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6월 3일 델타항공이 인천과 시애틀을 오가는 직항노선 취항함으로써 더욱 가까워진 시애틀. 시애틀은 더는 비와 안개로 점철된 우울한 여행지가 아닌 호수, 바다와 울창한 숲 등 천혜의 환경이 펼쳐지는 휴양여행지로써 다양한 매력을 지닌 채, 한국인 여행자들에게 손짓하고 있다.
비와 안개의 도시, 시애틀
“시애틀" 하면 우선 떠오르는 것이 비와 안개가 떠오르는 몽환적인 도시를 생각하게 된다. 영화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은 시애틀을 전 세계적으로 알리기에 충분했다.
아내를 잃고 어린 아들과 외롭게 살아가는 시애틀의 싱글대디와 멋진 남자와 약혼을 앞둔 볼티모어의 신문기자인 여성이 운명적인 사랑에 빠지는 낭만적인 사랑의 판타지로 수많은 여성을 울린 영화로 톰 행크스가 외로이 라디오를 듣고 있으면 그의 마음을 대변하듯 언제나 창밖으로는 비가 내린다.
사흘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전혀 다른 환경에 있는 두 사람이 느끼는 애절한 사랑의 감정이 안개로 자욱한 시애틀의 곳곳을 누비면서 촬영한 “만추”에서 현빈과 탕웨이가 사랑의 키스를 할 때, 주변은 온통 안개로 가득하다. 만일 그 안개가 없다면, 그들의 사랑이 흔적도 없이 사라질 것만 같은 느낌마저 든다.
시애틀을 배경으로 한 영화들을 통해서 만남, 이별, 자욱한 안개 그리고 비가 대조를 이루는 이곳에있으면 왠지 잠을 이루지 못할 것 같은 애절함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시애틀은 미 북서부 연안에 있어 비가 많은 곳이기도 하지만, 단지 외롭고 우울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비와 안개로 음울한 날들이 있기에, 화사한 햇빛으로 가득한 일상을 더욱 원하고 힘들여서라도 멋진 도시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천혜의 자연이 펼쳐지는 에메랄드시티
시애틀을 “에메랄드 시티”라고 일컫는 것은 도시이름인 시애틀의 유래가 된 원주민 인디언 추장의 “땅은 신성한 것이며, 팔고 살 수 없다.”라는 신조로 오염되지 않은 호수, 바다와 울창한 숲 등 천혜의 환경을 현재까지 보존하고 있는 역사적인 산물이라 할 수 있다.
특히, 도심에서 엘리엇 베이에 이르는 드와미쉬 서부 언덕지구에 있는 웨스트 시애틀은 도심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스카이라인이 펼쳐지고, 올림픽 마운틴, 캐스캐이드 산맥의 환상적인 경치를즐길 수 있는 알키 해변이 펼쳐진다. 시애틀 최고 인기 해변으로 손꼽히는 이곳은, 자전거를 타거나 산책을 할 수 있는 해변 산책로가 있어 여유롭게 휴식을 즐길 수 있다.
이 도시의 남동쪽으로 약 160km 거리에는 북미 최고의 관광명소로 만년설을 볼 수 있는 레이니어 산과 레이니어 산 국립공원이 있다. 야생동식물 보호구역이 펼쳐지는 이곳의 푸른 숲과 맑은 공기는 시애틀을 미국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로 뽑히게도 했다.
또한, 시애틀 시민의 80% 이상이 대학학위의 수여자로 교육수준이 높은 안전한 도시로도 이름나 있으며, 세계적인 기업 마이크로소프트사와 보잉사 그리고 아마존닷컴의 본사가 이곳에 있으며 코스코, 노드스트롬 백화점과 T- 모빌 사가 있는 미국 내 IT, 문화, 패션의 또 다른 아이콘이 시작되고 있는 역동적인 도시이기도 하다.
