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안의 추억과 향수를 일깨우는 ‘모로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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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안의 추억과 향수를 일깨우는 ‘모로코’
  • 임요희 기자
  • 승인 2016.06.14 00: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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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의 붉은 보석, 카사블랑카와 페스를 가다
모로코만큼 우리 안의 추억과 향수를 불어 일으키는 곳이 있을까. 사진은 페스의 염색공장. 사진 출처/트래블바이크뉴스DB

[트래블바이크뉴스=임요희 기자] 모로코만큼 우리 안의 추억과 향수를 불어 일으키는 나라가 또 있을까. 험프리 보가트, 잉그리트버그만 주연의 영화 ‘카사블랑카’가 불러일으키는 영상 이미지도 그렇고, 모로코라는 이름에서 풍기는 안개 낀 항구도시의 느낌도 그러하다.

모로코는 북아프리카에 속해 있지만 지브롤터 해협을 사이에 두고 스페인과 맞닿아 있다. 그래서 아프리카보다는 유럽을 통해 유입되는 여행인구가 더 많다.

유럽여행 끝에 들르기 때문에 유럽의 연장선처럼 느껴지는 곳이 모로코다. 반면 도시 곳곳에 짙게 남아 있는 이슬람 향취로 인해 중동 기분이 들기도 한다.

카사블랑카는 남유럽의 향취가 짙게 느껴지는 북아프리카 도시이다. 종교는 이슬람. 사진/ 이헌준 여행가

모로코 최대 도시, 대서양 연안의 카사블랑카

하얀 집이라는 뜻의 카사블랑카(Casablanca)는 모로코 최대 도시인만큼 수도인 라바트보다 더 많은 기능을 수행한다. 관광객이 많이 모이다 보니 쇼핑센터, 관공서, 기업체 등도 대부분 이곳에 집중되어 있다.

야자수 도로를 달리다가 멀리 대서양을 향해 눈길을 돌리면 화물선과 고깃배가 어우러진 항구가 눈에 들어온다. 돛대 끝으로 깃발이 바람에 나부끼고 갈매기가 그 주위를 선회하는 풍경이 여행길을 더욱 낭만적으로 채색한다.

간척지 위에 세워진 ‘핫산 모스크’는 물 위에 떠 있는 것 같은 착시 현상을 일으킨다. 사진 출처/ 트래블바이크뉴스DB
대서양을 끼고 있는 카사블랑카. 핫산 모스크를 배경으로 지역민이 바다낚시를 하고 있다. 사진/ 이헌준 여행가

공사기간이 8년에 달하는 ‘핫산 모스크’는 카사블랑카 메디나 어디서나 보일 만큼 웅장한 규모를 자랑한다. 메디나란 성벽에 둘러싸인 마을로 아랍어로 ‘도시’를 뜻하는 말이다.

메디나 내 핫산 모스크가 수용할 수 있는 인원은 총 10만 명으로 모스크 내부에만 2만 명이 들어설 공간이 있다. 대리석 깔린 외부 예배장소는 8만 명까지 예배드릴 수 있다는 이야기.

8만 명의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핫산 모스크 외부 예배장소. 사진/ 이헌준 여행가

하산 2세 사원이라고도 부르는 이 건축물이 서 있는 장소는 바다를 막은 간척지다. ‘신의 보좌는 물 위에 세워졌다’라는 코란 구절에 의거, 물 위에 떠 있는 것 같은 착시 현상을 일으킨다.

높이 200m의 직사각형 사원 기둥은 핫산 모스크의 상징으로 초록색 아라베스크 무늬가 특징이다. 일몰 때는 기둥은 물론 건물 전체가 황금색으로 변해 더욱 신비한 느낌이 드는 이곳은 이슬람 학교, 박물관으로도 이용되고 있다.

카사블랑카의 주요 교통수단인 트램. 모로코 최대 도시답게 카사블랑카는 대중교통이 발달해 있다. 사진/ 이헌준 여행가

한번 들어서면 나오기 어려운 중세 미로도시, 페스

모로코의 페스(Fes) 메디나는 한번 들어서면 되돌아 나오지 못한다는 미로의 도시다. 이곳에 있는 골목의 숫자만 총 9600개. 이 좁은 골목들은 14세기에 형성된 것으로 적군이 침입해 왔을 때 게릴라전을 수행하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한다.

천 갈래, 만 갈래 갈라진 골목은 무기도 변변찮고 군인도 많지 않은 가난한 나라가 취할 수 있는 최선의 방어책이었다. 전차는 커녕 수레조차 들어올 수 없는 공간에서 노새는 최고의 운송수단이 된다.

현재까지 크고 작은 짐을 지고 골목을 오가는 노새를 흔하게 볼 수 있다.

가죽 원단을 잔뜩 짊어진 노새. 짐차가 들어올 수 없는 곳이기에 600년 넘게 이곳을 오가며 짐을 나르고 있다. 사진/ 이헌준 여행가
페스 메디나 골목시장. 조각천을 이어 붙여서 만든 바구니는 이곳 특산품이다. 사진/ 이헌준 여행가

페스는 북아프리카와 남유럽을 연결하는 무역도시로 수천 년 전부터 가죽제품을 생산하고 수출해왔다. 아직까지 이곳에서는 ‘말렘’이라 불리는 장인이 수작업으로 무두질과 염색을 담당한다. 그들은 옛날 방식을 고수하여 비둘기 똥을 비롯해 동물의 오줌, 재와 같은 천연재료를 염료로 사용한다.

그런 만큼 가죽공장 주변은 참을 수 없는 냄새로 가득하다. 어느 곳보다 삶의 뜨거운 열기가 느껴지는 곳이다.

메디나가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페스 언덕에서 한 컷. 이헌준 여행가는 문화의 용광로 모로코를 도보로 다녀왔다. 사진/ 이헌준 여행가

도보 여행을 비롯 기타 버스 등을 이용해 43일 간 모로코를 다녀온 여행가 이헌준 씨는 “모로코는 문화의 용광로 같은 곳으로 어느 곳보다 볼거리가 많은 곳”이라며 “불편을 무릅쓰고 전통을 고수하며 사는 이들의 모습에 어떻게 감동받지 않을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또한 모로코 사람들은 정이 많고 친절한 것이 특징”이며 물가가 싼 것을 매력으로 꼽았다.

인천에서 카사블랑카로 가려면 카타르 도하나 파리, 마드리드를 경유해야 한다. 스페인에 도착해서는 한 시간 간격으로 운행하는 타리파항 출발, 쾌속선을 이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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