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가을 나들이, 벽화마을로 떠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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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가을 나들이, 벽화마을로 떠나자
  • 박시인
  • 승인 2014.09.29 14: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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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취 있고, 감성을 자극하는 인천의 벽화 마을들이 근래들어 주목받고 있다. 사진 / 박시인 기자
정취 있고, 감성을 자극하는 인천의 벽화 마을들이 근래들어 주목받고 있다. 사진 / 박시인 기자

[트래블바이크뉴스=인천] 박시인 기자 45억 아시아인의 축제 '2014 인천아시안게임'이 어느덧 반환점을 돌아 대회 막판으로 치닫고 있다. 오는 10월 4일 폐막을 앞두고 축구, 배구, 농구 등 구기 종목 주요 경기들이 남아 있어 여전히 열기가 뜨겁다.

경기만 보려고 인천을 찾은 이들에겐 무언가 2% 아쉽다. 서늘한 바람과 따스한 햇빛이 내리 쬐는 화창한 가을 날, 인천에는 옛 향수와 감성을 자극하고, 힐링할만한 공간이 있다. 가족이나 연인들과 함께 산책하기 좋은 인천의 벽화마을로 떠나보는 건 어떨까.

조용하고 옛 정취 간직한 ‘배다리 마을’

배를 대는 다리가 있었다고 해서 붙어진 이름 배다리. 배다리 마을은 1970~80년대를 연상케 하는 골목길과 현대식 건축물들이 들어서 있어 과거와 현재가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는 지역이다. 동인천역이나 도원역에서 도보 5분이면 갈 수 있으며, 참고로 배구가 열리는 송림체육관과 인천축구경기장에서 근거리에 있다. 

► 배다리 마을 지도가 표시돼 있다. 좌측으로 헌책방 거리, 우측으로 가면 골목길과 벽화 등을 볼 수 있다.

► 기성세대들의 향수를 자극하는 헌책방. 교과서나 참고서를 싸게 구입하기 위해 붐볐던 추억의 장소. 대부분 사라지고 지금은 서너 곳 정도만 남아 있다.

이곳의 첫 느낌은 한적하고 평화롭다. 빈티지하면서도 감성이 깃들인 조용한 마을에 예술적 감각을 느낄 수 있는 골목의 벽화들이 눈을 자극한다. 여기에 꽃밭에는 코스모스가 가득 피어있어 매우 운치있다.  

마을 주변에는 평소 보기 힘든 헌책방들이 자리 잡고 있다. 새 학기가 되면 교과서, 참고서를 되도록 싼 값에 구매하기 위해 헌책방을 찾았던 시절이 있었다. 기성세대들의 과거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곳이 배다리 마을이 헌책방 거리다. 과거에는 제법 많았던 헌책방이 현재는 서너 곳 정도만 남아 있다. 

헌책방 거리에서 길 위로 올라가면 스페이스 빔이라는 양조장 건물이 보인다. 사실 배다리 마을은 19세기 말 일본인들에 의해 쫓겨온 조선인들이 만든 곳으로, 2007년에는 송도-청라 구간 산업도로 건설로 인해 마을이 철거될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이를 막기 위해 지역 주민과 시민 단체, 문화예술인들이 배다리 마을로 옮겨와 예술과 문화의 공간으로 재탄생시켰다. 

이 가운데 스페이스 빔은 배다리 마을의 보존과 발전에 가장 앞장섰다. 스페이스 빔은 예술가들의 활동공간과 전시공간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이 지역 주민들을 위해 다양한 문화 행사도 개최하고 있다. 

스페이스 빔이라는 간판 글씨보다 더 눈에 들어오는 것은 깡통 로봇이다. 스페이스 빔보다 더 유명한 깡통로봇을 끼고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많다. 1층은 전시 공간과 작업 중인 흔적을 엿볼 수 있으며, 2층에는 아늑한 카페로 꾸며져 있다.
 

► 배다리 마을에서 마스코트 중 하나인 깡통 로봇은 마을을 든든하게 지켜줄 것처럼 고뇌에 사로잡힌 듯 서 있다. 깡통 로봇은 스페이스 빔 앞에 위치하고 있다.   

► 창영초등학교 벽에도 그림이 그려져 있다. 골목길마다 벽화를 찾아나서는 재미가 쏠쏠하다.