지미 헨드릭스, 이소룡 잠들어 있는 음악과 예술의 도시
시애틀은 또한 음악과 예술의 도시이기도 하다. 영국의 에릭 클랩턴을 능가하는 기타리스트로 추앙받는 전설적인 록 기타리스트 지미 헨드릭스가 태어나 태어난 곳이기 때문이다. 현대 최고의 일렉트릭 기타리스트로 에릭 클랩턴과 미국 출신 지미 헨드릭스를 꼽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이중 지미 헨드릭스는 최단 기간 정상에 올라 불같은 연주 인생을 살다간 불멸의 팝 아티스트로 통한다. 스물일곱 나이로 요절할 때까지 공식 데뷔 후 불과 4년여 동안 활동하며 보여준 그의 연주는 신기에 가까울 정도 였다.
요란한 의상과 무대 매너 그리고 직접 개발한 다양한 음향 변조 및 재생 장치를 이용한 공격적인 고음의 사이키델릭 사운드는 현대 헤비메탈 밴드의 전형이 될 만큼 큰 영향을 미쳤다. 그래서 많은 사람은 만약 그가 지금까지 살아있었다면 에릭 클랩턴으로 대표되는 현재 세계 록 기타리스트의 판도가 달라졌을 것이라고 말할 정도다.
그는 고향 미국 워싱턴 주 시애틀 근교 그린우드 묘지에서 영원히 잠들어 있으며 시애틀 시 스페이스 니들 5번가에 인접한 록뮤직 박물관(EMP)에 지미 헨드릭스 기념관을 세워 그의 위대한 업적을 기리고 있다.
또한, 우리에게는 불멸의 쿵후 스타인 홍콩의 세계적인 액션 스타 이소룡이 짧지만 강렬한 젊은 시절을 보내고, 그 아들 브랜든 리와 함께 영원히 잠들어 있는 곳으로 이들을 좋아하고 기리는 팬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시애틀 관광은 스페이스 니들과 시애틀센터에서
시애틀의 관광은 스페이스 니들에서 시작한다. 도심에서 가장 높이 솟아 낮에는 하늘을 향해 솟은 자태, 밤에는 아름다운 조명으로 도시의 이정표 역할을 한다. 이 특이한 건축물은 1962년 열린 시애틀세계박람회 기념물로 탄생했다. 스페이스 니들 꼭대기에 있는 360도 회전 레스토랑에서는 멋진 도시의 밤 풍경을 즐길 수 있다.
스페이스 니들과 더불어 시애틀을 대표하는 건축물이 센트럴 도서관이다. 건축가 렘 콜하스에 의해 만들어져 2004년에 개관했는데, 은빛으로 빛나는 외관은 도서관이라기보다는 현대 미술관 같은 느낌을 준다.자연 채광으로 좋은 독서환경을 만들어 주는 이곳의 나선형의 서가도 시선을 끈다. 같은 부류의 책이 여러 층의 서가로 나뉘는 것을 막아주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145만 권의 다채로운 장서는 인터넷으로 신청 대출이 가능하며 책을 읽은 뒤 24시간 개방된 반납함에 넣기만 하면 자동으로 컨베이어를 통해 서고로 이송돼 반납의 수고를 덜어준다.
프랭크 게리의 디자인이 눈길을 끄는 EMP 박물관 역시, 시애틀 건축물의 아이콘 중 하나이자, 독특한 관광명소 중 하나다. 이 박물관에 전시된 전시물들은 재즈, 소울, 가스펠, 컨트리, 블루스에서의 록의 기원과 기타 음악양식에 대한 락의 지속적인 영향력 등 로큰롤의 정수를 발견할 수 있어서, 팝뮤직의 이해를 돕고 있다.
EMP 박물관이 있는 곳은 시애틀 센터로 이곳에는 스페이스 니들, 치훌리 가든 앤 글래스, 태평양 과학 센터, 아동박물관, 맥코 홀, 배글리라이트시어터, 키아레나 등이 모여 있어 시간을 내서 여유롭게 돌아보는 것이 좋다.
