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소래'의 두 얼굴을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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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소래'의 두 얼굴을 아시나요?
  • 이동미 여행작가 / 본지 객원기자
  • 승인 2014.09.16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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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래포구 한 켠에 정박해 있는 갯배들. 옛 명성을 그대로 간직한 갯배가 서 있는 포구 선창 안쪽에 어시장이 있다. 사진 / 이동미 여행작가 / 본지 객원기자
소래포구 한 켠에 정박해 있는 갯배들. 옛 명성을 그대로 간직한 갯배가 서 있는 포구 선창 안쪽에 어시장이 있다. 사진 / 이동미 여행작가 / 본지 객원기자

[트래블바이크뉴스=인천] 이동미 객원 기자 ‘인천’ 하면 자연스레 떠오르는 단어가 ‘소래포구’다. 인천 사람들의 가슴에 수많은 이야기와 떨림을 주었고 또 주고 있는 소래에 요즘 가보셨는지……. 아니라면 이번 주말에는 짠 내음 가득한 소래를 찾아 숨은 매력을 만나보자.

왁자지껄한 분위기가 전해주는 사람 사는 세상, 소래포구

소래. 소래는 과연 무슨 뜻일까? 소래라는 지명의 유래에는 여러 가지 설이 있다.

지형이 소라처럼 생겼기 때문이라는 설과 ‘가늘다, 좁다, 뾰족하다’는 뜻을 갖는 우리말 형용사 ‘솔다’에서 나왔다는 설, 소래포구 주변 산의 봉우리가 뾰족하다는 의견과 주변 냇가에 소나무가 많아 솔내(松川)에서 유래했다는 말도 있다.

► 소래역사관 광장에 협궤열차가 한 대 놓여있다.

► 장도포대지에서 바라보이는 소래철교의 모습이다. 

► 소래포구의 옛모습이 그려진 포토존.

설(說)이야 어쨌든 이름과 뜻과 의견이 분분하다는 것은 오래전부터 알게 모르게 사람들의 생활이 들어와 있었다는 의미이고 사랑받아 왔다는 증거다. 해서 인천으로 걸음하면 소래포구가 먼저 생각난다.

지도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인천의 남쪽 자락으로 바다가 깊숙이 들어와 있다. 조선 시대에는 이곳 포구 물길로 수많은 물건이 드나들었고 일제 강점기에는 국내 최대의 천일염 생산지였던 소래 염전에서 소금을 실어 나르기 위해 협궤열차가 부지런히 오갔었다.

일반적으로 사용되던 표준궤도가 1,435mm인데 반해 762mm였던 협궤열차는 사람과 동물과 물건을 한데 싣고 수원과 인천을 오갔다. 고개를 만나면 버거워 사람들이 내려서 밀었으며 소형차와 부딪치면 기차가 넘어졌던 우리의 ‘꼬마열차’는 세월이 흐르고 시대가 변해 이제는 추억 속으로 사라져 ‘역사’가 되었다.

그저 협궤열차가 다니던 철교만이 덩그러니 남아있다. 서해안 갯내를 잔뜩 머금은 바람이 포구와 소래철교를 훑고 지나가면 그 바람 속에는 포구의 소란함만이 뒤엉킨다.

► 왁자지껄 생기 넘치는 소래포구 어시장.

► 각종 생선을 구워파는 생선구이집이 소래포구에 많이 있다.

► 사람들로 북적이는 소래포구 어시장을 재현해 놓은 모형이 아주 볼만하다.

옛 명성을 간직한 갯배가 서너 척 서 있는 포구 선창 안쪽에 웅크리고 있는 왁자지껄 어시장이 그 진원지다. 시장 골목 어귀엔 고등어 전어 갈치를 구워대는 매캐하고도 고소한 냄새가 지나는 이들의 코끝을 낚아채고, 하늘을 향해 꼬리를 바짝 치켜세운 새우튀김은 후각 뿐 아니라 시각까지 마비시킨다.

안쪽으로 들어서면 가을의 전령사인 전어가 아가미 아래쪽에 동전만 한 까만 점을 뽐내며 펄떡이고, 눈이 왼쪽으로 몰린 광어는 오른쪽 세상도 궁금한 지 온몸을 이리저리 비튼다. 그 옆 점포엔 익기도 전부터 빨간 홍새우가 늘어서 있고, 그 옆엔 이름도 무서운 블랙 타이거 새우가 우람한 덩치를 뽐낸다. 상인들은 하나라도 더 팔려고 목청을 세우고, 구경 온 사람들은 더 좋은 것을 조금이라도 싸게 사려고 눈을 굴리며 신경전을 벌인다.

그러다 회 한 접시를 떠서는 ‘시장 통’이건, ‘길가’이건, ‘공원’이건 궁둥이 붙일 곳만 있으면 삼삼오오 모여앉아 소주 한잔을 곁들이고 저녁노을에 붉게 볼을 물들이며 가슴속 이야기를 주저리주저리 끄집어낸다. 이곳은 돈이 굴러가고 땀 냄새 사람냄새가 엉기는 ‘사람 사는 세상’이다.

자연이 주인인 세상, 소래습지

포구를 거슬러 오르면 그 폭이 좁아진다. 왼쪽(북쪽)으로 인천광역시 오른쪽(남쪽)으로 시흥의 경계가 되는 개흙 물줄기가 갈라지는 곳에 소래습지 생태공원이 있다. 조금 전 소래포구가 인간들의 아우성으로 가득 찼던 ‘인간의 공간’이라면 이곳은 ‘자연의 공간’이다.

