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해외 바이어 400명·40개국 집결…K-MICE, 마곡에서 아시아 1등 브랜드 도약 선언
-신현대 회장 “MICE는 단순한 전시산업 넘어 국가 경제와 지역관광을 견인하는 고부가가치 산업”…정부 예산과 정책 지원은 여전히 과제 -한국MICE협회, 11월 17~19일 코엑스마곡서 제27회 KME 2026 개최…민간 이양 4년 차, 글로벌 비즈니스 플랫폼으로 체질 개선 -사전 비즈니스 미팅 2,400건 돌파…마이스 테크 어워즈 신설·한중일 스포츠 MICE 포럼으로 산업 혁신 모색
[트래블바이크뉴스=김효설 기자] 대한민국 MICE 산업이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국내 최대 규모의 글로벌 MICE 비즈니스 플랫폼인 '2026 코리아 마이스 엑스포(KOREA MICE EXPO 2026·이하 KME 2026)'가 서울 강남과 인천 송도를 거쳐 올해 처음으로 코엑스마곡에 둥지를 틀고 글로벌 시장을 향한 새로운 출사표를 던졌다.
민간 주도 체제로 전환한 지 4년 차를 맞은 KME는 올해 해외 바이어 400여 명, 전 세계 40여 개국 참가, 국내외 MICE 관계자 5,000여 명 방문을 목표로 규모와 비즈니스 경쟁력을 동시에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특히 사전 비즈니스 미팅 예약이 2,400건을 넘어선 데다 MICE 기술기업을 발굴하는 '마이스 테크 어워즈(MICE Tech Awards)' 신설, 한·중·일 스포츠 MICE 포럼, 청년 인재 육성 프로그램 등을 통해 전통적인 전시·상담 중심의 행사를 넘어 미래 MICE 산업의 방향성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사단법인 한국MICE협회(회장 신현대)는 11월 6일 오전 서울 광화문 인근에서 주요 언론사 기자단을 대상으로 'KME 2026 사전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행사 운영 전략과 주요 프로그램, 글로벌 바이어 유치 성과 및 국내 MICE 산업의 발전 방향을 발표했다.
오는 11월 17일부터 19일까지 사흘간 코엑스마곡에서 열리는 이번 행사는 '서로 다른 시선이 만나, 하나의 MICE가 되다'를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 서울특별시가 공식 후원하며, 전시와 비즈니스 상담, 컨퍼런스, 네트워킹 리셉션 등을 통해 국내외 MICE 산업 관계자들을 연결한다.
민간 이양 4년 차, 국내 전시에서 글로벌 비즈니스 플랫폼으로
2000년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 주도로 출발한 KME는 올해로 27회째를 맞았다. 한국MICE협회가 행사를 넘겨받아 민간 주도로 운영한 지 4년 차에 접어들면서 가장 큰 변화는 글로벌 비즈니스 기능의 강화다.
초기 민간 이양 당시 100여 명 수준에 머물렀던 해외 참가자 규모는 올해 바이어를 포함해 400여 명으로 확대됐다. 해외 25개국에서 37개 핵심 셀러가 참가하며, 직·간접적으로는 전 세계 40여 개국이 이번 행사에 참여할 예정이다.
전시장에는 전국 지방자치단체와 지역관광공사, 컨벤션센터, 호텔·리조트, 유니크베뉴, PCO·PEO, 여행사, MICE 테크기업 및 해외 관광청과 협회 등이 참여한다.
타이완관광청, 알마티관광청, 아부다비컨벤션뷰로, 샹그릴라, IHG, JCMA 등 해외 주요 기관과 기업들도 참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올해 KME의 경쟁력을 보여주는 지표는 사전 비즈니스 매칭이다.
