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하늘길 막힌 항공업계, 멈춰 선 기내식 생산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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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하늘길 막힌 항공업계, 멈춰 선 기내식 생산 현장
  • 김태형 기자
  • 승인 2020.04.03 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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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8만 식에서 2,900 식으로 사실상 ‘멈춤’ 상태
대한항공을 비롯해 총 약 30개의 글로벌 항공사에 기내식을 생산·납품하는 국내의 대표적 기내식 생산기지인 대한항공 기내식 센터의 현 상황은 사실상 ‘멈춤’ 상태로 힘겨운 국내 항공사들의 상황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사진/ 대한항공
대한항공을 비롯해 총 약 30개의 글로벌 항공사에 기내식을 생산·납품하는 국내의 대표적 기내식 생산기지인 대한항공 기내식 센터의 현 상황은 사실상 ‘멈춤’ 상태로 힘겨운 국내 항공사들의 상황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사진/ 대한항공

[트래블바이크뉴스=김태형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전 세계 하늘길이 꽉 막힌 가운데, 국내 항공사는 생존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하늘을 날지 못하고 떼 지어 주기 되어있는 항공기도 그렇지만, 대한항공을 비롯해 총 약 30개의 글로벌 항공사에 기내식을 생산·납품하는 국내의 대표적 기내식 생산기지인 대한항공 기내식 센터의 현 상황은 힘겨운 국내 항공사들의 상황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지난해 3월 초 하루 약 8만 식의 기내식을 만들던 대한항공 기내식 생산 시설은 현재 사실상 휴업 상태와 마찬가지. 쉴새 없이 바쁘게 기내식을 만들어야 할 공정은 사실상 ‘멈춤’ 상태다. 3월 말 기준으로 고작 하루 2,900식만 생산하고 있는 가운데 현재 기내식을 공급하는 항공사도 2개까지 줄어든 현실이다.

대한항공 인천 기내식 센터의 냉장고 시설은 창고로 사용되고 있으며, 평소라면 기내식이 포장된 상태로 항공기에 실려 탑승객들에게 음식을 전달하느라 바삐 움직여야 할 밀 카트들도 가득 쌓여 있다. 사진/ 대한항공
대한항공 인천 기내식 센터의 냉장고 시설은 창고로 사용되고 있으며, 평소라면 기내식이 포장된 상태로 항공기에 실려 탑승객들에게 음식을 전달하느라 바삐 움직여야 할 밀 카트들도 가득 쌓여 있다. 사진/ 대한항공

특히 인천공항 화물터미널 인근에 있는 대한항공 인천 기내식 센터는 대한항공 자사뿐만 아니라 인천공항에 취항하는 외국 항공사에서 사용될 기내식을 최종 준비하고 항공기에 탑재하는 업무를 하는 곳이지만, 대한항공 인천 기내식 센터는 현재 썰렁한 상태다. 냉장고 시설은 창고로 사용되고 있으며, 평소라면 기내식이 포장된 상태로 전 세계 하늘을 날고 있는 항공기에 차곡차곡 실려 탑승객들에게 음식을 전달하느라 바삐 움직여야 할 밀 카트(Meal Cart)들도 가득 쌓여 있는 상황이다. 이에 국내 항공업계 관계자들의 한숨만 깊어지고 있다.

코로나19로 모든 산업이 깊은 나락 속으로 빠지고 있는 가운데, 항공업계는 그 충격을 고스란히 온몸으로 받는 상황이 지속하고 있다. 세계 하늘길이 꽉 막혀 수요 창출이 불가능한 가운데 상당한 고정비 압박이 지속하며 2~3개월 안에 모두 도산할지도 모른다는 우려 섞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코로나19로 세계 하늘길이 꽉 막혀 수요 창출이 불가능한 가운데 상당한 고정비 압박이 지속하며 2~3개월 안에 항공업계 모두 도산할지도 모른다는 우려 섞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사진/ 인천공항
코로나19로 세계 하늘길이 꽉 막혀 수요 창출이 불가능한 가운데 상당한 고정비 압박이 지속하며 2~3개월 안에 항공업계 모두 도산할지도 모른다는 우려 섞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사진/ 인천공항

2월부터 6월까지 국적 항공사들의 매출 손실만 6조4,500억 원에 달할 것이라는 항공협회의 전망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국제선 여객도 전년 동기 대비 80% 이상 급감해 사실상 셧다운(Shut-down) 상태다. 국내 항공업계 관계자들은 코로나19 팬데믹 여파가 진정되지 않으면 국가 기간 산업인 항공산업은 경쟁력을 잃는 것을 넘어 모두 쓰러지게 될 것이라며, 즉각적이고 대대적인 정부 지원을 촉구하고 있다.

