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리아의 장미를 그대 두 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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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리아의 장미를 그대 두 손에
  • 임요희 기자
  • 승인 2016.05.16 18: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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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리아 카잔루크, 장미축제 현장으로
카잔루크의 툰자 강 유역은 기후가 온난하고 강수량이 풍부해 장미 산지로 유명하다. 장미 수확 퍼포먼스를 벌이는 소녀들. 사진 출처/ 불가리아관광청

[트래블바이크뉴스] 우리에게는 장수국가로 유명한 불가리아(Bulgaria). 그러나 세계인이 불가리아를 말할 때는 장미를 먼저 이야기한다.

장미는 따라올 꽃이 없을 정도로 화려하고 아름답기 때문에 ‘꽃의 여왕’으로 불린다.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전 세계에서 볼 수 있는 장미는, 공통적으로 5월 중에 개화하여 흰 눈이 내리는 겨울까지 피어있는, 생명력이 강한 꽃이기도 하다.

불가리아는 발칸 남동쪽에 위치한 나라로 오스만 제국의 식민시절을 오래 겪었다. 사진 출처/ www.flickr.co.kr

불가리아는 유럽 발칸 남동부에 있는 나라로 터키와 인접해 있는 국가다. 14세기부터 500년간 오스만투르크의 식민지배를 받은 탓에 문화적으로 이슬람의 잔재가 강하게 남아 있다. 수도 이름이 ‘소피아’인 것도 오스만 제국이 건축해 놓은 성 소피아 성당의 영향이라는 말이 있다.

불가리아 왕국으로 독립한 이후에도 1945년 공산당의 집권으로 서유럽 자유국가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느리게 국가 발전을 이룩해왔다.

고요하고 순박하며 소박하기 이를 데 없는 나라 불가리아. 해마다 장미축제가 열리는 고장은 장미의 도시라 불리는 카잔루크(Kazanlak)다.

축제의 절정은 ‘장미의 여왕’을 뽑는 순서로 여기서 뽑힌 미녀들은 퍼레이드 대열에 참가하게 된다. 사진 출처/ 카잔루크 장미축제 페이스북

카잔루크는 불가리아 중부 툰자 강 상류에 있는 도시로 고대 트라키아(Thracia) 왕국의 수도였다. 이곳 툰자 강 유역은 기후가 온난하고 강우량이 풍부해 장미 외에도 박하, 라벤더 같은 허브의 산지로 유명하다.

매해 5월에서 6월 사이 장미축제가 열리는데 올해는 6월 6일 개막식을 갖는다. 장미축제가 열리는 기간 동안 동네 주민을 비롯하여 세계 각지에서 몰려온 여행자들이 한 데 어울려 퍼레이드에 참가한다. 장미 꽃잎을 하늘에 흩뿌리며 온 마을을 도는 이 행사에는 불가리아 대통령도 빠지지 않고 참석한다고.

축제의 절정은 장미의 여왕을 뽑는 순서로 꽃의 여왕 장미도 고개를 숙일 법한 미녀가 등장, 퍼레이드 대열에 참가하게 된다.

장미 꽃잎을 하늘에 흩뿌리며 온 마을을 도는 이 행사에는 불가리아 대통령도 빠지지 않고 참석한다. 사진 출처/ 카잔루크 장미축제 페이스북

또한 축제 기간 동안 전 세계에서 생산되는 약 15,000종의 장미를 전시하여 관람객에게 공개하고 있다. 장미의 도시라는 명성은 괜히 얻어지는 게 아니어서 세계 장미오일의 80%가 이곳 카잔루크에서 생산된다고 한다.

장미오일은 각종 향수와 화장품의 원료로 세계 여성이 가장 사랑하는 향기 중 하나이다.

카잔루크에는 세계 유일의 장미박물관이 있어 장미에 관한 다양한 자료를 전시하고 있다. 전통적인 방법으로 장미오일을 만드는 시범은 이곳의 가장 큰 볼거리로 장미오일 1kg을 추출하는 데 무려 20만 장의 장미꽃잎이 사용된다고 한다. 원래 카잔루크라는 도시명도 장미오일을 추출하는 가마에서 따왔다고.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트라키아인 고분. 사진 출처/ Wikimedia Commons, the free media repository

카잔루크의 역사 유적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트라키아인 고분(Thracian Tomb of Kazanlak)이 있다. 고대 트라키아의 부족장 무덤으로 추정되는 이 고분은 기원전 4세기에 만들어졌으나 발굴된 것은 1944년이다.

위쪽으로 갈수록 폭이 좁아지는 돔형 무덤인 트라키아인 고분은 중앙 묘실의 높이가 3.2m에 달하는 소규모 무덤이다. 하지만 이 무덤의 가치는 측량하기 어려울 정도인데 거의 훼손되지 않은 상태로 내벽에서 벽화가 발견되었다.

트라키아인의 전투 장면 외에도 망자가 그의 아내가 이별을 나누는 장면 등이 세밀한 붓 터치로 그려져 있다. 매우 중요한 유적이기 때문에 무덤 전체가 보호벽에 둘러싸여 있으며 학술 목적 외에 일반인에게는 공개하지 않는다고. 대신 시 정부는 관광객을 위해 인근에 완벽한 복제품 무덤을 준비해두고 있다.

불가리아 일대 온천수는 수질이 좋고 미네랄 함량이 높아 피로 회복에 좋다. 사진/ 이헌준 여행가

카잔루크의 또 하나의 자랑거리는 온천이다. 5월 초, 아직 먼 산에는 잔설이 남아 있지만 온천수 폭포는 시원하게 물줄기를 내리 꽂으며 긴 여행에 지친 나그네를 손짓해 부른다. 이곳 온천수는 수질이 좋고 미네랄 함량이 높아 긴 시간 유숙하면서 피로를 풀기 좋다.

1877년부터 2년 간 러시아와 오스만 제국 간에 벌어진 전쟁을 통해 불가리아는 독립을 쟁취한다. 불가리아는 당시 전사한 러시아 군인의 넋을 기리며 전쟁 기념탑을 세웠다. 바로 벨리코투르노브에서 카잔루크로 가는 길목인 쉽카(Shipka)에 그 위령탑이 서 있다.

불가리아는 오스만과의 전투에서 전사한 러시아 군인의 넋을 기리며 전쟁 기념탑을 세웠다. 사진 출처/ www.pixabay.com

내부 벽면에는 사망한 러시아 군인의 이름이 새겨져 있고, 탑 지하에는 전사자 시신을 떠받히던 모래를 모아놓은 “명예의 모래” 함이 있다.

불가리아는 유로에 가입하지 않기 때문에 유로화 대신 자국의 화폐인 ‘레바’를 사용한다. 1유로는 1.96레바인데 서유럽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물가가 낮다.

여행가 이헌준 씨에 의하면 수제 햄버거 한 개에 우리나라 돈 1,000원이면 충분하며 숙박업소를 이용할 시 만 원만 받는 곳도 많다고 한다.

불가리아에 진입하려면 인천에서 터키 이스탄불 아타튀르크공항으로 이동 후 버스 및 열차를 이용하면 된다. 시차는 우리와 6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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