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바이크뉴스] 조용식 기자 첨단 도어록이 있어도 빈집이 털리는 세상이다. 하물며 자물쇠가 채워진 자전거는 순식간에 사라지고 만다. 이제 자전거 도난은 단순한 범행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문제로 자리를 잡고 있는 것이다.
지난 7일 항공 관련 행사에서 만난 김 차장은 부천에서 여의도까지 자출을 한다. 그는 지금까지 3대의 자전거를 도둑맞았다. 아파트 문 앞에 세워 둔 자전거가 다음날 사라졌다. CCTV를 확인해 보니 10대로 보이는 학생이 공사장에서 사용하는 절단기로 자물쇠를 끊고 가져간 것이다. 경찰에서는 조사 중이라고 했지만, 결국 범인은 잡지 못했다.
옆에 있던 동료 박 기자도 자전거를 도난당한 경험이 있다고 말한다. 이렇듯 우리 주변에는 자전거 도난 사고가 끊이질 않는다.
자출사, 하루 7~8건의 자전거 도난 신고 접수
동호인들이 자주 찾는 자전거 카페에는 하루에도 7~8건의 자전거 도난 신고가 올라오고, 페이스북에도 같은 소식이 매일같이 들려온다. 자전거를 타는 인구가 늘어나면서, 자전거 훔치는 도둑도 늘어나고 있다.
자전거 도둑들은 아파트, 집 앞에 세워둔 자전거에서부터 창고나 건물 내에 잠금장치를 한 자전거, 밖에 주차해 놓은 자전거 등 구분 없이 훔쳐간다. 자전거의 잠금장치도 그만큼 부실하다는 이야기다.
미국 뉴욕이라고 해서 우리와 다르지 않다. 뉴욕의 자전거 도둑은 오히려 더 대범하고, 지능적이다. 한해에 10만대 이상의 자전거가 도난 당하고 있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뉴욕, 한해에 10만 대 이상의 자전거 도난
뉴욕의 케이시(Casey Neistat) 씨가 유튜브에 공개한 동영상 '자전거 도난 2012(Bike Thief 2012)'을 보면 자전거가 얼마나 쉽게 도난 당하는 지 알 수 있다.
케이시는 먼저 스프링 거리에서 톱으로 자전거 자물쇠를 절단하는데 6분, 현장에서 사라지는 데 19초가 걸렸다. 두 번째 이스트 5번가 거리에 있는 자전거를 2분 만에 자물쇠 제거에 성공했고, 6초 후 현장에서 사라졌다. 유명한 매디슨 스퀘어 공원에서는 그의 친구가 이중 잠금장치된 자전거를 4분만에 절단기로 제거하고, 사라지는 데 26초 걸렸다.
마지막으로 유니온스퀘어에서 수많은 사람이 걸어다니고, 주위에 순찰차들이 있는 곳에서 9분 동안 'U락'으로 잠긴 자전거를 톱으로 절단했다. 9분 후 경찰이 출동했고, 그는 자신의 의도를 설명하며 경찰들을 돌려보내며 영상을 마쳤다. '현장에 온 5명의 뉴욕 경찰은 현행범 자전거 도둑을 잡은 적이 없다'는 자막과 함께.
그는 "7년 전인 2005년 뉴욕에서 자전거를 훔친다는 것이 너무 쉽게 보였다. 그래서 지난 2012년 3월 직접 자전거 도난이 얼마나 손쉬운지 보여주기 위해 영상을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공개된 장소, 사람들이 다니는 장소에서도 그가 자전거 자물쇠를 절단하는 데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았다는 점과 자물쇠의 허술함을 경고하는 동영상이다.
그렇다면 현재 우리나라 자전거의 잠금장치는 어떠한가? 발로 세게 걷어차면 부러지는 자물쇠, 간단한 공구에 절단되는 자물쇠가 대부분이다. 자물쇠가 중요하다는 인식이 없다. 이런 자물쇠로 자전거를 집 앞에 세워두니 도난은 식은 죽 먹기다.
고가의 자전거를 타는 마니아들은 "자전거 곁을 떠날 수가 없다. 내 눈에 보이지 않는 자전거는 도난당한다는 생각에 식사하거나, 커피를 마실 때도 항상 자전거에 눈길을 준다"고 말한다. 이들은 집안이나 창고에 따로 자전거를 보관하지만, 창고는 도둑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장소이다.
자전거 도둑은 이제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는다. 이에 따라 본지에서는 유럽, 미국 등 외국 사례와 국내에서 발생하는 자전거 도난에 대해 꾸준히 기록하고, 도난 방지를 위한 캠페인을 벌이기 위해 '자전거 도난 방지 캠페인' 코너를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