항공업계가 무너지면 사라지는 일자리의 규모도 어마어마한 수준이다. 현재 대한민국 항공산업과 직·간접적으로 연계된 종사자들만 해도 25만여 명에 달해 만약 현재와 같은 상황이 지속해 국내 항공산업이 붕괴할 경우 당장 일자리 16만 개가 사라지고, GDP 11조 원이 감소한다는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의 분석도 나왔다.

2월부터 6월까지 국적 항공사들의 매출 손실만 6조4,500억 원에 달할 것이라는 항공협회의 전망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국제선 여객도 전년 동기 대비 80% 이상 급감해 사실상 셧다운 상태다. 사진/ 인천공항
2월부터 6월까지 국적 항공사들의 매출 손실만 6조4,500억 원에 달할 것이라는 항공협회의 전망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국제선 여객도 전년 동기 대비 80% 이상 급감해 사실상 셧다운 상태다. 사진/ 인천공항

국적 항공사들은 자구책으로 급여 반납, 유·무급휴직 등을 시행 중이지만 항공사의 개별적인 노력으로는 생존할 수 없는 상황이 지속하고 있어 정부의 즉각적이고 과감한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만약 적기를 놓치면 국내 항공산업의 ‘생존’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으로 내몰릴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특히 항공사 채권 발행 시 정부(국책은행)의 지급 보증은 필수적이다. 전 세계 항공업계는 유동성 위기로 항공사 자체 신용만으로 채권(회사채, ABS, 영구채) 발행을 통한 경영 자금 조달이 불가능한 처지로 정부·국책은행의 보증이 있어야 국적 항공사 생존이 가능한 상황이다.

또한, 자금 지원도 병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월 저비용항공사(LCC) 대상 3,000억 원을 지원키로 했으나, 지원 자금 규모와 지원 대상도 대형 항공사를 포함한 국적 항공사 전체로 확대해야 하며. 실질적 지원이 가능하도록 지원조건(신용등급, 부채비율)의 한시적 완화도 필요하다.

국가 기간산업인 동시에 글로벌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하는 산업인 항공산업의 특성상, 한번 무너지면 그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천문학적인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사진/ 인천공항
국가 기간산업인 동시에 글로벌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하는 산업인 항공산업의 특성상, 한번 무너지면 그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천문학적인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사진/ 인천공항

항공산업은 국가의 기틀을 짊어지고 있는 기간산업이다. 특히 수출·입에 의존하는 비중이 큰 대한민국의 산업적 특수성을 고려할 때, 항공산업이 무너지면 대한민국의 산업도 함께 무너질 가능성이 크다. 또한, 국가 기간산업인 동시에 글로벌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하는 산업인 항공산업의 특성상, 한번 무너지면 그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천문학적인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한편, 해외 각국은 자국의 항공산업을 살리기 위해 세금 완화, 재정·금융지원 등 파격적인 지원책을 아끼지 않고 있다.

미국은 최근 상·하원과 대통령이 합심해 여객 항공사에는 보조금 250억 불 (30조7000억 원), 화물 항공사에는 보조금 40억 불 (4조9000억 원), 항공산업과 연계된 협력업체에도 30억 불 (3조7000억 원)을 지급한다. 이밖에 여객 항공사에 250억 불 (30조7000억 원), 화물 항공사도 40억 불 (4조9000억 원)의 대출과 지급보증을 진행하기로 했다.

중국은 항공 인프라 144억 달러 투자금 금융지원, 일본은 항공사 대상 대출액 상한 없는 융자를 지원한다. 싱가포르도 과감한 정부 지원에 나섰다. 싱가포르항공은 최대 주주인 국부펀드 테마섹으로부터 105억 달러의 주식과 전환사채 발행에 대한 동의를 얻었으며, 싱가포르 최대 은행인 DBS 그룹으로부터 28억 달러의 대출을 승인받았다.

독일은 자국 항공사를 대상으로 무한대 금융지원을 비롯해 무이자 대출기한 연장, 세금 유예, 공항 이용료 면제를 시행한다. 프랑스도 자국 항공사에 대한 담보대출의 지원방안 수립했으며, 네덜란드도 자국 항공사에 무제한 지원 및 매출 손실에 따라 임금 90%까지 지원한다.

이에 우리 정부도 국가 기간산업인 항공산업의 생존을 위해 외국의 사례를 참고해, 과감하고도 적극적인 맞춤형 지원책이 시행돼야 한다. 멈춰선 항공기들과 기내식 공정, 갈 곳을 기다리고 있는 기내식 밀 카트가 얼마 후 쉴 새 없이 움직이기 위해서 항공업계는 바로 지금 정부의 도움이 절실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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