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아트밸리, 폐채석장의 화려한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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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아트밸리, 폐채석장의 화려한 부활
  • 김대성
  • 승인 2014.11.11 17: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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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 천주산에 있는 폐채석장이 복합문화공간으로 변신하고 있다. 420m 구간을 오가는 모노레일카를 이용하면 정상까지 편하게 오르내릴 수 있다. 사진/ 김대성 기자
포천 천주산에 있는 폐채석장이 복합문화공간으로 변신하고 있다. 420m 구간을 오가는 모노레일카를 이용하면 정상까지 편하게 오르내릴 수 있다. 사진/ 김대성 기자

[트래블바이크뉴스=포천] 김대성 기자  아무도 찾지 않던 버려진 땅, 그곳에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다. 폐허의 석산이 특별한 공간으로 거듭났기 때문이다. 바로 아트밸리 얘기다.

포천 천주산 자락에 있는 이곳은 흉측한 몰골로 남은 폐채석장이 복합문화공간으로 변신한 곳이다. 문화와 예술 그리고 자연의 회복력이 한데 어우러져 화려하게 부활한 아트밸리를 찾았다.

폐허의 땅, 새로운 옷을 입다

포천을 대표하는 지역특산품 중 하나가 화강암이다. 다른 지역의 화강암과 달리 밝은 빛깔과 함께 우수한 품질을 자랑한다. 이런 연유로 1960년대 이후 전국 각지의 산업자재로 사용됐다. 청와대, 국회의사당, 세종문화회관, 서울지하철, 대법원, 인천공항 등 국가기관의 건물을 지을 때도 포천석이 쓰였을 만큼 그 명성이 자자했다. 포천의 20여 개 채석장에서 경기도 화강암 생산량의 80%를 차지할 정도였으니 말이다.

천주호와 조각공원사이의 나무 계단을 오르면 전망대, 쉼터, 야생화 공원, 하늘정원을 만나게 된다.

하지만 채석작업이 끝난 채석장은 참혹한 모습으로 남았다. 이곳 역시 문을 닫은 이후 흉물스러운 공간으로 전락했다. 잘려나간 산허리가 폐허로 방치되면서 지역의 이미지를 저해하는 요인이 돼버린 것이다.

이러한 상황을 안타깝게 생각한 포천시에서 발 벗고 나섰다. 2005년부터 이곳의 환경을 복원하고 문화와 예술로 치유하기 시작해 2009년 10월 복합 문화예술 공간으로 재탄생시켰다. 스산한 분위기의 폐채석장이 새로운 옷으로 갈아입은 것이다.

다채로운 매력을 가득 품은 아트밸리

매표소를 지나면 제법 비탈진 언덕이 나타난다. 하지만 10분 정도면 충분히 오를 수 있는 거리다. 그래도 가파른 경사가 싫다면 모노레일카를 이용하자. 420m 구간을 오르내리는 모노레일카를 타면 5분이 채 걸리지 않는 시간에 정상까지 편안하게 데려다 준다. 

아트밸리 정상 ‘소원의 하늘정원’에는 방문객들의 소원이 빼곡하게 걸려있다.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일몰 풍경은 잊혀지지 않을 감동을 준다.

아트밸리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곳은 단연 ‘천주호’다. 사람들이 가장 오래 머무는 곳이기도 하다. 그도 그럴 것이 여기가 우리나라인가 싶을 정도다. 깎아지른 화강암 사이로 펼쳐지는 풍경이 발길을 붙잡고 놓아주지 않는다.

사실 천주호는 채석작업으로 생긴 웅덩이에 샘물과 빗물이 고이면서 형성된 호수다. 바닥에 가라앉은 화강토가 반사되어 옥빛을 띠는 것이 특징. 수직으로 치솟은 절벽과 에메랄드빛 호수가 어우러져 이국적인 풍경을 자아낸다. 또한, 1급수에만 산다는 도롱뇽, 가재, 버들치 등이 서식하고 있어 자연의 경이로움을 새삼 느끼게 한다.

