다양한 생물화석이 나오고 있어 하부고생대의 퇴적환경과 생물상을 동시에 볼 수 있다. 그래서 연구와 학술가치가 매우 높아 2,000년 천연기념물 제417호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는 곳이다.

구문소는 황지천과 철암천이 이 지역에 생성된 단층선을 따라 들어오면서 암벽사면을 활발하게 침식시키다가 지하에 생성되어있는 자연동굴이 관통되며 생성되었다.

사진1. 구문소 정류장에 정차하면 관광안내도가 설치되어있는데 구문소에 소개와 태백시 관광안내 등이 있어 관광객의 편의를 돕고 있다. 사진2. 구문소를 따라 태백자연사박물관쪽으로 오르다 보면 구문소의 용 전설을 동상과 함께 소개하고 있다. 사진3. 구문소 건너편에 있는 철암천에서 소라를 잡고 있는 어머니. 사진4. 구문소 옆에는 관광해설안내소가 있어서 언제든 해설을 들을 수 있다.

작년부터 구문소 용궁 지질체험 프로그램을 시작했는데, 이 체험은 보트를 타고 동굴 내부와 지질탐방을 경험할 수 있다. 지형지질의 우수성과 지역 축제문화의 다양성을 알리기 위해 시작했으며, 올해는 8월에서 9월에 열릴 예정이다.

구문소 신수정(42) 지질해설사는 "구문소는 약 5억 년 전 고생대 바다환경에서 퇴적된 석회암층이 나타나는 강이 산을 가로질러 흐르는 지상에 드러난 석회동굴"이며 "구문소 지역은 당시의 환경을 알 수 있는 퇴적구조와 그곳에 살았던 생물들의 흔적이 화석으로 나타나는 곳으로 지질시대의 환경과 생명의 역사를 알 수 있는 실외박물관"이라고 말했다. 

스토리와 감성을 담은 V-트레인, 4계절 내내 열차표 매진 기록

V-트레인은 백두대간 협곡열차로 철암, 승부, 양원, 분천역을 운행하며, 낙동강 협곡 구간을 따라 달리는 열차이다.' 백두대간 협곡을 누비며 재롱부리는 아기 백호를 닮았다'하여 '아기백호 열차'라 부르며, 총 3개의 열차로 전망실과 미니카페실이 운영되고 있는 작은 열차이기도 하다.

4계절이 뚜렷한 한국에서 자연경관을 느끼며 편하게 감상할 수 있어 여름휴가 외에도 주말에는 많은 관광객이 몰리는 인기열차이며, 열차가 달리는 동안 한국의 구석구석을 이야기로 전해주는 스토리텔링이 있어 듣는 재미와 배움까지 더했다.

스토리텔링에는 한국에 유일하게 남은 피난선, 열목어가 사는 백천계곡, 군이 주둔하여 집결한 장소였던 결둔마을, 국내 최대 규모의 산업폐기물 재처리 업체 GRM 단양공장, 태백산맥을 거쳐 동해안 일대에서 자라는 금강소나무 등을 소개한다.

V-트레인은 낙동강을 따라 1시간 정도 운행하며, 계절에 따라 자연의 매력을 느끼게 해주는 관광 열차이다.

사진1. V-트레인은 자연 친화적인 열차로 화장실, 에어컨, 온풍기를 설치하지 않고, 선풍기와 난로로 냉난방을 조절한다. 사진2. V-트레인에는 편지를 쓴 뒤 우체통에 넣으면 100일 뒤에 배달해주는 우편시스템과 기관사 유니폼을 직접 입어볼 수 있다. 사진3. V-트레인으로 여행을 떠나는 모녀의 모습 사진. 사진4. V-트레인 2호 차에는 포스트잇에 간단한 메모를 써서 붙일 수 있게 해놔 관광객에게 색다른 재미를 제공한다.

