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동] 첫걸음부터 흥미로움이 가득한 곳
상태바
[인사동] 첫걸음부터 흥미로움이 가득한 곳
  • 김대성
  • 승인 2014.08.25 11: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통과 현대가 골고루 어우러진 인사동은 국적과 나이에 상관없이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사진 / 김대성 기자
전통과 현대가 골고루 어우러진 인사동은 국적과 나이에 상관없이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사진 / 김대성 기자

불과 800m 남짓한 거리, 그 짧은 길에 참 많은 것이 담겨 있다. 길 끝에 다다르면 아쉬움이 남아 되돌아 걷고 싶은 곳, 인사동이 그런 곳이다. 고풍스러운 분위기와 현대적인 세련미가 자연스레 어우러지고, 골목골목 옛 정취가 가득한 인사동을 들여다보자.

많은 얘깃거리를 품은 전통문화거리 ‘인사동’

안국역을 나와 인사동에 들어서니 바이올린 연주 소리가 들려온다. 우아하면서도 열정적인 바이올린 선율에 가던 길을 멈추고 응원의 눈길을 보내는 사람이 많다. 인사동에서는 꿈을 이루기 위해 홀로 고군분투하는 젊은 예술가들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 거리 예술가들의 꿈과 열정이 더해져 인사동은 언제나 활기가 넘친다.

► 전통문화의 거리 인사동은 오래 전 외국인들에게는 한국적인 볼거리가 많은 '메리의 골목'으로 불렸다.

► 현재 인사동에는 250여개의 필방, 화랑, 고미술점 등이 옛 모습을 지키고 남아있다.

► 옛 정취가 서려 있는 골목길을 걷다 보면 인사동의 또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전통문화의 거리, 역사의 거리, 서화의 거리, 골동품의 거리, 예술의 거리 그 어느 이름으로 불려도 손색이 없는 곳이 인사동이다. 팔색조 같은 매력을 가득 품고 있어서다. 한때 외국인들에게는 한국적인 볼거리가 많은 '메리의 골목'으로 불렸었고, 지금은 외국 관광객들의 필수 코스로 자리 잡고 있다.  

사실 인사동은 조선 시대 유명 화가들이 예술 활동을 펼치던 무대다. 당시 최고의 예술 관청인 도화서가 이곳에 자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자연스럽게 필방과 한지 등 그림 도구를 파는 가게들이 형성되면서 지금의 기반이 마련되었다고 볼 수 있다. 현재 조계사 옆 우정총국 도로변에는 도화서 터 표석이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슬픈 역사도 함께한다. 일제강점기 북촌의 양반 계층이 몰락하면서 고서화, 도자기 등 골동품을 인사동에 내다 팔기 시작한 것이다. 이를 계기로 1930년대 골동품의 거리로 이름을 알리며 일본인들의 고미술품 수집 장소가 되기도 한다. 또한, 삼일운동의 근거지로서 독립운동의 유적지들이 곳곳에 산재해 있는 역사의 거리이기도 하다.

인사동은 다양한 국적과 연령대의 사람들로 항상 활기가 넘친다. 많은 얘깃거리를 담고 있으면서 누구에게나 평등한 듯하다. 외국인 관광객, 데이트를 즐기는 연인들, 엄마 아빠 손잡고 나온 아이들까지 모두가 만족할 만한 재미가 있다. 전통과 현대가 고루고루 어우러진 인사동 거리는 걷는 내내 지겨울 틈을 주지 않는다.

문화공간을 찾아 예술작품을 감상하고, 골동품과 소품, 도자기, 장신구, 고서적, 아기자기한 공방까지 하나하나 기웃거리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여기에 길거리 음식도 한몫하고 있다. 호떡과 어묵, 핫바는 물론 궁중타래, 떡, 터키 아이스크림, 지팡이 아이스크림, 코코넛 등이 가던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길거리 음식이라고 얕보면 안 된다. 때로는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할 만큼 인기가 많다. 

인사동, 그 안에 숨은 또 다른 길을 걷다

인사동에는 특별한 건축물이 있다. 바로 쌈지길이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건물이기보다는 길에 가깝다. ‘ㅁ’자 구조의 건물을 돌며 1층부터 4층까지 완만한 경사로를 따라 하나의 길로 이어진다. 골목길을 거닐듯 자연스레 옥상 하늘정원에 도착하게 된다. 건물이 길이 되고, 사람이 풍경이 되는 아주 특별한 공간이다.