길을 쭉 따라가면 세 갈래 길이 나오는데 왼쪽으로 빠지는 윗 언덕에는 알록달록하고 예쁜 벽화 그림들이 보인다. 미로 같은 주택가 골목길에 드문드문 벽화가 그려져 있어 벽화가 있는 곳으로 찾아다니는 재미가 쏠쏠하다. 곳곳에는 텃밭과 예쁜 꽃들이 피어 있어 사진으로 담기에 더할나위 없이 좋다.  

그리고 서구식 교육의 발상지이기도 한 배다리마을에는 한국 최초의 서양식 초등학교인 영화초등학교를 비롯해 최초의 공립 보통학교인 창영초등학교, 미국감리교회 여선교사를 위한 기숙사인 유럽풍의 겜블홈 등 인천광역시 유형문화재로 지정된 건물을 볼 수 있다. 

생기발랄한 동화의 나라 ‘송월동 동화마을’

동인천역에서 인천역까지는 지하철 한 정거장 거리로 그리 멀지 않다. 인천역하면 누구나 차이나타운을 떠올리지만 최근 송월동 동화 마을로 발걸음을 옮기는 이들이 많다. 

차이나타운 입구에서 서쪽으로 5분 정도 걸어가면 도달할 수 있는 송월동 동화마을은 아이뿐만 아니라 가족 단위,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 인기가 높다.

► 송월동 벽화마을. 각 집 담장에는 알록달록한 그림들로 꾸며져 있다. 

► 언덕을 따라 10개의 테마 길로 구성됐으며, 곳곳에 포토존이 설치돼 있다.  

► 대롱대롱 달려 있는 지팡이 아이스크림이 침샘을 자극한다.  

송월동은 1883년 개항 이후 독일인을 비롯한 외국인들이 거주하면서 부촌을 형성하였던 지역이다. 하지만 낙후되는 동네를 재개발 건축 대신 마을 주민들이 공동체 문화를 유지하며 주거 환경을 개선할 수 있도록 동화마을로 탈바꿈한 것.

차이나타운과는 전혀 다르게 산뜻하고 화사한 느낌을 준다. 차이나타운과 자유공원을 찾던 관광객들은 근거리에 있는 동화마을을 찾기 시작하면서 다소 침체된 마을이 생기 있게 변화했다. 

지난 3월 개장한 동화마을은 오랜 세월 동안 허름해진 집과 담장에 세계 명작 동화를 테마로 하는 그림으로 표현하고, 각종 조형물을 설치했다. 대문 옆에는 달려 있는 아기자기한 우체통도 눈에 보인다.

또한, 언덕을 따라 10개의 테마 길을 주제별로 구성했으며, 각 지역에는 포토존을 지정해뒀다. 포토존이 이외에도 알록달록하고 다채로운 색감으로 꾸며져 있어 어디든 사진 찍을 만한 곳 투성이다. 동심의 세계로 빠져 예쁜 추억을 쌓기에 좋은 곳이다.

► 삼국지 벽화거리는 총 77개의 주요 장면과 간략한 스토리로 구성돼 있으며, 위에서부터 차례대로 읽어가면 된다.

► 삼국지 벽화거리는 차이나 타운 내에 위치하고 있어 한국사람뿐만 아니라 중국 사람들도 많이 찾는다. 사진은 중국 드라마 삼국지에 출연한 캐릭터와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설치해 놓은 포토존. 
 

송월동 동화마을은 인천역에서 걸어서 5분이면 도달할 수 있다. 마을 위로 언덕에는 자유 공원이 있고, 인천역 방향으로 조금만 걸어가면 차이나타운가 맞닿아 있으므로 당일 코스로 즐기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동화마을과는 다소 다른 느낌의 벽화를 볼 수 있는 곳이 하나 더 있다. 차이나타운 안에 있는 삼국지 벽화 거리다.
 
차이나타운으로 들어선 뒤 공화춘이 위치한 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향하면 삼국지 벽화거리가 등장하는데 한국에서도 널려 알려진 삼국지 소설을 한자 성어와 벽화를 통해 감각적으로 표현했다. 도원결의, 삼고초려, 적벽대전, 출사표, 읍참마속 등 삼국지 소설의 줄거리 순서대로 총 77개의 주요 장면과 스토리를 함께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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