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여행] ④ 섬 속의 섬 가파도를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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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여행] ④ 섬 속의 섬 가파도를 가다
  • 김대성 여행칼럼니스트
  • 승인 2014.07.24 15: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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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파도는 인구 240여 명이 살고 있는 작은 섬이다. 가파도 마을길을 걷다보면 제주 본섬과는 또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사진 / 김대성 여행칼럼니스트
가파도는 인구 240여 명이 살고 있는 작은 섬이다. 가파도 마을길을 걷다보면 제주 본섬과는 또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사진 / 김대성 여행칼럼니스트

바람 부는 데로 물 흐르는 데로 그냥 따라가자. 어디를 가든 무엇을 하든 걱정할 것 없다. 지금 가는 그 길이 최선이다. 다만 제주에서 그렇다는 말이다. 일상에 지친 몸과 마음을 편하게 내려놓고 유유자적하게 즐겨보자.

숨비소리 울려 퍼지는 ‘가파도’

바다 위에 살포시 떠 있는 가파도는 제주에 딸린 조그마한 섬이다. 말 그대로 살포시다. 섬 최고 높이가 20.5m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 사람이 사는 섬 중 가장 낮은 섬으로 마치 물 위에 접시가 떠 있는 형상이다.

► 가파도에는 2010년 3월에 개장한 올레 10-1코스가  있다.

► 가파도 마을길을 걷다보면 제주 본섬과는 또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 매년 봄 가파도에서는 청보리 축제가 열린다.

모슬포항에서 남쪽으로 5.5km 떨어진 거리로 배를 타고 20분이면 도착한다. 배에서 내리면 바람이 먼저 달려와 맞이한다. 제주가 원래 바람 많은 곳이긴 하지만 이곳은 특히 유난스럽다. 바람을 막아줄 높은 지대가 없어서 더 그런 듯하다. 

걸음을 옮기다 보면, 휘~휘~! 휘파람 소리가 들려온다. 바로 ‘숨비소리’다. 깊은 바다 속에 들어갔던 해녀들이 물 위로 올라와 가쁘게 내쉬는 숨소리다. 가파도 해안은 다양한 어류와 해산물이 풍부한 황금어장이다. 전복, 소라, 김, 해삼 등을 채취하는 해녀들의 모습을 볼 수 있으며, 갓 채취한 싱싱한 해산물을 사서 맛볼 수 있다.

사실 가파도에 많은 사람이 찾아오기 시작한 것은 불과 몇 년 되지 않는다. 제주 본섬과 마라도 사이에 있어 마라도 가는 길에 잠시 스쳐 가는 섬이었다. 국토 최남단이라는 타이틀을 가진 마라도에 비해 그다지 내세울 만한 것이 없었기에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2009년부터 개최된 청보리 축제와 2010년 올레 10-1코스가 개장하면서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여름철에는 수산물 채취와 낚시체험, 해녀와의 체험 등을 할 수 있는 체험어장을 개방한다. 또한, 조금은 여유롭게 올레길을 걸으며 섬 속에 숨겨진 매력을 발견할 수 있어 여름 휴가지로 제격이다. 가파도 올레길은 상동포구에서 오른쪽으로 바다를 끼고 시작한다.

참고로 가파도의 4월은 온 섬이 초록 물결로 넘실거린다. 섬 전체 면적의 70%를 차지하는 보리밭 풍경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답고 신비롭다. 보리가 영그는 5월까지 광활한 초원의 축제는 그야말로 장관이다.

해안도로를 따라 자전거 여행을 즐기는 낭만도 있다

냇골챙이에서 마을 길로 접어들어 다시 상동포구 쪽으로 향한다. 마을을 관통해 다시 상동포구에서 하동포구(가파포구)까지 이어지는 5km 코스로 1시간 30분에서 2시간 정도 소요된다. 오르막이 없고 다른 올레길에 비해 짧은 코스로 온 가족이 함께 걷기에도 좋다.

► 가파도는 섬의 70%가 보리밭이다.

► 가파도 선착장 자전거 대여소에서 자전거를 빌려타고 섬을 돌아볼 수 있다.

► 상동할망당은 어로와 해녀의 안전과 풍어를 기원하는 곳이다.

► 사진 1. 갓 채취한 신선한 해산물을 맛볼 수 있다. 사진 2. 쫄깃쫄깃한 소라구이 꼬치. 사진 3. 항구 주변에서 거북손(부처손), 소라 등을 컵에 담아 판다.

가파도를 즐기는 또 다른 방법은 자전거다. 상동포구 자전거 대여소에서 자전거를 빌려 타고 섬을 돌아볼 수 있다. 대여요금은 성인 5,000원, 초등학생 4,000원이며, 2인용은 10,000원, 8,000원이다. 시간은 정해져 있지 않다.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당일 요금으로 적용된다.

해안도로를 따라가다 보면 바닷가에 돌담으로 울타리를 쌓아놓은 할망당이 있다. 상동과 하동 마을에 각각 1개소씩 있는 할망당은 마을 주민들이 당제를 지내는 신성한 공간이다. 어로와 해녀의 안전과 풍요를 빌고, 객지로 나간 가족들의 무사 안녕을 기원하는 곳으로 가파도 사람들의 정서가 깃들어 있다.

가파도는 비록 작은 섬이지만 섬의 본디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아름다운 자연 속에 역사와 문화가 하나로 어우러져 잔잔한 삶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가파도, 참 따뜻한 섬이다.

♦ Travel Tip

모슬포항에서 가파도로 출발하는 정기여객선은 09:00, 11:00, 14:00, 16:00 하루 네 번 운항한다. 기상 상황과 오후 물 때 시간에 따라 운항 시간이 변경될 수 있어 미리 확인하는 것이 좋다. (064-794-5490, www.wonderfuli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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