► 쌈지길은 1층에서 4층까지 하나의 길로 연결된다. 골목길처럼 이어진 길을 따라 70여 개의 매장이 들어서 있다.

► 팔색조 매력이 고스란히 담긴 인사동 거리는 도심 속에서 여유롭게 산책을 즐기기에 좋다.

► 쌈지길 하늘정원에서 내려갈 때는 계단 갤러리를 이용하면 좋다. 아마추어 작가들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 인사동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 기념품 가게에서 한글로 디자인 된 머플러를 고르고 있다.

문을 연 지 올해로 10년째를 맞는 쌈지길은 인사동 제1의 명소로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4층 건물이지만, 층을 대신한 ‘길’에는 첫걸음 길, 두 오름길, 세 오름길, 네 오름길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오름길을 따라 공방, 수공예품, 기념품, 음식점 등 70여 개의 다양한 매장이 연결되어 옥상으로 안내한다. 하늘정원에 올라 바라보는 도심의 일몰은 인사동에서 놓칠 수 없는 풍경 중 하나다. 내려올 때는 계단 갤러리를 이용하자. 아마추어들의 참신한 작품과 벽면 가득 채워진 낙서가 색다른 재미를 준다.

인사동의 또 다른 즐거움은 골목에서 찾을 수 있다. 옛 정취가 서려 있는 좁은 골목길은 그 자체만으로도 매력적인 곳이다. 메인 거리 양옆으로 난 골목마다 전통 찻집과 음식점 등 먹거리 문화가 자리 잡고 있다. 인사동에 왔으니 정감 어린 분위기의 찻집에 들러 잠시 차 한 잔의 여유를 즐겨보는 것도 좋다. 

오래전, 골동품 가게를 중심으로 표구점, 필방 등이 들어서고 화랑과 갤러리가 자리 잡으면서 인사동에는 작가와 시인들이 모여들었다. 예술인들의 만남의 장소가 되면서 전통찻집과 음식점이 생기고 지금의 전통문화 거리가 형성된 것이다.

하지만 2000년대 인사동 거리가 복합문화공간으로 거듭나면서 그 모습이 많이 변했다. 화랑을 하던 가게도 기념품점으로 바뀌고 하나둘 인사동을 떠나게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사동은 여전히 예술인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전통찻집에 삼삼오오 모여 앉아 옛이야기를 나누는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의 모습이 친근하게 다가온다. 

조선 시대에 형성된 인사동 거리는 서울의 얼굴이나 마찬가지다. 많은 변화와 개발 속에서도 인사동의 참모습은 골목 사이사이에 스며들어 세월의 향기를 지켜가고 있다. 느릿느릿, 발걸음을 더디게 하는 인사동 골목. 인사동만이 간직한 정서와 정취를 잃지 않고 오래도록 남아주기를 기대한다.

► 인사동 북인사마당에는 7m 높이의 붓 조형물이 세워져 있다.  큰 원의 획을 긋는 형상으로 한국 전통문화를 상징한다.

► 사진1. 쫀득쫀득한 맛의 터키아이스크림 '돈두르마'를 파는 터키 청년은 익살스런 장난으로 관광객을 불러모은다. 사진 2. 전통찻집에 들러 잠시 여유를 갖는 것도 좋다. 메뉴에 팥빙수도 추가돼 있어 젊은 사람들도 많이 찾는다. 사진 3. 인사동 메인 거리를 중심으로 사이사이 골목에는 전통찻집과 전통음식점 등이 자리 잡고 있다.

인사동 tip

안국역 6번 출구로 나오면 북인사 마당이다. 입구에 서 있는 붓 조형물이 인사동 거리의 시작을 알린다. 종로에서 가려면 종로 2가 사거리에서 출발하면 된다. 낙원상가 방면으로 인사동 입구에 남인사 마당이 있다. 관광안내소에서 지도 한 장 받아 들고 평소에 다니지 않던 골목골목을 다니며 숨어 있는 인사동의 매력을 찾아보는 것도 좋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