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머물고 끝난다”…지역 확산 막는 숙박 인프라 한계 지적

에어비앤비는 28일 서울에서 ‘K-컬처, 여행의 시작이 되다’를 주제로 미디어 간담회를 열고, 글로벌 여행객 45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 보고서를 발표했다. 사진/김효설 기자
[트래블바이크뉴스=김효설 기자] K-팝과 드라마로 시작된 한국행이 이제 ‘체류형·몰입형 여행’으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글로벌 여행객 10명 중 9명 이상이 K-컬처에 영향을 받아 한국을 찾는 가운데, 여행의 질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로 ‘숙박 인프라’가 부상했다.
에어비앤비는 28일 서울에서 ‘K-컬처, 여행의 시작이 되다’를 주제로 미디어 간담회를 열고, 글로벌 여행객 45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의 94%는 K-컬처가 한국 여행 관심에 영향을 미쳤으며, 75%는 실제 방문의 핵심 동기로 꼽았다. 이는 K-콘텐츠가 단순한 문화 소비를 넘어 ‘여행을 촉발하는 직접적 요인’으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준다.
“더 오래·더 많이 쓴다”…K-컬처 관광객의 진화

K-컬처에 영향을 받은 여행자는 일반 관광객보다 더 오래 머물고 더 많은 비용을 지출하는 경향을 보였다.
특히 1인당 평균 435달러를 추가 지출했으며, 88%는 3박 이상 체류를 계획했다. 또한 68%는 가족·친구와 함께하는 그룹 여행 형태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국 여행이 ‘단기 방문형 관광’에서 ‘체류형 경험 소비’로 구조적으로 전환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보는 여행에서 사는 여행으로”…현지 체험 욕구 급증

응답자의 91%는 한국 여행에서 ‘진정한 현지 문화 체험’을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았다.K-팝 팬 역시 92%가 음식, 역사, 자연 등 다양한 영역으로 경험 확장을 원했다.
공유숙박 선택 이유에서도 변화가 확인됐다. 이용자의 65%는 호텔이 아닌 ‘현지 동네에 머물기 위해’ 공유숙박을 선택했다고 답했다.
이는 관광객이 더 이상 명소를 ‘소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지역 속으로 들어가 ‘생활을 경험’하려는 흐름이 강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관심은 지방, 현실은 서울”…관광 쏠림 여전

문제는 이러한 관심이 실제 지역 여행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응답자의 74%는 드라마·영화를 통해 서울 외 지역에 관심을 갖게 됐지만, 실제 방문객의 66%는 서울에만 머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잠재 여행자의 83%는 ‘적절한 숙박 옵션’이 지역 방문 결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다. 숙박 인프라 부족이 관광 분산의 핵심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숙소 없으면 여행 미룬다”…인프라가 재방문 좌우

MZ세대의 53%는 숙박 가용성이 방한 여부를 결정한다고 답했으며, 34%는 숙소가 부족할 경우 여행 자체를 재고하거나 미루겠다고 밝혔다.
또한 실제 방문 경험이 있는 여행객 중 47%만이 “다른 지역을 더 방문하고 싶다”고 응답해, 재방문 확장성 역시 제한적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K-컬처가 만든 ‘여행의 시작’이 지속적인 ‘여행의 완성’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인프라 확충이 필수적임을 보여준다.
전문가들 “콘텐츠·제도 함께 바뀌어야”

현장 패널들은 공통적으로 △로컬 콘텐츠 확대 △전문 전달자 육성 △공유숙박 제도 개선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방송인 겸 관광통역안내사 파비앙은 “외국인 관광객이 단순 촬영을 넘어 경복궁, 국립중앙박물관등에서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깊이 탐구하는 흐름이 뚜렷하다”며 “전문 해설과 콘텐츠 확장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미식 분야에서도 전통 발효문화 등 ‘깊은 경험’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으며, 여행을 ‘소비’가 아닌 ‘이해와 교감’으로 확장해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에어비앤비 “체류형 여행으로 연결”…K-컬처 경험 확대

에어비앤비는 K-컬처의 화제성을 실제 체류 경험으로 연결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K-팝 아티스트 협업 숙소, 한강 교량 위 숙박 프로젝트, 전통 미식 체험 등은 관광객이 콘텐츠 속 세계를 직접 경험하도록 설계된 대표 사례다.
특히 동대문디자인플라자, 한강 등 상징적 공간을 ‘머무는 장소’로 전환하는 방식은 관광 패러다임 변화의 상징적 사례로 평가된다.
“3000만 관광객 시대”…관건은 ‘머무는 힘’

에어비앤비는 앞으로 K-컬처 기반 체험 콘텐츠를 지속 확대하는 한편, 외국인관광도시민박업 제도 개선 등 숙박 인프라 확충에도 적극 협력할 방침이다.
업계는 “이제 한국 관광의 경쟁력은 얼마나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오래 머물고 깊이 경험하게 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입을 모은다.
K-컬처가 만든 ‘방문의 이유’가 ‘다시 찾는 경험’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한국 관광의 다음 단계가 시험대에 올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