서민들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
스페이스 니들과 함께 시애틀의 관광 코스 중 대표적인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은 2만8천328㎡의 대지에 펼쳐진 전통적인 재래시장이다. 1907년 개장한 이곳은 원래는 어시장이었으나 차츰 채소는 물론 꽃, 액세서리, 공예품 등 일반 물품을 파는 상점들과 200개가 넘는 식당들이 들어서면서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이곳에서는 항구 도시답게 인근 해역에서 잡아 올린 신선한 연어, 던지니스 게, 굴 등 신선한 어패류와 생선, 다양한 농산물, 해산물을 팔고 있어서 눈요깃거리로도 충분하다.
아래층으로 내려가면 저렴한 가격으로 맛있는 음식을 맛볼 수 있는 노점상들이 있는데, 테이스팅 투어, 현지 주방장 투어, 고스트 투어 등을 통해서 재래시장의 매력을 느껴봐도 좋다. 휴일 없이 영업하고 주변의 식당은 밤늦게까지 문을 열어 언제든지 가볼 수 있다.
80여 년 전에 세워진 네온사인 시계가 이곳의 명물이며,‘거리의 악사’가 공연하는 연주도 볼 만하다. 시장입구에는 청동으로 만든 ‘레이첼’이라는 대형 돼지저금통을 만들어 놓고 기부를 받아 어려운 사람들을 돕기도 한다.
이곳에서 바로 걸어갈 수 있는 시애틀 워터프론트는 엘리엇 베이와 올림픽 마운틴의 경치를 감상할 수 있는 여유로운 장소. 올림픽 조각공원의 야외 전시장에는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20여 점 이상의 대규모 조각들이 전시되어 있으며 무료입장이 가능하다.
한편, 시애틀의 옛 모습을 보고 싶으면 파이어니어 광장으로 가면 된다. 시내 중심지 체리 거리와 1번가 사이에 있는 작은 삼각형 모양의 광장인데, 19세기 건물들이 아직도 그대로 서 있다. 1889년 6월 시애틀 대 화재 때 불타버린 자리에는 미술관, 화랑, 레스토랑, 골동품 가게들이 새롭게 들어섰다.
광장 가운데는 높이 18m의 토템 폴과 인디언 추장 시애틀의 흉상이 세워져 있는데, 이 추장의 이름을 따서 시애틀이란 도시명이 탄생했다.
젊음의 열기로 가득한 벨타운과 브로드웨이
날씨가 좋으면 좋은 대로, 비가 오면 비가 오는 대로 시애틀의 문화와 젊음을 느낄 수 있는 도심의 명소는 벨타운과 브로드웨이 애비뉴. 늦은 저녁까지 젊음의 활기가 넘쳐나는 이곳은 관광객들도 즐겨 찾는 곳으로 툴라스, 아쿠아바, 랑데뷰, 클래버 버틀 등과 같은 와인 바와 재즈클럽 등이 있어서 화려한 밤을 즐길 수 있다.
이밖에 유니온 가에 있는 트리플 도어에서 재즈를, 유니버시티 스트리트의 베나로야홀에서 교향악 연주를 즐겨도 좋다.
도시를 밝히는 화려한 야경과 함께 바다 위에서 바라보는 시애틀은 운치를 더해준다. 해 질 녘 디너 크루즈를 타고 퓨젯 만을 따라 다운타운의 화려한 조명을 즐길 수 있다.
점심 또는 저녁을 겸한 유람선 투어가 인기인데, 매년 수백만 명이 이용하는 아르고시 크루즈, 워터웨이 크루즈가 잘 알려졌으며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이밖에 틸리컴 빌리지 크루즈로 원주민 문화와 전통 연어 만찬을 경험해볼 수 있다.
사진/자료제공: 시애틀관광청 한국사무소(http://www.visitseattl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