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의 도시 '아오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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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의 도시 '아오모리'
  • 조용식
  • 승인 2014.02.26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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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착한 남자'의 촬영지로 한류 바람이 불고 있는 히로사키 성의 모습. /조용식 기자
드라마

아오모리 공항의 간판은 눈으로 덮여있어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공항에서 히로사키 시내로 빠져나가는 도로의 주변 경치도 온 세상이 하얀 풍경으로 변해있는 모습이다. 일 년에 절반 가까운 세월(5개월)을 눈과 함께 보내는 '눈의 도시' 아오모리 현의 첫인상은 '하얀 나라'였다.

아오모리 현의 히로사키 시에는 지난해부터 한류 바람이 불고 있다. 송중기와 문채원이 주인공으로 나온 드라마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남자'가 이곳에서 촬영됐기 때문이다. 시내 한복판에는 송중기와 문채원이 촬영했던 사진이 붙어있는 간판에 촬영 당시의 설명이 자세히 되어 있다.

한류 바람이 불고 있는 히로사키, 드라마 '착한 남자' 촬영지로 인기 실감

히로사키에서 가장 먼저 찾는 관광지는 히로사키 성이다. 이 성은 1811년 재건하여 히로사키 성 역사관으로 공개하고 있다.

공원의 직원들이 관광객을 위해 눈을 치우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히로사키 공원의 빨간 다리를 지나 히로사키 성 앞에도 '착한남자'의 촬영장소를 알려주는 간판이 세워져 있다.

► '착한남자'의 해외 촬영지인 히로사키 시에는 이를 알리는 간판들이 공원과 마을 거리에도 세워져 있다.

► 호텔 뉴시티 히로사키 객실 910호는 송중기가 머물며, 촬영장소로도 활용을 해 일본인 여행자의 인기 코스로 자리잡고 있다.

► 8월이면 거대한 네부타 80여 대가 시내를 행진하는 '히로사키 네부타 축제'가 열린다. 네부타 인형은 삼국지나 수호전 등을 소재로 웅장하고 화려한 무장의 그림이 그려져 있다.

시내에 위치한 호텔 뉴시티 히로사키에도 일본인 관광객이 끊이지 않는다. 이 호텔 역시 '착한 남자'의 촬영장소였다. 침대에서 욕실이 훤히 보이는 객실을 배경으로 촬영했으며, 송중기가 묵었다고 해서 더 인기를 끌고 있다고 호텔 직원은 귀띔한다. 객실 번호는 910호.

일본의 전통 악기인 샤미센 연주를 감상할 수 있는 향토요리점 '안즈'. 거센 눈보라가 몰아치는 날이라 그런지 실내에서의 연주를 감상하는 것이 무척이나 반가웠다. 쓰가루의 민속 공예품인 팽이, 화려한 그림을 그려내는 네부타 인형 등을 장인이 직접 만들고, 판매도 한다. 입장료는 대인 500엔. 중고생 300엔. 어린이 200엔이다.

전시실에는 커다란 네부타 인형이 있는데 삼국지나 수호전 등을 소재로 한 웅장하고 화려한 무장의 그림이 그려져 있다. 매년 8월이면 '히로사키 네부타 축제'가 열리는데 대형 네부타 80여 대가 구령 소리와 함께 시내를 행진하는 장관을 연출한다.

한여름 졸음을 쫓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에도시대부터 축제로 발전하면서 오늘날 일본에서 가장 인기 있는 축제의 하나로 발전했다. 축제 마지막 날에는 네부타를 배에 태우며, 불꽃놀이도 열린다고 한다.

히로사키를 찾는 여행자 중에는 스키어가 대부분이다. 자연설이 풍부하고, 웅장한 스케일의 스키장이 있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앗피(APPI)고원 스키장에는 한국의 스키어가 가장 많이 찾는 곳이다. 스키, 스노보드는 물론 아이들과 함께 튜브를 이용한 눈 썰매를 즐길 수 있는 가족형 눈 썰매장도 있다.

► 풍부한 자연 적설량으로 한국 스키어에게 인기가 높은 앗피(APPI)고원 스키장.

► 일본 최대의 사과 생산지인 아오모리 현의 온천에는 사과가 떠 있어 피부 미용에 관심이 높은 여성에게 인기가 많다.

► 아오모리 현의 야외 온천은 설원의 풍경이 한 눈에 볼 수 있는 매력이 있다.

► 일 년에 5개월이 눈이 내리는 히로사키 시의 거리풍경. 사람의 키를 훌쩍 넘는 높이의 눈이 도로와 벽을 형성하고 있다.

앗피 스키장의 사키히로 신고 주임은 “한국인 스키어들을 위해 2명의 한국인 가이드를 고용하고 있다. 짜릿한 즐거움이 있는 스키장의 코스 중에서 초급자부터 상급자까지 다 함께 롱크루징을 즐길 수 있는 야마바토 코스가 가장 인기 있다.”고 설명한다.

운동으로 땀을 빼고 나면 피로를 풀기 위해 온천을 하는 것이 좋다. 산 중턱에 자리하고 있어 야외 온천은 독특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곳이다. 야외 온천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주변에 눈이 간다. 설원의 풍경이 한 눈에 들어오는 산 중턱이라 더욱 즐겁다.

이곳에서는 남녀가 같이 온천을 즐길 수 있기는 하지만, 젊은 사람들은 남녀 혼탕을 꺼려한다. 그래서 온천마다 여성들이 들어갈 수 있는 시간을 정해 이성과의 접촉을 피할 수 있게 배려하고 있다.

사람 키 높이의 눈이 쌓여 있음에도 불구하고, 온천을 하러 나온 마을 사람들을 마주치게 된다. 간단한 목욕용품을 들고 온천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동네 마실 나온 듯하다. 이들에게는 온천이 생활의 일부분인 것이다.

눈 내리는 야외 온천이 있다면, 실내의 온천에는 사과가 둥둥 떠다닌다. 우리에게는 이색적인 모습이지만, 이곳 사람들은 오히려 사과가 없는 것이 더 이상하다고 말을 한다. 히로사키는 일본에서 사과 생산량이 제일 많은 도시이기 때문에 풍부한 자원을 온천에 활용해 피부 미용에 좋은 온천의 이미지를 더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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