바이어와 셀러 간 사전 미팅 예약 시스템인 PSA(Pre-Scheduled Appointment)를 통해 확정된 상담은 약 2,400건으로, 민간 이양 초기 700~800건 수준과 비교하면 큰 폭의 성장이다. 현장 매칭까지 포함하면 전체 상담 건수는 약 5,000건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단순히 해외 바이어 숫자를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계약과 행사 유치 가능성이 높은 바이어를 선별해 초청한 결과라는 것이 협회의 설명이다.
한국MICE협회는 아시아 지역에서 향후 3년 이내 실제 MICE 행사 개최 의향이 있는 바이어를 중심으로 초청 대상을 선정하고, 상담 이후 후속 논의와 실제 유치 및 계약 성과까지 추적한다는 방침이다.
서울마이스얼라이언스(SMA) 소속 기업을 비롯해 전국 지자체와 지역관광추진조직(DMO)도 대거 참여한다. 제주와 부산 등 기존 MICE 거점은 물론 전주·익산·군산 등 지역 도시들의 특화된 베뉴와 관광 인프라를 해외 바이어들에게 소개하는 기회가 될 전망이다.
코엑스에서 마곡으로…비용 효율성과 새로운 MICE 거점 가능성 시험대
올해 KME의 또 다른 변화는 개최 장소다.
그동안 서울 강남 코엑스와 인천 송도 등에서 열렸던 행사가 올해 처음으로 서울 서남권의 새로운 컨벤션 거점인 코엑스마곡으로 이전했다.
장소 이전의 배경에는 민간 주도 행사로 전환된 이후 지속적으로 제기된 전시장 임대료와 운영비 부담이 자리하고 있다.
신현대 회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코엑스의 높은 임대료와 부대시설 비용이 민간이 주도하는 행사 운영에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내년 7월부터 코엑스 A·C홀의 대규모 리모델링이 예정돼 있어 중장기적인 행사 운영을 위한 새로운 개최 공간이 필요했다는 것이다.
마곡은 지하철 9호선과 연결되는 교통망을 갖추고 있으며, 주변 비즈니스 호텔과 식음료(F&B) 시설 등 체류 인프라도 구축돼 있다.
물론 강남 등 서울 도심 중심부와 비교하면 접근성에 대한 우려가 남아 있다. 그러나 킨텍스에 비해서는 서울 도심과 가깝고 신규 컨벤션 시설의 효율적인 동선과 운영 환경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협회는 마곡을 전략적 대안으로 선택했다.
신 회장은 "마곡이 도심에서 다소 떨어져 있어 초기에는 우려도 있었지만, 신규 컨벤션센터의 우수한 인프라를 바탕으로 현장 동선과 운영에 더욱 세심하게 신경 썼다"며 "남은 임기 동안 KME를 아시아에서 가장 영향력 있고 주목받는 MICE 비즈니스 브랜드로 확실히 안착시키겠다"고 밝혔다.
이번 장소 이전은 단순한 전시장 변경을 넘어 서울 서남권의 새로운 MICE 거점이 글로벌 비즈니스 행사를 안정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시험대이기도 하다.
MICE 산업의 디지털 전환…'마이스 테크 어워즈' 첫 도입
KME 2026이 내세운 핵심 전략은 테크(Tech), 글로벌(Global), 유스(Youth)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올해 처음 도입하는 '마이스 테크 어워즈'다.
MICE 산업의 디지털 전환을 이끌 기술기업을 발굴하고 육성하기 위한 프로그램으로, 미팅테크·공간테크·이벤트테크 등 3개 분야에서 우수 기업을 선정한다.
전시장 내 참관객의 위치와 이동 동선을 추적하고 공간별 밀집도를 실시간으로 분석하는 기술부터 전시장 운영관리 시스템(ERP), 고객관계관리(CRM), 물류 및 수송 관제 시스템까지 다양한 기술이 조명된다.
특히 공간별 방문객 밀집도와 동선 데이터를 분석하면 전시장 운영 효율을 높이는 것은 물론 향후 부스 가치와 가격 정책을 수립하는 객관적인 지표로도 활용할 수 있다.
