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어 일색인 '명동 간판’...중국 열풍 이어가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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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어 일색인 '명동 간판’...중국 열풍 이어가려면
  • 이상엽
  • 승인 2015.05.20 11: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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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 거리는 유커들의 쇼핑메카로 자리잡으면서 매일 북적거리는 거리가 됐다. 사진/ 이상엽 기자
명동 거리는 유커들의 쇼핑메카로 자리잡으면서 매일 북적거리는 거리가 됐다. 사진/ 이상엽 기자

[트래블바이크뉴스] 이상엽 기자  지난해 한국을 찾은 유커(遊客•중국인 여행객)가 600만 명을 훌쩍 넘겼다. 한류 바람을 타고 전해진 중국 대륙의 한국에 대한 관심이 이제 국내 여행과 내수 활성화라는 결실을 맺고 있다. 현재 정부는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유커를 잡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마련하고 있고, 앞으로 ‘유커 천 만 시대’를 대비해 새로운 관광 문화를 개발하겠다는 입장이다.

► 과거에는 일본인 관광객들의 수가 월등했지만, 이제는 대부분 유커들이다.

지난 19일 유커들이 한국 여행의 필수코스라 여겨지는 명동을 둘러봤다. 여전히 유커들이 북적거리는 인파의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었다. 오히려 중국말로 유커들을 끌어들이는 가게들의 호객행위와 각종 중국어 간판들로 인해 한국인들을 찾기가 더욱 힘들었다.

► 유커들은 명동을 중국어의 천국으로 만들어 놓았다.

명동 거리의 간판들만 봐도 유커들의 힘을 알 수 있다.

각종 쇼핑가게들은 물론, 은행과 지하쇼핑센터 입구까지 중국어 간판이 배치되지 않은 곳이 없었다. 해마다 일본인 관광객들이 줄어들고 그 자리를 유커들이 차지하면서 간판도 일본어가 아닌 중국어 간판들이 명동 상점의 터줏대감이 됐고, 이제는 유커들이 모르는 한국어 대신 중국어와 영어만 있는 간판들도 점차 늘고 있는 추세였다.

► 유커를 겨냥한 중국어 간판은 명동 거리에서는 익숙한 풍경이 됐다.  

► 명동 상권 매출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유커들의 힘을 손쉽게 느낄 수 있다.

유커들이 한국을 찾는 목적은 익숙히 알려진 대로 쇼핑•의료관광에 한정돼 있다. 중국 본토에서 한국 상품이 신뢰성을 얻으면서 국내 여행을 하는 장소도 명동, 강남 등 일부 지역에 국한되어 있다는 것도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특히, 중국에서 한국산 화장품이나 생필품, 의류 등 한정된 상품들만 인기를 얻고 있는 것도 익히 알고 있다.

실제로 명동은 이러한 통계를 여실히 보여준다. 명동 거리의 상당수는 유커를 잡기 위한 화장품 가게들이 즐비하다. 한 화장품 업체는 하나의 브랜드를 가지고 명동 거리를 중심으로 7개의 매장을 운영하는 등 총 20여 개에 이르는 화장품 매장을 통해 유커들을 잡기 위해 총력전을 벌이고 있었다.

► 명동에서 유커들에게 인기 있는 상점은 화장품 매장이다.  

명동의 화장품 매장 직원은 “명동이 중국인 관광객들에게는 메카와 같은 곳이기 때문에 매장도 중국인들을 위주로 영업을 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즉, 명동만큼은 유커들의 구매력이 절대적이라는 것이 매장 직원의 설명이다.

유커들이 명동 거리를 바꾸는 동안 우려의 시선도 점차 고개를 들고 있다. 현재 유커들이 한국을 찾는 수가 증가 추세에 있지만, 정부가 말하는 ‘유커 천 만 시대’는 갈 길이 멀다는 회의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중국인들이 해외여행을 가고 싶어하는 나라 중 한국은 첫 손가락에 꼽히지 않는다. 중국은 엔저 현상 등을 이유로 일본을 1순위로 꼽았고, 미국과 유럽 등이 그 뒤를 이었다. 한국은 한류 영향으로 중국인들이 찾는 나라지만, 해외여행을 하고 싶은 매력적인 나라는 아니라는 것이다.

► 업계 관계자들은 쇼핑관광을 탈피하고 새로운 관광 테마를 만들어야 유커들을 다시 불러 올 수 있다고 말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명동 거리를 보듯이 유커들은 한국을 찾는 이유로 쇼핑이 목적이다. 유커들을 끌어낼만한 명소들이 없고, 저가 여행 상품으로 한국 여행에 대한 인식이 나빠진 것이 원인이다. 다양한 볼거리, 즐길거리 등 관광 인프라를 확대하지 않는 이상, 유커들의 한국 방문은 1회성으로 그칠 가능성이 다분하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유커들의 한국 방문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쇼핑 등 한정된 목적관광이 계속될 경우, 어느 순간 발길이 끊어질 수 있다”며 “명동 등지서 인기 있는 국산 화장품 등은 중국에서도 만나볼 수 있어, 국내 업체들이 중국 본토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하면 명동 상권뿐만 아니라 국내 여행 활성화도 큰 타격이 예상된다. 불안한 호황을 끝내기 위해서는 쇼핑 이외의 관광 테마의 개발이 필수적”이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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