천주호와 조각공원 사이의 나무 계단을 따라 오르면 전망대와 야생화 공원이 기다린다. 아름다운 주변 풍경에 젖어 천천히 오르다 보면 어느새 정상에 다다른다. 전망대에서 내려다보고 있자니 마음이 차분해지면서 왠지 자연과 하나 되는 느낌이다.

정상에 있는 ‘소원의 하늘정원’에는 연인의 사랑과 가족의 소망을 담은 소원이 빼곡하게 걸려있다. 소원지에 적힌 다양한 사연을 읽다 보면 마음속에서 함께 소원을 빌게 된다. 소원을 담아 남겨두고 싶다면 계단을 오르기 전 천주호 매점에서 소원지를 구입하면 된다.

전망대에서 소공연장으로 가려면 뱅글뱅글 아찔한 돌음계단을 통해 수직으로 내려가야 한다.

수심 20m에 이르는 천주호의 물빛과 화강암 절벽이 어우러져 수려한 풍경을 만들어낸다.

 화강암 채석으로 절단된 약 50m의 직벽과 천주호 사이에는 약 3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수상공연장이 있다.

전망대에서 수상공연장으로 내려가는 길은 그리 순탄치 않다. 노약자나 고소공포증이 있는 사람은 우회하라는 표지판이 지키고 있으니 말이다. 그 이유는 돌음계단 때문이다. 뱅글뱅글 돌아내려 가는 수직계단을 통해 20m 정도 내려가야 한다. 난간 사이로 보이는 발아래 풍경이 아찔하기만 하다.

계단을 내려오면 50m의 화강암 직벽과 천주호 사이에 설치된 무대를 만나게 된다. 300명의 관람객을 수용할 수 있는 수상공연장이다. 자연의 울림을 이용한 영화 상영과 다양한 공연이 펼쳐지는 곳이다. 이곳의 공명 시간은 1.7초를 넘어선다고 한다. 국내 최고 실내공연장의 공명 시간이 1.3초 정도라고 하니 자연의 위대함 다시 한 번 느끼게 해준다.

잔디밭을 따라 걷다 보면 조각공원에 들어선다. 화강암을 이용한 조각 등 20여 점의 조각 작품이 탐방로 곳곳에 설치돼 있어 걷는 재미를 더한다. 산책로를 따라 아기자기하게 늘어선 솟대는 하늘과 어우러져 신비로운 풍경을 만들어낸다.

천주산에서 바라보는 아름다운 별빛

최근 아트밸리 내에 천문과학관이 문을 열었다. 경기 북부 최초의 천문시설로 천체 투영관, 천체 관측실, 우주관, 태양관 등 첨단 시설을 갖추고 있어 눈길을 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는 물론 태양계의 행성과 별자리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고, 4D 입체영상물을 통해 가상의 별자리를 볼 수 있는 곳이다.

조각 공원과 탐방로 곳곳에 조각 작품이 설치돼 있어 걷는 즐거움을 준다.

조각 공원의 산책로를 따라 늘어선 솟대가 낭만적인 풍경을 선물한다.

천문과학관에서는 태양계의 행성과 별자리에 대해 자세히 알아볼 수 있다.

아름다운 별빛을 직접 감상할 수 있는 천체관측실에는 6대의 망원경이 설치돼 있어 우주과학 체험의 명소로 주목받고 있다. 아트밸리 천문과학관은 우주에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과학문화공간이다.

이렇듯 골칫거리 취급을 받던 폐채석장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화강암 호수와 조각공원, 돌문화전시관, 교육전시관, 야외공연장 그리고 천문과학관까지 갖추면서 자연, 사람, 문화, 예술이 하나 될 수 있는 관광지로 변모한 것이다.

차가운 정적만 흐르던 이곳이 이제는 포천의 어엿한 명물로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이게 다가 아니다. 아트밸리는 여전히 변화 중이다.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이유다.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준 희망의 공간, 그 매력에 빠지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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