단순히 행사에 IT 기술을 접목하는 수준을 넘어 데이터 기반의 전시장 운영과 비즈니스 효율화를 추진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선정된 기업에는 시상과 함께 KME 컨퍼런스에서 자사 기술과 서비스를 소개할 수 있는 피칭 기회도 제공된다.
이는 MICE 산업이 기존의 공간 임대와 행사 운영 중심에서 데이터와 기술을 활용하는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발전하기 위한 시도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한·중·일 스포츠 MICE 포럼…아시아 공동 비즈니스 확대 모색
글로벌 협력 프로그램도 강화된다.
이번 행사에서는 한국·중국·일본의 MICE 민간 협단체가 공동 주관하는 '제2회 한·중·일 MICE 포럼'이 열린다.
올해 포럼의 핵심 주제는 스포츠 MICE다.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관계자를 비롯해 각국의 스포츠 및 MICE 전문가들이 참석해 대형 스포츠 이벤트와 MICE 산업의 융합 가능성을 논의한다.
스포츠 메가 이벤트는 대규모 국제회의와 전시, 기업 인센티브 관광, 지역관광을 동시에 유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MICE 산업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꼽힌다.
이번 포럼에서는 스포츠 이벤트를 활용한 국제 교류 확대와 비즈니스 연계, 아시아 지역의 공동 협력 모델 등이 주요 의제로 다뤄질 예정이다.
특히 한·중·일 3국의 민간 협단체가 주도하는 협력이라는 점에서 정부 간 교류를 넘어 실질적인 산업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청년이 직접 만드는 MICE의 미래…인력난 해소와 세대교체 시도
MICE 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미래 인재 육성 프로그램도 강화한다.
전국 대학생 MICE 관련 단체들이 참여해 'Youth 선언'과 '청년의 시각에서 본 MICE Trend 2027' 발표를 준비하고 있다.
경희컨벤션학회, 전국대학생연합 MICE 동아리 S.O.M., 동덕MICE앰버서더, 서울여대 MICE학회 CHOICE 등 대학생 단체들이 공동으로 참여한다.
또한 전국 14개 광역지자체와 연계된 영 마이스 앰버서더 등 200여 명의 대학생 참관단도 행사에 참여할 예정이다.
이들은 단순히 전시장을 둘러보는 참관객에 머무르지 않고 직접 세션을 기획하고 업계 관계자들과 교류하며 취업과 진로를 탐색하는 기회를 갖는다.
MICE 산업이 안고 있는 고질적인 전문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젊은 세대의 참여를 확대하기 위한 시도다.
개막 당일에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주관하는 '대한민국 MICE 대상 시상식'도 함께 열린다. 국내 MICE 산업 발전에 기여한 기관과 기업, 종사자들의 성과를 조명하고 업계의 사기를 높이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수도권을 넘어 지역으로…해외 바이어 대상 지역 MICE 투어 운영
KME 2026은 수도권에 집중된 국내 MICE 산업의 외연을 전국으로 확장하는 데도 무게를 두고 있다.
행사 기간 해외 참가자들은 강서구 마곡 일대의 건축물 야간 투어에 참여하고, 본행사 이후에는 경북 경주·안동, 전북 전주·익산·군산, 경기 고양 등 지역의 MICE 베뉴와 관광지를 방문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이를 통해 해외 바이어들이 국내 지역별 컨벤션 시설과 관광자원, 숙박 및 운영 서비스를 직접 경험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MICE는 행사 개최에 따른 직접적인 소비뿐 아니라 숙박과 식음료, 교통, 쇼핑, 관광 등 다양한 산업에 파급효과를 유발하는 고부가가치 산업이다.
따라서 지역 MICE 인프라를 해외 바이어에게 소개하고 실제 국제회의와 기업행사 유치로 연결하는 것은 지역관광 활성화 측면에서도 중요한 과제다.
