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의 바다 넘으면 고향... 그래서 '희망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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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의 바다 넘으면 고향... 그래서 '희망봉'
  • 최승언 기자
  • 승인 2016.08.10 16: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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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땅 끝에서 바스코다가마를 생각하다
케이프타운을 방문하는 이들이 누구나 희망봉을 찾아가는 것은 남아프리카 공화국뿐만 아니라 인류 역사에서도 상징적인 지명이기 때문이다. 사진 출처/남아프리카공화국관광청

[트래블바이크뉴스=최승언 기자] 아프리카 최남단의 도시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케이프타운이다. 케이프타운 도심에서 남쪽으로 50 킬로미터 남하하면 더 이상 내려갈 곳이 없다. 이곳 땅끝에 시퍼런 잉크빛 바다가 백색의 파도를 시원하게 만들어 내고 있으니 이곳이 희망봉이다.

케이프타운을 방문하는 이들이 누구나 희망봉을 찾아가는 것은 남아프리카 공화국뿐만 아니라 인류 역사에서도 상징적인 지명이기 때문이다. 거친 환경에서 가시덤불들과 선인장이나 교목들만 겨우 자라난 케이프 곶의  능선은 등대가 있는 곳으로 이어진다.  이곳을 따라 걷는 길은 맑은 태양이 투명하고 강렬하며 바람이 신선하다.

희망봉이라는 이름은 인도로 가는 중간지점에서 뱃사람들에 희망을 주는 땅의 역할에서 나왔다. 사진 출처/ 남아프리카공화국관광청

무엇보다 가슴을 시원하게 하는 것은 끝도 없이 펼쳐지는 광활한 대양이 눈앞에 펼쳐진다는 것이다. 이른바 왼쪽으로는 인도양 오른쪽으로 대서양이다. 원래 바다였을 뿐 누구도 구분하지 않았던 이 바다를 희망봉을 기준점 삼아 인간들이 갈라놓았다.

유럽에 희망봉이 처음 알려진 것은 포르투갈의 바톨로뮤디아스가 이곳으로 항해한 다음부터이다. 당시 바톨로뮤디아스는 이곳을 희망봉이라 부르지 않고 ‘폭풍의 곶’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그만큼 이곳 바다는 유달리 파도가 높아 건너기가 쉽지 않은 험난한 바다였다.

이 해역은 난류와 한류가 만나는 지점으로 어족자원이 풍부한 반면 파도가 강해서 항해하는 배들이 자주 난파를 당했던 곳이고 2차 대전 때에는 독일의 전함이 난파되기도 했었다.

희망봉에는 절벽에는 지붕이 빨간 등대가 서 있다. 암흑의 바다를 항해하는 선박들에게 희망을 주었으리라.사진 출처/ 남아프리카공화국관광청

바토로뮤디아스는 인도로 가고 싶어 했지만 바다를 두려워한 선원들의 반대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그 후 인도로 가는 항로를 발견하는 이는 바스코다가마였다. 희망봉이라는 이름을 붙인 이도 바스코다가마였다.

건너지 못한 사람들의 바다는 두려움의 대상이었지만 건넌 사람들의 바다는 희망의 바다였던 것이다. 막연한 두려움을 극복한 이들에게는 그 두려움의 대상은 이제 언제든지 넘어설 수 있는 장애물에 불과하며 즐거운 놀이터가 된다.

아프리카 땅끝 희망봉의 등대. 이 해역은 파도가 강해서 항해하는 배들이 자주 난파를 당했던 곳이고 2차 대전 때에는 독일의 전함이 난파되기도 했었다. 사진 출처/ 남아프리카공화국관광청

희망봉(Cape of Good Hope)이라는 이름은 인도로 가는 중간지점에서 뱃사람들에 희망을 주는 땅의 역할에서 나왔다. 인도에서 유럽으로 가는 배들의 입장에서 이 아프리카 끝단은 대서양이 시작점이고 그만큼 고향가는 길을 멀지 않았기 때문에 희망봉이라는 이름이 생겼다는 것이다.

어떤 이들은 바다를 누비며 장사하는 유럽의 뱃사람들이 거친 바다를 헤쳐 이곳까지만 오면 이제 인도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희망을 가질 수 있었으므로 그 이름을 얻었다고 한다.

이곳에서 오른 쪽으로 눈을 돌리면 말굽처럼 둥글게 형성된 절벽이 감싸고 있는 해변이다. ‘디아즈 비치’ 또는 ‘호스슈 베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다.사진 출처/ 남아프리카공화국관광청

동양의 신비로운 향료가 나오는 땅, 인도까지 도달할 수 있다는 희망을 샘솟게 했던 아프리카 대륙의 끝지점이 희망봉이었던 셈이다. 어느쪽이든 희망봉의 발견은 인도항로의 발견으로 이어졌고 이는 15세기 서구사회가 동양으로 눈을 돌리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희망봉에는 절벽에는 지붕이 빨간 등대가 서 있다. 암흑의 바다를 항해하는 선박들에게 바닷길의 좌표가 되고 희망을 주었으리라. 절벽 아래 넘실거리는 파도는 아찔한 현기증을 불러일으킨다. 흰 거품을 이고 푸른 파도가 연이어 바위 절벽을 향해 달려드는 장관이 호쾌하다.

이곳에서 오른 쪽으로 눈을 돌리면 해변이 보인다. 말굽처럼 둥글게 형성된 절벽이 감싸고 있는 해변은 ‘디아즈 비치’ 또는 ‘호스슈 베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다. 희망봉은 장대한 자연과 함께 역사적인 의미가 깊어 여행자들의 감회를 새롭게 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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