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마지막 원시부족 ‘다니족’ 그들이 사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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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마지막 원시부족 ‘다니족’ 그들이 사는 법
  • 최승언 기자
  • 승인 2017.06.15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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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족장 미라로 보존... 외부문명 거부감 없어
높은 산들이 병풍처럼 둘러싼 와메나는 동서로 약 60 킬로미터, 남북으로는 15 킬로미터의 평원이다. 사진은 다니족 전사. 사진/ globustur

[트래블바이크뉴스=최승언 기자] 호주 북쪽에 뉴기니아가 있다. 이 섬 동쪽은 이리얀자야, 서쪽은 파푸아 뉴기니아라는 독립국가다. 이리얀자야는 만년설과 빙하로 덮여있는 해발 5천 미터의 산들과 열대 우림이 원시 자연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이 지역을 점령하고 있던 네덜란드 정부가 1963년에 철수하자 인도네시아가 이곳을 차지했다. 이곳 원주민은 다니, 얄리, 라니, 아스맛 등으로 나뉘는데 검은 피부와 곱슬머리가 인도네시아 사람들과는 딴판이다. 인도네시아보다는 호주원주민에 더 가까운 종족이라 할 수 있다.

발리엠 계곡의 중심도시 와메나(Wamena)에는 다니족의 터전 와메나가 있다. 높은 산들이 병풍처럼 둘러싼 와메나는 동서로 약 60 킬로미터, 남북으로는 15 킬로미터의 평원이다.

다니족 축제요리. 파놓은 구덩이에 달군 돌멩이를 넣고 바나나 잎이나 각종 허브를 올리고 그 위에 돼지고기와 야채 고구마를 얹은 다음 다시 풀로 덮어 익힌다. 사진/ Daily Mail

해발 1천6백 미터의 고지대로서 낮 시간엔 덥지만 아침저녁으로 서늘한 기후가 가을 날씨 같다. 다니족은 한 마을 안에 여러 개의 오두막집을 짓고 산다. 마을 안에는 비교적 큼직한 오두막을 중심으로 여자들의 숙소, 돼지우리, 창고, 부엌 등이 자리 잡고 있다.

이곳 남자들은 아랫도리를 '꼬떼까'라 불리는 길쭉한 조롱박으로 성기를 씌워 가렸을 뿐 완전 나체다. 꼬떼까는 길쭉한 것 굽은 것 똑바른 것 등 각종 모양으로 디자인되어 있다.

허리와 사타구니 밑으로 넣은 줄에 꼬떼까를 고정해 일상생활 중 빠지지 않도록 했다. 여자들 역시 풀잎으로 만든 치마와 가슴을 드러낸 모습이다. 숄을 걸치기도 했지만 역시 가슴을 가리지는 않는다.

이곳 원주민은 다니, 얄리, 라니, 아스맛 등으로 나뉘는데 검은 피부와 곱슬머리가 인도네시아 사람들과는 딴판이다.사진/vinteresah

꼬떼까 복장 외에도 이들의 문화와 풍습은 외부인의 눈엔 충격적이다. 일부다처제의 풍숩에 따라 남자가 새 아내를 얻으려면 다섯 마리의 돼지가 필요하다. 그러나 남자가 결혼한 여자와 교제를 하다가 발각되면 그 남편에게 벌로서 돼지를 줘야 한다.

결혼을 해도 남편과 아내는 따로 거주한다. 남편이 여자들의 움막으로 가면 아내만 남고 다른 여자들은 자리를 비켜준다. 다니족은 가까운 사람이 죽으면 추모의 의미로 돌도끼로 손가락 한마디를 자른다. 손가락 마디가 여러 곳 잘린 사람들도 많다.

남편이 죽은 여자는 얼굴과 온 몸에 진흙을 바르고 한 달 간을 추모한다. 또 하나 놀라운 풍습은 족장의 시체를 훈제처리한 미라로 보존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라를 외부인에게 보여주기도 하는데 부족을 잘 다스렸던 족장에 한해 미라로 보존될 수 있다.

이곳 남자들은 아랫도리를 '꼬떼까'라 불리는 길쭉한 조롱박으로 성기를 씌워 가렸을 뿐 완전 나체다. 사진/ Stefania Zamparelli

다니족 마을에서 머물다보면 전쟁놀이와 돼지잡이 축제를 구경할 수 있다. 부족 간 전쟁놀이는 외부인들에게 볼거리가 된다. 밭에서 일하던 여자가 다른 부족에게 납치당하는 설정으로 창과 활 돌도끼 칼 등으로 완전무장한 다니족 전사들이 전쟁에 나서는 장면이 연출된다.

다니족 전사들의 표정은 놀이나 축제가 아니다. 눈에는 살기가 등등하고 창과 칼을 든 팔에 일격필살의 의지가 담겨 있어 실제 전쟁 같다. 부족 간 단합을 위한 실제 훈련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부족 간 돼지, 여자, 영토, 혹은 해묵은 원한으로 인해 가끔 전쟁이 벌어지는 경우가 있다. 전쟁에서 이기면 돼지를 잡는다. 다니족에게 돼지를 잡는 날은 고기를 맛보는 날이다. 일 년에 한두 번 있는 일이니 돼지 잡는 날이 축제일 수밖에 없다.

다니족 마을에서 머물다보면 전쟁놀이와 돼지잡이 축제를 구경할 수 있다. 부족 간 전쟁놀이는 외부인들에게 볼거리가 된다. 사진/ WowShack

돼지는 목덜미에 활을 쏘아 단번에 절명시킨다. 귀와 꼬리는 잘라내 조상신에게 제사하고 돼지를 불에 올려 털을 태운 후 나무칼로 각 부위를 도려낸다. 한쪽에서는 주먹만 한 돌멩이를 불을 올려 달군다.

파놓은 구덩이에 달군 돌맹이를 넣고 바나나 잎이나 각종 허브를 올리고 그 위에 돼지고기와 야채 고구마를 얹은 다음 다시 풀로 덮어 둔다. 두 시간 정도 지나면 돌이 내뿜는 원적외선이 원시부족의 축제요리를 만들어낸다.

이 축제요리는 뉴질랜드나 하와이 피지 등의 원주민들의 항이 음식과 비슷하다. 여자들은 춤을 추고 남자들은 분주하게 요리를 나르며 축제를 즐긴다. 21세기를 사는 석기시대의 삶이 이방인의 뇌리에 깊은 인상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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