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세 위해 사는 티베트 민초들...오체투지 성지 순례하는 까닭은
상태바
내세 위해 사는 티베트 민초들...오체투지 성지 순례하는 까닭은
  • 최승언 기자
  • 승인 2017.09.20 17: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에 다가가는 그 길... 삼배일보 수개월 ‘도 닦는 여정’
티베트의 승려들. 불경을 아는 이들에 비해 일반 신도들은 문자를 알지 못한다. 사진/ YouTube

[트래블바이크뉴스=최승언기자] 원추안에서 아바로 가는 길은 험하고 먼 길이다. 지프차를 빌려 타고 가는 길은 지도상으로는 가까워도 길은 꼬박 하루가 걸렸다.

높은 고산 사이로 난 길에는 돌집들이 마을을 이루고 있다. 천장고원의 눈 녹은 물이 세차게 흐르는 강물을 따라 흐른다. 티벳의 길은 도시 인근에서는 아스팔트가 깔려 있다가 도시를 벗어나면 오프로드에 가깝다.

하루 종일 롤러코스터를 타듯 흔들리며 뽀얀 먼지를 마시며 가다 보면 집 떠나면 고생이라는 속담이 절로 생각이 난다. 이 티베트 아바로 가는 길은 높은 산이 가로 막는다. 저 높은 산이 무너져 내린다면 계곡을 매우고도 남을 것 같다.

티베트 야생화는 빨리 피고 진다. 티베트의 야생화가 외부의 카메라에 쉽게 노출 되지 않는 이유다. 사진/ tibet travel

실제로 수년전 원추안에서 아바로 들어가는 지역에 지진이 일어난 적이 있었다. 이 지진으로 2만여 명이 흔적도 없이 매몰 당했다. 산은 판자처럼 납작한 돌을 쌓아 이루어졌다. 지진으로 산사태가 일어나면 포개놓은 듯한 판자 같은 돌들이 미끄러져 내릴 것만 같아 불안하다.

중국이 티베트로 잇는 길을 만들지만 자연은 언제든지 길을 다시 파손하고 다시 자연 상태로 놓고 만다. 중국의 힘이 오랫동안 티베트에 미치지 못하는 이유를 알 것만 같았다. 티베트 홈그라운드에서 전쟁을 한다면 이 기후에 적응된 티베트 군대를 이기기란 쉽지 않았을 것이다.

오체투지란 두 팔과 두 다리 머리를 땅에 대어 신에게 가장 낮은 자세로 경외심을 보이는 행위다. 사진/ Lychee Travel

티베트 고산지대에서는 숨이 가쁘고 어지러움 증이 찾아온다. 조금만 걷거나 뛰어도 숨이 가쁘다. 민가들은 2천에서 3천 미터 높이를 오르락내리락 자리 잡고 있다. 티베트 고원에 초원지대는 들꽃들이 피어난다.

이름 모를 야생화는 짧은 여름햇살이 있을 때 빨리 열매를 맺고 자손을 퍼뜨려야 한다. 추위가 다가오기 전에 후대에 생명을 전달하는 숭고한 일을 끝내야하기에 티베트 야생화는 빨리 피고 진다. 티베트의 야생화가 외부의 카메라에 쉽게 노출 되지 않는 이유다.

야생화도 좋지만 아바의 사원의 이국적 풍광은 티베트를 찾는 이유가 된다. 신에 다가서기 위해 오체투지를 감행하는 신도들을 만나는 것은 경이롭다. 오체투지란 두 팔과 두 다리 머리를 땅에 대어 신에게 가장 낮은 자세로 경외심을 보이는 행위다.

티벳의 사원에는 늘 성지 순례객들이 찾아온다. 성질를 순례한 신도들은 신에게 헌물이나 헌금을 한다. 사진/ rfa

세 걸음을 걷을 때마다 한번 절을 반복하면 수백 킬로 떨어진 사원으로 가는 의식을 거친다. 양손에는 장갑 대신 나무 슬리퍼로 끼고 배와 무릎 발꿈치를 자동차 타이어를 잘라 보호했다. 이렇게 무장을 하고 길고 먼 길을 수개월동안 삼보 일보로 걸어간다.

이렇듯 신심 깊은 민초들은 성지 순례를 하는 것이 평생의 소원이다. 도착한 사원에서는 풍마를 사서 하늘로 올린다. 얇은 종이를 화톳장 크기로 잘라 묶음으로 파는데 이 풍마에는 말이나 호랑이 등의 그림이 그려져 있다. 이것을 불 피운 커다란 화로에 던지며 소원을 빈다.

얇은 종이쪽지를 봉화대처럼 만든 화로에 던지면 화로에서 나오는 뜨거운 공기가 풍마를 하늘로 올린다. 바람을 타고 까마득히 작아지는 풍마가 마치 소원을 하늘에 전달하기라도 하는 듯하다. 티벳의 사원에서 파는 것은 풍마뿐만이 아니다.

신에 다가서기 위해 오체투지를 감행하는 신도들을 만나는 것은 경이롭다.사진/ SHANGRI-LA

흰옷감도 있다. 흰 옷감을 산 신도들은 다시 이것을 사원의 부처님께 헌물로 바친다. 머나먼 길을 떠나서 사원에 헌물하고 난 이들의 얼굴 표정은 평온하다. 비록 얼굴엔 주름살이 가득하지만 할 일을 했다는 듯이 후련한 표정이다.

사원에서 긴 나팔이 티벳 하늘에 중저음으로 깔릴 때 불경 새긴 바퀴 마니차를 손에 들고 주문을 외는 사람들이 저무는 햇볕을 쬐고 있다.

글을 몰라서 불경을 새긴 마니차 바퀴를 돌릴 때마다 불경을 읽는 것이라 교육받은 티베트의 민초들은 다음 생을 위해 이번의 삶을 헌신하며 살아간다.

Tag
#N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