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심충만’ 역사기행, 구름재 운현궁에서 만난 ‘베트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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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심충만’ 역사기행, 구름재 운현궁에서 만난 ‘베트맨’
  • 임요희 기자
  • 승인 2017.05.18 13: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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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고궁 탐방길 만난 ‘운현궁의 봄!’
채널A ‘사심충만 오쾌남’이 7회를 맞아 서울 시내 한복판에 자리 잡은 운현궁을 방문했다. 사진/ 사심충만 오쾌남

[트래블바이크뉴스=임요희 기자] 국내 유적지를 찾아 우리 역사를 배우고 익히는 채널A ‘사심충만 오쾌남’이 7회를 맞아 서울 시내 한복판에 자리 잡은 운현궁을 방문했다.

지난 13일(토) 방송된 ‘오쾌남’에서는 방송인 김성주와 안정환, 배우 한상진, 개그맨 조세호, ‘몬스터 엑스’ 의 셔누 외에 초대손님으로 시크릿의 지은, 효성, 하나가 출연해 역사여행길을 환하게 비추었다.

한편 최근 검색어 상위권을 오르내리며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역사전문강사 이다지가 출연, 운현궁에 얽힌 역사를 재미나게 펼쳐보였다.

구름재라 불리던 운현궁

고종이 탄생하여 즉위하기 전 12살까지 살았던 운현궁. 과거에는 창덕궁과 통로가 연결되어 있었다. 최근에는 다양한 행사가 펼쳐지는 시민의 공간. 사진/ 임요희 기자

대한민국 사적 제257호 운현궁은 조선말 어지러운 국내외 정세와 풍운아 대원군의 생애를 그린 역사소설 ‘운현궁의 봄’의 무대가 된 곳으로 고종이 탄생하여 즉위하기 전 12살까지 살았던 잠저다.

운현궁의 주인 흥선대원군은 어린 고종을 대신해 국정을 이끌면서 지배계급의 억압과 착취로부터 민중을 구하고자 했다. 그러나 종사를 바로 세우기 위해 시도한 경복궁 재건은 민중 착취로 이어지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물밀듯 밀려들어오는 외세에 대한 거부감은 고종과의 사이를 멀어지게 했다.

결국 흥선대원군은 1882년(고종 19년) 임오군란 때 청나라 톈진으로 납치되고 궁궐에 견줄 만큼 크고 웅장했던 운현궁은 차츰 규모가 줄어들었다. 현재 덕성여자대학교 부설 평생교육원, 일본문화원, 중앙문화센터, 운현초등학교 등으로 다양하게 쪼개졌으나 정원 등은 잘 보존되어 고종 시절 노송(老松)이 관람객을 맞이하고 있다.

노인을 편안하게 해주는 노안당

정(丁)자 형태를 하고 있는 노안당은 대원군이 국정을 논하고 외부손님을 맞아들이던 곳이다. 사진/ 운현궁 홈페이지

노안당은 논어에서 따온 이름으로 ‘노인들을 편안하게 하여준다(老者安之)’는 뜻을 지니고 있다. 전체적으로 정(丁)자 형태를 하고 있는 노안당은 대원군이 국정을 논하고 외부손님을 맞아들이던 곳으로 운현궁의 알맹이라고 할 수 있다.

이다지 강사는 노안당의 현판을 쓴 사람이 추사 김정희로 알려져 있지만 직접 쓴 것이 아니라 추사를 좋아하던 흥선대원군이 그의 글자를 따다 그려넣은 것이라며 친절한 설명을 곁들였다.

홑처마 팔작지붕 건물인 노안당 처마에는 송판으로 만든 차양이 달려 있는데 처마 끝에 각목을 길게 대는 식의 고전적인 건축법을 따랐다.

고종의 혼인예식 이루어진 노락당, 폐쇄적인 이로당

별당인 이로당은 바깥으로 출입문을 내지 않은 폐쇄적인 공간으로 口자형을 따르고 있다. 사진/ 운현궁 홈페이지

노락당은 운현궁에서 가장 규모가 큰 건물로 사대부가의 전형적인 건축양식을 따른다. 노락당은 창살 문양이 특히 아름다운데 명성황후가 간택 후 왕비수업을 받았던 곳이자, 고종 3년에 가례(혼인예식)가 이루어진 장소다.

별당인 이로당은 바깥으로 출입문을 내지 않은 폐쇄적인 공간으로 口자형을 따르고 있다. 노락당과 복도로 연결되어 오로지 안채에서만 드나들 수 있었는데 대원군의 부인인 부대부인 민씨가 거처하던 곳이라고 한다.

우리 선조가 사랑한 동물, 박쥐

우리 선조는 박쥐를 행운의 동물로 여겨 몹시 사랑했다. 노안당 지붕에 새겨진 박쥐 문양. 사진/ 사심충만 오쾌남

흔히 이리 붙었다 저리 붙었다 하는 간신 스타일의 사람을 ‘박쥐’라 한다. 이와 달리 우리 선조는 박쥐를 행운의 동물로 여겨 몹시 사랑했다. 노안당 지붕 합각벽에도 박쥐 문양이 새겨져 있어 박쥐를 바라보는 우리 조상의 시각을 알 수 있다.

박쥐를 한자로 쓰면 편복(蝙蝠)인데 박쥐를 뜻하는 복(蝠)과 행운을 뜻하는 복(福)의 발음이 같다. 가령 목숨을 뜻하는 수(壽) 자나 복(福) 자에 박쥐 다섯 마리를 그려 넣으면 오복을 가리키게 되는 식이다.

박쥐를 하늘의 쥐인 ‘천서’라 부르거나, 신선의 쥐인 ‘선서’라 부르던 것도 이와 맥을 같이 한다. 우리 조상의 생활용품, 회화, 공예품, 가구, 건축 등에 박쥐 문양이 자주 등장하는 이유이다.

DC코믹스의 히어로 베트맨이 고담시를 지키는 것과, 박쥐가 우리 조상을 수호한 일 사이, 존재하는 기묘한 접점을 발견하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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