► 갯벌체험 삼매경인 아이들의 모습이 싱그럽다.

► 드넓은 갯벌과 염생식물 옆에서 아이들이 갯벌체험 중이다. 갯벌 건너로 도시가 보인다.

► 소래습지 생태공원을 감상하며 달릴 수 있는 소래 자전거 길이 있다.

총넓이는 약 350만㎡, 안내판만 봐도 입이 딱 벌어진다. 당연히 걸어서 돌아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무릎까지 오는 수풀이 끝 간 데 없이 이어지고 아프리카 사바나처럼 드넓은 초지에는 사자와 기린이 불쑥 나타날 것 같고 금방이라도 자연 다큐멘터리의 한 장면처럼 숨 막히는 추격전이 눈앞에서 펼쳐질 듯하다.

그곳에 풍차 세 채가 서 있다. 어찌 보면 생뚱맞고 또 어찌 보면 이색적인 광경은 사진작가들이 좋아하는 피사체 중 하나, 포토샵을 조금만 하면 완벽한 외국여행 인증샷이 된다.

96년까지 소금을 만들던 폐염전도 있다. 염전은 바닥에 따라 구분되는데 서해의 갯벌을 다져 염판으로 사용하던 토판은 1955년 이전의 형태로 개흙 때문에 소금이 검은 빛깔을 띤다. 미네랄 성분이 함유되어 건강에 오히려 좋았다고 한다. 이후에는 옹기 깨진 것을 결정지 바닥에 깔아 깨끗한 소금을 얻었으니 이를 옹패판이라 한다.

► 소금을 생산하던 폐염전이 이제는 교육시설이 되었다.

► 초지 사이로 예전에 사용하던 소금창고의 붉은 지붕이 세월을 이고 있다.

► 펼쳐진 초지 위에 풍차가 멋지다.  그 뒤에 세워진 아파트가 눈에 거슬린다.

80년대를 넘어가면 개흙 위에 타일을 깔아 사용했다. 특히 검은색 타일은 태양열 흡수량이 많아 염도를 높이는 효과가 있어 인기를 얻었다. 염전 옆으로 예전의 소금창고가 자리한다. 예약을 하면 이곳에서 염전과 식생, 생태에 관한 교육을 받을 수 있다.

퉁퉁마디, 갯민들레, 칠면초, 갯개미취, 함초 등 염생식물들이 바람이 흔들리고 갯벌 체험장에선 유치원 아이들이 몰려와 미끄러지고 자빠지며 갯벌체험에 여념이 없다. 까르르 웃어대는 맑은소리가 파란 하늘 두둥실 구름에까지 닿을 듯하다.

붉게 물든 염생식물이 끝 간 데 없이 펼쳐지고 무릎 높이의 수풀 초지는 시선이 닿는 그 끝 너머까지 펼쳐진다. 그 사이를 거니는 아이들은 개미떼보다도 작은 존재다. 이곳은 오롯이 ‘자연’이 주인인 곳이다.

그렇게 소래에는 두 공간이 공존한다. 채 1km가 떨어지지 않은 곳이지만 소래습지공원에는 갯벌과 수풀이, 소래포구에는 인간이 중심이 되어 세월의 시계바늘은 오늘도 돌아간다.

함께 돌아볼 곳

하나. 소래 역사관

2012년 6월에 개관한 소래 역사관은 근대와 현대사의 삶이 녹아있는 소래포구와 소래염전 그리고 수인선 협궤열차의 추억과 소래 사람들의 삶을 고스란히 모아놓았다.

► 그 옛날 소래 포구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해 놓은 소래 역사관에 인천-수원 구간을 운행하던 3칸의 꼬마열차가 전시되어 있다.

도시의 개발로 점차 잊혀가는 소래의 역사와 문화를 보며 추억에 잠길 수 있다. 관람시간 오전 10시~오후 6시, 관람료 어른 500원 청소년 300원 어린이 200원 문의 전화 032-453-5630  http://museum.namdong.go.kr

둘. 소래습지생태 전시관

갯벌과 갯벌 생물들에 대해 배우고 공부하며 갯벌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함께 공존하는 마음을 배우는 곳이다. 20인 이상 90인 이하의 단체는 사전 예약하면 해설사의 설명을 들을 수 있다.

► 소래습지생태공원전시관의 전경.


전시관 3층 전망대에 서면 염생식물과 갯벌, 초지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문의 전화 032-435-7076 
ttp://grandpark.incheon.go.kr

찾아가는 길

소래포구 구경은 소래역사관에서부터 시작하면 된다. 소래역사관에 무료 주차장 있지만, 일찍 가야 여유가 있고 소래역사관 바로 옆에 공영주차장(논현제1공영주차장)이 있다. 대중교통으로는 소래포구역 2번 출구에서 464m 거리다. 소래 역사관을 보고 길 건너 장도포대지와 소래철교 소래어시장 순으로 구경하면 된다.

소래습지는 소래포구역에서 1.18km 거리로 도보 18분 정도 소요되며 무료 주차장이 있다. 염생식물이 가득한 갯벌과 갯벌 체험장을 보고 전시관을 구경 후 폐염전, 습지와 풍차 순으로 돌아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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