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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청년 전태일’ 의 편지 읽으러 청계천 가보니건물 외벽에 여공 노동 인권 개선 위한 자필 편지 있어
이혜진 기자 | 승인 2019.06.12 18:12
지난 4월 스스로 몸을 불사르며 정부에 근로기준법 준수를 주장하던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1948~1970)을 추모하고 노동과 인권의 가치를 되새기는 기념관이 문을 열었다. 사진/ 이혜진 기자

[트래블바이크뉴스=이혜진 기자] “당신이 있기에 오늘의 내가 있음을 기억합니다.”

9일 찾은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 기념관’에서 첫 번째 방명록엔 이런 문구가 적혀 있었다. 이 기념관은 지난 4월 한국 노동운동의 상징인 전태일 열사를 기리기 위해 개관했다. 1970년 22세의 청년이었던 그가 근로기준법 준수를 외치며 분신한 서울 평화시장 청계천 수표교 근처에서다.

지난 9일 전태일 기념관을 찾았다. 교육관에선 전태일 열사의 삶과 업적을 다루는 영상을 재생하고 있다. 전태일 열사의 아버지는 노동운동 하는 아들을 못마땅해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 이혜진 기자

부지와 비용 문제로 그의 사후 49년 만에 완성된 이 기념관은 전태일 정신을 계승해 노동의 권리와 가치를 상징하는 공간으로 꾸며졌다. 지상 6층, 연면적 1920㎡ 규모에 예산은 총 223억 원이 들어간 이 기념관엔 1969년 당시 노동청 근로감독관에게 열악한 여공들의 근로조건 개선을 요구하면서 전 열사가 쓴 편지 내용이 자필 그대로 외벽 정면에 부착됐다. 가로 14.4m, 세로 16m 텍스트 패널로 디자인됐다. 

3층에 마련된 전시장에서는 전태일의 꿈, 그리고’를 주제로, 그의 유품이 상시 전시된다. 1965년 17세 나이로 평화시장의 미싱 시다(보조)로 발을 들이면서 그가 마주한 끔찍한 노동 현실을 통해 당시 노동계 시대상을 엿볼 수 있게 했다. 평화시장의 봉제작업장을 그대로 옮긴 다락방도 인상적이다. 천장까지 높이가 1.5m에도 못 미치면서 허리 한 번 펴지 못하고 하루 15시간 이상 노동에 시달렸던 여공들의 열악한 상황을 조금이나마 체험해 볼 수 있다.

전태일 기념관에선 현재 최병수 작가의 '작품 - 자모솟대,꿈'을 전시 중이다. 건너편엔 일용직 노동자들이 많이 살던 불탄 국일고시원이 있다. 사진/ 이혜진 기자

전 열사의 이루지 못한 꿈을 구현한 기획 전시 ‘모범업체: 태일피복’도 마련됐다. 늘 자신보다 더 가난하고 힘없는 노동자들 편에 섰던 그는 1969년 6월 평화시장 최초의 노동운동 조직 ‘바보회’를 만들었다가 해고 당한다. 하지만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는 모범업체를 직접 만들겠다는 그의 꿈은 이어갔다.

실제 사업 목적부터 운영방법, 홍보계획, 직원 인건비 등 구체적인 내용을 담은 25매의 사업계획서를 남겼다. 기념관은 이 계획서를 토대로 한 봉제작업장으로 전시장 한 켠을 꾸몄다. 3m 높이의 천고와 환풍기, 음악감상실과 도서실, 탁구대를 갖춘 작업장이다. 기념관은 연중 3~4회의 기획전시를 선보일 예정이다.

서울 종로구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 기념관'에서 시민들이 전시공간을 둘러보고 있다. 이날 개관한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 기념관'은 전태일 열사의 분신 장소인 평화시장 근처 청계천 수표교 인근에 있다. 사진/ 이혜진 기자

노동자의 공유 공간인 ‘노동 허브’도 기념관 내에 들어선다. 기념관은 지난 2일까지 노동허브 입주단체를 모집, 현재 선발 과정에 있다. 

기념관 운영 시간은 하절기(3∼10월) 오전 10시∼오후 6시, 동절기(11월∼다음 해 2월) 오전 10시∼오후 5시 30분이다.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 참조. 

서울 종로구 '아름다운청년 전태일기념관'에서 한 시민이 남긴 방명록. 방명록엔 "당신이 있기에 오늘의 내가 있음을 기억합니다"라고 적혀있다. 사진/ 이혜진 기자

이혜진 기자  travel-bik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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