특히 전주와 익산, 군산 등 지역 도시들이 각자의 역사·문화·관광자원을 활용해 차별화된 MICE 상품을 개발한다면 수도권 중심의 산업 구조를 보완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관광객 3천만 명 시대, MICE 예산과 정책 지원은 여전히 부족"
기자간담회에서는 국내 MICE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과 정부 정책 지원에 대한 문제도 제기됐다.
신현대 회장은 한국이 우수한 인적 자원과 국제회의 운영 및 매니지먼트 역량을 갖추고 있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더욱 높이기 위해서는 대형 전시 인프라 확충과 국가 차원의 일관된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특히 국제컨벤션협회(ICCA)와 국제단체연합(UIA)의 국제회의 순위는 집계 기준이 서로 다르다는 점을 지적했다.
UIA 기준으로 서울은 세계 최상위권의 성과를 보이고 있지만, 글로벌 MICE 업계에서 영향력이 큰 ICCA 기준에서는 더욱 경쟁력을 높여야 할 과제가 남아 있다는 설명이다.
대형 복합 전시장 부족과 수도권 중심의 인프라 편중, 국가 차원의 중장기 육성 전략 부재 등도 개선해야 할 부분으로 꼽았다.
무엇보다 정부의 외국인 관광객 3,000만 명 유치 목표와 달리 고부가가치 산업인 MICE 분야의 예산과 정책 지원은 상대적으로 후순위에 놓여 있다는 것이 협회의 우려다.
신 회장은 "외국인 관광객 3,000만 명이라는 목표를 내걸고 있지만, 정작 고부가가치 창출원인 MICE 분야는 예산이나 지원 순위에서 밀리는 경향이 있다"며 "싱가포르나 태국처럼 국가 차원의 전담기구를 두고 세제 지원과 중장기 로드맵을 제공하는 국가들과 비교하면 아쉬움이 크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국회 토론회를 통해 여야 의원들도 MICE 산업의 국가적 중요성에 공감했다"며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라도 중앙정부 예산 확보와 추가경정예산 반영 등 실질적인 지원 체계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아시아 1등 MICE 브랜드 도약…행사 규모보다 실질적인 성과가 관건
KME 2026은 민간 이양 4년 차를 맞아 해외 참가자 확대와 비즈니스 상담 증가, 기술기업 발굴, 청년 인재 육성 등 여러 분야에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특히 해외 바이어 400여 명과 40여 개국 참가, 사전 비즈니스 미팅 2,400건이라는 수치는 KME가 국내 중심의 전시행사에서 글로벌 비즈니스 플랫폼으로 성장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다.
그러나 행사의 외형적 성장만으로 한국 MICE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완성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사전 상담이 실제 국제회의 유치와 기업 간 계약으로 이어지는지, 마곡의 새로운 컨벤션 인프라가 국제행사를 안정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지, 지역 MICE 투어가 실제 지역경제 활성화로 연결되는지에 대한 지속적인 검증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민간 주도의 행사 운영이 안정적으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일관된 정책 지원과 예산 확보, 지역별 MICE 인프라 확충이 뒷받침돼야 한다.
신현대 회장은 "KME는 단순히 서울만의 행사가 아니다. 서울과 제주, 부산을 비롯해 전주와 군산 등 전국 지자체와 지역 DMO, PCO, 여행사들이 참여해 지역 MICE 인프라를 세계에 알리는 장"이라며 "한국은 인프라와 인적 자원의 우수성 면에서 이미 높은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지역 MICE 인프라가 더욱 탄탄해진다면 글로벌 MICE 거점으로 확고히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27년의 역사를 이어온 KME가 마곡이라는 새로운 무대에서 어떤 비즈니스 성과를 만들어낼지 주목된다.
이번 엑스포가 단순한 국제 박람회를 넘어 대한민국 MICE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고, 지역관광과 연계한 새로운 성장 모델을 제시하는 전환점이 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KME 2026은 오는 11월 17일부터 19일까지 사흘간 코엑스마곡에서 개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