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종과 명성황후의 혼인예식에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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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종과 명성황후의 혼인예식에 초대합니다
  • 임요희 기자
  • 승인 2016.04.29 19: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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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성대원군의 사저 운현궁에서 펼쳐지는 가례 행사
올 상반기 가례 행사가 30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치러질 예정이다. 사진 출처/ 서울시청

[트래블바이크뉴스] 운현(雲峴), '구름재'라는 이름의 운현궁은 서울 종로구 운니동에 위치한 조선조 흥선대원군의 사저이자 고종이 12살까지 살았던 집이다. 고종의 아버지 흥선군은 권력에서 하야한 이후에도 계속해서 이곳에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했다.

창덕궁으로 드나드는 대원군 전용 문까지 있었다고 하니 그 위세가 얼마나 대단했는지 알고도 남음이 있다. 사저에 궁이라는 이름을 붙일 정도였으니.

운현궁은 한일강제병합 후 일제에 의해 강제로 국유화되는 곡절도 겪지만 해방 후 다시 대원군의 후손에게 돌아간다. 그리고 1991년 서울시에서 매입하여 지금에 이르게 된다.

크고 작은 행사가 펼쳐지는 운현궁 앞뜰. 사진/ 임요희 기자

운현궁의 가장 큰 행사로 ‘고종·명성후 가례 행사’가 있다. 가례란 왕을 위시하여 왕세자, 왕세손 등의 혼례의식을 일컫는 말이다. 국가적으로 중대한 의식이므로 여러 달에 거쳐 수천 명의 인원이 동원되어 치러지던 행사였다.

고종과 명성후의 가례는 1866년 3월에 치러졌는데 때는 고종이 보위에 오른 지 3년 되던 해였다.

보통 가례는 천정에서 치르는 것이 원칙이나 국왕의 혼례인 만큼 국가적인 차원에서, 별궁인 운현궁에서 치렀다고 한다. 이후 운현궁은 잊혀 가는 우리 전통문화를 부각시키고 역사의식을 일깨우기 위해 일 년에 두 차례, 가례 행사를 재현하고 있다.

운현궁에서 출발한 어가행렬은 인사동 일대를 돈 후 다시 운현궁으로 돌아오게 된다. 행사가 펼쳐질 인사동. 사진/ 임요희 기자

이에 올 상반기 가례 행사가 내일 30일(토)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치러진다. 올해는 특별히 국가대표 쇼트트랙 선수 박세영이 고종 역을, 쇼트트랙 꿈나무 김채현이 명성황후 역을 맡았다.

먼저 식전 공연으로 궁중무용 공연인 ‘아박’과 ‘춘앵전’ 공연이 준비되어 있다. 이는 가례 행사를 만방에 선포하는 공연으로 행사 분위기를 돋우는 역할을 한다.

이어 본행사인 ‘비수책’이 이어지는데 이는 왕비가 책명을 받는 의식이다. 교명 전달 후 왕비는 퇴장한다.

세 번째 순서로 고종이 연에 올라 거리를 도는 어가행렬이 이어진다. 운현궁에서 출발한 행렬은 인사동 일대를 돈 후 다시 운현궁으로 돌아오게 된다.

네 번째로 고종과 명성후의 혼례를 축하하는 궁중무용 ‘무고’ 공연이 이어지며 마지막으로 친영 의식에 들어가게 된다. 친영이란 국왕이 왕비를 맞아들이는 의식으로 두 사람이 완전히 부부가 되었음을 선포하는 의식이다.

운현궁은 잊혀 가는 우리 전통문화를 부각시키고 역사의식을 일깨우기 위해 일 년에 두 차례, 가례 행사를 재현하고 있다. 사진 출처/ Wikimedia Commons, the free media repository
운현궁은 조선조 흥선대원군의 사저이자 고종이 12살까지 살았던 집이다. 사진/ 임요희 기자

여기서 잠깐, 서울시에서 행사 명칭에 ‘명성황후’ 대신 ‘명성후’를 사용한 것에 대해서는 ‘명성태황후’의 약칭으로 보면 될듯하다. 결코 명성황후를 낮춘 것이 아님을.

운현궁은 4월 가례의식 외에 5월 들어 몇 개의 행사를 더 치르게 된다.

유명 역사학자로부터 운현궁에 얽힌 이야기를 듣는 역사 콘서트를 5월부터 10월에 걸쳐 총 8회 개최한다. 흥선대원군, 고종, 명성후 간에 일어났던 역사적 사건이 소재로 등장할 이 행사는 이로당 앞뜰에서 흥겨운 국악과 함께 펼쳐지게 된다.

한여름인 7월을 제외하고 월 2회 첫째, 셋째 주에 펼쳐질 이 행사의 관람료는 무료다.

한복을 곱게 차려 입고 자원봉사에 참여한 대학생 박지윤 씨. 사진/ 임요희 기자

기타 5월 1일부터 6월 26일까지 매주 일요일에 진행되는 ‘얼씨구! 좋다! 일요예술무대’가 준비되어 있다. 전통예술 전문공연단과 아마추어 예술단체가 함께하는 공연이며 무료다.

그밖에 운현궁에서는 다양한 전시행사가 진행 중이며 자원봉사자를 통해 자세한 내용의 관람 안내를 받을 수 있다. 한복을 곱게 차려 입고 자원봉사에 참여하게 된 대학생 박지윤(21) 씨는 “페이스북을 통해 자원봉사를 신청하게 되었다”며 “역사의 현장에서 우리 문화를 알리는 역할을 맡아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운현궁에서는 외국인 및 국내 관람객을 대상으로 한복을 대여해주고 있다. 사진/ 임요희 기자

한편 운현궁에서는 외국인 및 국내 관람객을 대상으로 한복을 대여해주고 있다. 대여시간은 20분이며 궁 밖으로 갖고 나갈 수 없다. 한 벌 당 대여료는 3,300원이다. 한복을 입고 운현궁을 배경으로 예쁘게 사진을 찍어보자.

운현궁에 가려면 안국역 4번 출구로 나오면 된다. 인근에 고종이 머물던 창덕궁이 있어 함께 둘러보는 것도 좋다. 그밖에 어가행렬이 이어지는 인사동, 사대부가 무리지어 살던 북촌, 서민들의 보금자리였던 익선동도 지리적으로 같은 권역이므로 들러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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