또한, 열차 안에는 편지를 써서 우체통에 넣으면 100일 뒤에 전달되는 우편시스템과 포스트잇으로 간단한 메모를 써서 붙일 수 있는 메모 트리가 있어 관광객들의 재미뿐만 아니라 감성도 더 해주는 열차이다.

V-트레인은 철암역에서 오후 12시 35분, 15시 50분, 18시 45분에 운행되며, 분천역에서는 오후 14시, 17시 10분, 영주역에서는 오전 8시 50분에 출발하여 다양한 방법으로 여행을 계획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특히 여름휴가 외에도 주말과 공휴일에는 관광객이 많이 몰리기 때문에 열차를 이용하려면 미리 예약해야 한다.

운임요금은 분천~철암 8천4백 원이며, 영주~철암은 1천7백 원이다. 운행경로와 이용 시간은 홈페이지(http://www.v-train.co.kr)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폐광되어 떠나가버린 주민과 남은 철암시장

시장을 찾아가는 길에는 옛 탄광시절 광부들의 이야기가 곳곳에 벽화로 표현되어 있다. 석탄산업합리화 정책에 따라 1993년 강원탄광이 문을 닫는 등 탄광들이 속속 폐쇠되어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떠나면서 상점과 병원 역시 문을 닫기 시작했다.

철암역에서 철암시장으로 가는 길에는 폐광으로 인해 떠나가버린 주민을 대신해 빈 상점들이 자리하고 있다.

사진1. 탄광에서 일했던 광부들의 이야기를 글과 그림으로 표현했다. 사진2. 철암역 근처에 재개발로 인해 장사를 하지 않는 곳이 있어 조금은 썰렁한 기운이 맴돈다. 사진3. 5일장이 열리는 철암시장은 많지는 않지만, 해산물부터 야채, 간단한 군것질거리가 판매되고 있다. 사진3. 철암역에서 도보로 5분 이내에 있는 영화 '인정사정 볼 것 없다' 촬영지를 구경할 수 있다. 사진4. 철암시장은 철암역에서 도보 5분 정도 이동하면 구경할 수 있다.

재개발로 인한 상점 주민과 시의 의견이 조율되지 않는지, 자리를 떠나지 않는 상점들 때문인 것인지 상점 주인들조차 언제 재개발이 들어갈지 모른다고.

도보로 5분 거리에 있는 철암시장에서는 5일장이 열리고 있었지만, 주민들이나 인근 식당에서만 간간히 이용하는 듯 보였다. 이유를 물어보니 "재개발로 인해 대부분의 상점 주인들이 이 곳을 떠났다"고 한다. 그런 영향으로 영업을 하는 식당은 2~3곳 정도 뿐이었다.

하지만, 이곳은 영화 '인정사정 볼 것 없다'의 촬영지로 잘 알려져 있다. 영화에 나온 철암역과 철암 까치발집 동네에는 배우 안성기와 박중훈이 빗속에서 결투를 하는 장면의 입간판을 세워놓아 잠시 영화 속 장면을 감상할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좋다. 

철암역 앞 철암천을 따라 지어져있는 까치발 건물 11채는 외형은 그대로 보존하고 내부는 박물관과 유명작가의 설치미술 중심의 아트하우스로 개조해 오는 11월말에 준공될 예정이다. 탄광노동자들은 이미 자취를 감췄지만 그때의 향수는 남아있는 관광역사 체험의 장이 될 것이다.

자연을 배우고 체험할 수 있는 박물관부터 고생대의 바다환경을 그대로 투영하고 있는 구문소의 석회동굴 그리고 지금은 폐광이 되어버린 철암시장을 따라 걸으면서 잠시 향수에 젖을 수 있는 곳이 태백이다. 무더위가 일찍 시작된 여름, 나만의 시간을 찾아 떠날 수 있는 태백으로 기차여행을 떠나보자.

취재협조 : 코레일(http://www.kor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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