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일상도 여행지가 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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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일상도 여행지가 될 수 있어요"
  • 신승광
  • 승인 2015.03.26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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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블바이크뉴스] 신승광 기자  “여행은 일상을 벗어던진 새로운 일상이죠. 일상도 여행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매순간 여행을 떠나는 기분으로 살고 있어요.”

청초한 목소리와 섬세한 감수성으로 많은 골수팬을 거느리고 있는 싱어 송라이터 이아립. 여행을 사랑하는 자유로운 영혼의 그녀와 인적 드문 평일의 홍대 한 카페에서 조우했다.

인간은 한 사람 한 사람 모두 섬과 같아서, 사람을 만나면 그에게 여행을 떠나는 것과 같다 말하는 그녀. 책을 본다는 것도 마치 작가에게 여행을 가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 여행하는 삶을 꿈꾸며, 동시에 삶을 여행하는 이아립이 추천하는 국내외 여행지. 그리고 여행을 꿈꾸는 이들을 위한 영화, 책, 음악 이야기를 들으며 지금 이 순간, 일상으로의 여행을 떠나보자.

 

2013년 말에 발표된 이아립의 앨범, '이 밤 우리들의 긴 여행은 시작되었네'. 최근 새로운 앨범 준비 중이다.
이아립이 생각하는 여행이란

“지갑, 핸드폰, 여권 세 개만 들고 다니는 여행을 제일 좋아해요. 핸드폰도 안 가져가면 더 좋구요. 여행을 가는 이유는 일상을 완전히 벗어나서 새로운 곳으로 떠나는 거잖아요. 캐리어에 그 모든 여기 일상을 담아서 그곳에서 다시 풀어놓는 것은 별 의미 없다고 생각해요. 세면도구부터 옷, 심지어 속옷까지 현지에서 사요.”

그녀는 어떤 것에 익숙해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 언제든 어디로든 떠날 수 있도록 심지어 집에도 짐을 많이 두지 않는다. 삶이라는 것도 여기 잠깐 여행 온 것일 뿐, 언제든 여기서 떠날 수 있다고도 생각한다.

 

태국 북부의 작은 마을 '빠이'. 배낭여행자들의 숨겨진 성지로 최근 큰 각광을 받고 있다. 사진 출처 / 위키피디아

아름다운 운하의 도시 이탈리아 '베니스'의 아름다운 전경.

♦ 해외 여행 추천지 

- 태국의 ‘빠이’, 이탈리아 ‘베니스’

태국 치앙마이에서 비행기를 타고 구불구불한 산길을 몇 시간 올라가면 마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세트장 같은 ‘빠이’에 도착한다. 이곳의 하루에는 사계절이 다 있다. 아침은 봄, 점심은 여름, 해질 적엔 가을, 밤엔 겨울이다. 그 날씨에 매번 적응하는 것만으로도 어마어마한 경험이다.

트레킹과 스쿠터 여행지로 유명한 곳이지만, 산세가 험하고 도로가 위험해 실제로 많은 여행자들이 실족사를 했다고 하니 조심해야한다. 음식도 맛있고 사람들도 정말 좋아서 인상에 깊이 남았지만 무엇보다 자기 자신의 한계를 테스트해보고 싶다 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한 여름, 42도의 베니스도 기억에 많이 남는다. ‘덥다’라는 한계를 넘어선 더위인데도 그 어느 곳도 에어컨을 틀어놓은 곳이 없었다. 그러나 서서히 해가 지면서, 노천카페에서 마시는 커피와 맥주의 짜릿함을 아직도 잊을 수 없다.

자연의 이치대로 살아가고, 그것에 순응하는 단순한 일상에 그동안 몰랐던 이런 쾌감이 숨어있을 줄은 상상하지 못했다. 그런 말도 안 되는 원초적인 이유로 지금도 베니스에 다시 떠나고 싶다.

 

맑은 자연을 느낄 수 있는 제주도 한라산의 전경. 사진 출처 / 제주특별자치도 페이스북

 

이아립씨가 추천하는 여행 관련 영화 '지슬'. 할리우드에 내놓아도 아깝지 않은 영상미로 제주의 아름다운 모습을 잘 살려냈다.
국내 여행 추천지

- '한라산', 그리고 '사라오름'

국내에서 가장 좋아하는 여행지로 자신 있게 한라산을 꼽을 수 있다. 2012년 겨울, 친구들과 함께 다녀온 제주도 여행에서 한라산의 매력에 흠뻑 빠졌기 때문이다.

한라산 정상까지는 등산로가 다양한데, 길마다 느낌이 전혀 다르다. 꽃과 함께 걷는 길이 있고 숲이 빽빽한 길이 있는가 하면 경사가 높아 편안히 오르기에 힘든 길도 있다. 모두 그만의 매력이 있다.

하루 종일 걷는 한라산이 부담스럽다면 사라오름도 무척 좋다. 오르는데 큰 힘이 들지 않고 주변 경치가 너무나 아름다우니 탄성이 절로 나온다.

추천 영화 - ‘지슬’

감자라는 뜻의 영화 ‘지슬’은 제주도 출신 영화감독 오멸씨가 지난 2013년에 발표한 독립영화다. 제주의 아픈 역사를 다룬 다소 무거운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제주도가 이 영화의 주인공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아름다운 제주도의 모습을 잘 담아냈다.

 

이아립씨가 추천하는 여행 도서. '여행 혹은 여행처럼', '인생이 여행에게 배워야 할 것들'이라는 부제처럼 다양한 인간군상에게 여행을 떠나는 색다른 시각의 책이다.
추천 도서 - 정혜윤. ‘여행 혹은 여행처럼’

우리가 여행을 떠나는 것도 결국 그 곳의 사람을 만나기 위한 것. 이 책은 일반적인 여행 에세이라기보다는 ‘사람’을 여행하는 책이다.

그리고 책의 서두에서 작가는 누구보다 먼저, 자기 자신의 ‘삶’과 마주한다. 인생이라는 여행 없이는 그 어떤 여행도 의미 없음을 말해주는 깊은 울림이 담겨져 있다.

추천 음악 - Esteban Morgado, ‘Llega La Manana’

지금은 사라진 홍대의 레코드 포럼에서 자주 틀던 에스테반 모르가도의 음악이다. 평소에도 좋지만, 여행지에서 들으면 더욱 좋은 곡. 이런 음악을 들으려고 태어난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그녀가 사랑하는 곡이다.

혹시 지금 여행에 굶주려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이가 있다면, 그녀의 말처럼 매순간을 여행하는 기분으로 살아가본다면 어떨까. 조금만 귀를 기울이고 조금만 더 둘러본다면. 우리네 일상은 끝없는 볼거리로 넘쳐나는 멋진 여행지가 될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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