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바이크뉴스=임요희 기자] 하루가 달리 기온이 떨어지고 있다. 따뜻한 여행지가 그립다면 적도 아래 호주로 떠나보자. 호주는 18세기 말엽 유럽인의 정착지가 들어선 이래,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바탕으로 서구의 세련된 정치문화가 꽃을 피워 지구상에서도 살기 좋은 곳으로 꼽힌다.
남반구에 위치한 호주는 우리와 계절이 반대다. 지금 호주는 여름으로 인도양, 태평양, 남태평양의 낭만에 흠뻑 빠지기 딱 좋을 때다. 많은 사람이 ‘호주’ 하면 해변에서의 서핑을 먼저 떠올리지만 따스한 햇살이 내리쬐는 대지에서의 하이킹, 와인 시음, 박물관 투어도 놓칠 수 없는 즐길 거리다.
남태평양의 낭만이 살아 숨 쉬는 시드니
오페라하우스, 하버브리지로 유명한 호주 시드니는 편리한 교통을 바탕으로 다양한 문화유적과 때 묻지 않은 자연경관을 간직한 곳이다.
시드니에서 가장 먼저 둘러봐야 할 곳은 역시 오페라하우스. 오페라하우스는 세계에서 찾아오는 방문객을 위해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준비해두고 있는데 극장 공연장과 외부를 둘러보는 ‘오페라하우스 투어’가 가장 인기를 끌고 있다.
그밖에 출연자의 리허설을 구경할 수 있는 백스테이지 투어. 시드니 최고의 뷰를 감상하며 식사를 즐길 수 있는 ‘투어 앤 테이스팅 플레이트’를 이용할 수 있다.
시드니에 갔다면 하버브리지 산책을 빼먹을 수 없다. 1932년 개통된 하버브리지는 유선형의 외형 덕에 ‘옷걸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하버브리지는 다리 위는 물론 상부 구조물 위에도 올라갈 수 있는데 ‘브리지클라임’ 코스를 예약해 두면 특별한 기술 없이도 고공에서의 산책이 가능하다.
그밖에 시드니의 명소로 페리를 타고 이동하는 ‘타롱가 동물원’, 남태평양이 한눈에 들어오는 ‘쿠지 해변’, 호주 최초의 유럽 정착촌 ‘록스’, 30헥타르 규모의 ‘로열보타닉가든’, 형무소로 쓰였던 ‘코카루 아일랜드’, 푸른빛의 단층이 아름다운 ‘블루마운틴’ 등이 있다.
인도양을 품어 안다, 웨스턴 호주의 퍼스
시드니와는 정반대편인 웨스턴 오스트레일리아에 자리 잡은 퍼스는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여행지다. 하지만 퍼스는 한적하고 깨끗한 해변과 유서 깊은 소도시를 배경으로 즐길 거리가 생각보다 많다. 무엇보다 저녁나절 인도양을 붉게 물들이며 수평선 너머로 사라지는 태양은 호주 최고의 경관으로 꼽힌다.
퍼스 중심에서 30분만 가면 프리틀맨 항구에 이르게 된다. 프리틀맨 항구는 퍼스의 역사와 문화가 살아 있는 곳으로 프리틀맨 감옥, 구법원, 아트센터 등 식민시대 건물이 다수 구경할 수 있다. 그밖에 해양박물관과 난파선갤러리도 빼놓을 수 없는 코스로 지목된다.
크고 작은 선박이 들고나던 곳인 만큼 프리틀맨 항구에는 선원들을 위한 전통 있는 바가 다수 자리 잡고 있다. 그중 가장 오래된 곳은 1843년 문을 연 ‘세일 앤 앵커’로 43종의 생맥주를 판매한다. 레스토랑도 겸하는 곳인 만큼 술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반드시 들러 해산물 요리 정도는 맛보고 오자.
퍼스의 해변도시도 놓칠 수 없는데 스카보로, 트리그, 노스 비치는 대표적인 서핑 포인트다. 그밖에 인도양 페리를 타고 바다 한가운데 떠 있는 로트네스트 섬을 방문해 귀여운 주머니두더지 ‘쿼카’를 만나고 와도 좋고, 스완 강 ‘로열퍼스요트클럽’에 들러 짧은 항해길에 나서보는 것도 괜찮다.
특히 로트네스트 섬(Rottnest Island)은 퍼스에서 19km밖에 떨어지지 않았지만 완전히 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곳으로 섬에는 자동차가 다니지 않는다고 한다.
퍼스 도심에서 북동쪽으로 30분 차를 달리면 스완 밸리(Swan Valley) 포도원이 나타난다. 스완 밸리는 서호주에서 가장 오래된 와인 산지로 시음이 가능한 40개의 포도원과 수많은 셀라 도어가 있다. 자전거를 타고 포도원을 돌아보거나 강 상류에서 유람선을 타며 호주의 진수를 맛보고 오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