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회] 서울시 공공시설 407곳 중 225곳 이용실적 ‘0건’…시민 개방은 생색내기였나

-오현주 서울시의원, 공공시설 유휴공간 운영 실태 지적…전체 등록 공간 55.3% 이용 기록 없어 -예약 77건 중 실제 이용 29건, 이용률 37.7%…예약 관리와 개방시간 개선 시급 -“공간만 열어놓는다고 시민 이용 늘지 않아”…분산된 관리체계 정비하고 실질적 접근성 높여야

2026-11-06     김효설 기자
서울특별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 오현주 의원(국민의힘·비례대표)은 지난 3일 서울시 행정국을 대상으로 열린 2026년도 행정사무감사에서 공공시설 유휴공간의 이용실태와 운영현황을 집중 점검하고, 시민 이용 활성화를 위한 종합적인 관리체계 마련을 촉구했다. 사진/서울시의회

[트래블바이크뉴스=김효설 기자] 서울시가 시민에게 개방한 공공시설 유휴공간 407개 가운데 225개가 이용실적이 전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의 55.3%에 달하는 공간이 사실상 활용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공공시설을 시민에게 개방한다는 정책이 실제 이용으로 이어지지 못하면서 보여주기식 공간 개방에 그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서울시의회에서 제기됐다.

특히 일부 시설은 예약 77건 가운데 실제 이용이 29건에 불과해 이용률이 37.7%에 그쳤다. 공간을 등록하고 예약 시스템을 운영하는 것만으로는 시민들의 실질적인 이용을 보장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서울시의 관리체계 전반에 대한 개선이 요구된다.

서울특별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 오현주 의원(국민의힘·비례대표)은 지난 3일 서울시 행정국을 대상으로 열린 2026년도 행정사무감사에서 공공시설 유휴공간의 이용실태와 운영현황을 집중 점검하고, 시민 이용 활성화를 위한 종합적인 관리체계 마련을 촉구했다.

공공시설 55.3% 이용실적 없어…공간 개방 정책 실효성 도마

서울시가 제출한 공공시설 유휴공간 이용현황에 따르면 전체 등록 공간 407개 가운데 이용실적이 한 건도 없는 공간은 225개다.

공공시설 유휴공간 개방은 회의실과 강의실, 커뮤니티 공간 등 공공기관이 보유한 시설을 시민과 지역사회에 제공해 공공자산의 활용도를 높이고 시민 편의를 확대하기 위한 정책이다.

그러나 전체 공간의 절반 이상에서 이용실적이 확인되지 않으면서 공간 개방 정책이 실제 시민 수요와 제대로 연결되고 있는지 의문이 제기된다.

오 의원은 다만 이용실적이 없는 공간이 실제로 사용되지 않은 것인지, 별도 예약이나 현장 접수 등 시스템에 기록되지 않은 이용 사례가 있는지부터 확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행정국은 그동안 이용실태 점검과 저이용 원인 분석 등 관리가 미흡했던 점을 인정하고, 관련 시설 현황을 정비하기 위해 자치구에 자료 업데이트를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단순히 이용실적이 낮은 공간을 확인하는 수준을 넘어, 등록 공간의 실제 운영 여부와 이용 데이터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관리체계가 필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예약 77건 중 실제 이용 29건…예약 관리도 허점

예약과 실제 이용 사이의 격차도 문제로 지적됐다.

일부 서울시 관리 시설의 경우 예약 건수는 77건이었지만 실제 이용은 29건에 그쳤다. 예약 대비 실제 이용률은 37.7%에 불과하다.

예약이 이뤄졌음에도 실제 이용으로 연결되지 않는다면 해당 시간대에 공간을 이용할 기회를 얻지 못한 다른 시민들에게도 피해가 돌아갈 수 있다.

오 의원은 예약 취소와 미방문 등 실제 이용으로 이어지지 않은 원인을 구체적으로 분석하고, 사용되지 않은 시간대가 다른 시민에게 다시 제공될 수 있도록 예약 및 이용 관리방식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공시설 예약 시스템이 단순히 예약 접수 기능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의미다. 예약부터 이용 확정, 취소, 실제 방문 여부까지 관리하는 체계를 마련해야 공공시설의 활용도를 높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평일 오전 9시~오후 6시만 개방…직장인은 이용하기 어려워

개방시간의 경직성도 개선 과제로 제시됐다.

오 의원은 서울시민대학 모두의학교 캠퍼스의 8개 공간이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만 개방되는 사례를 언급했다.

이 같은 운영시간은 평일 근무시간에 시설을 이용하기 어려운 직장인과 청년층, 다양한 시간대에 활동하는 시민들의 접근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

공공시설을 개방하더라도 시민들이 실제로 이용할 수 있는 시간대가 제한된다면 정책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오 의원은 시설별 운영 여건을 고려하면서도 시민들의 이용 수요에 맞춰 개방 요일과 시간대를 탄력적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일률적으로 운영시간을 확대하기보다는 공간별 이용 특성과 수요를 분석해 야간이나 주말 개방이 가능한 시설부터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행정국·디지털도시국·시설 관리주체 따로…통합 관리체계 구축해야

공공시설 유휴공간 관리 업무가 여러 부서와 기관으로 분산돼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현재 관련 업무는 개방 관련 조례를 담당하는 행정국, 예약 시스템을 운영하는 디지털도시국, 개별 시설 운영을 담당하는 관리주체 등으로 나뉘어 있다.

이처럼 관리 주체가 분산되면 시설별 이용실적과 예약 현황을 통합적으로 파악하기 어렵고, 이용률이 낮은 공간에 대한 개선 조치도 늦어질 수 있다.

오 의원은 관계부서 간 협력을 강화해 공간 등록부터 예약, 실제 이용, 운영실적 분석까지 일관되게 관리할 수 있는 종합적인 관리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용실적이 없는 공간에 대해서는 실제 운영 여부와 저이용 원인을 먼저 확인하고, 시민 수요가 높은 공간은 개방시간과 예약 방식을 개선하는 등 시설별 특성에 맞는 활성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개방시설 숫자보다 실제 이용이 중요”…시민 중심 운영 전환 필요

오 의원은 공공시설 유휴공간 개방 정책의 목표가 단순히 개방시설의 숫자를 늘리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시민들이 필요한 공간을 실제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공공시설 유휴공간 개방은 단순히 개방시설의 수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시민이 필요한 공간을 실제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데 목적이 있다"며 "이용실적이 없는 공간에 대해서는 실제 이용 여부부터 정확하게 확인하고, 시민들이 보다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운영방식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시설마다 운영 여건과 이용 수요가 다른 만큼 일률적인 개방 확대보다는 공간별 특성에 맞는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서울시가 관계부서와 협력해 종합적인 관리체계를 구축하고 예약·이용 관리 개선, 개방시간 조정, 관련 조례 및 운영지침 정비 등 실효성 있는 개선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공공시설은 시민의 세금으로 조성하고 유지하는 공공자산이다. 등록된 공간의 숫자나 개방 실적만으로 정책 성과를 평가해서는 안 된다. 실제 이용률과 시민 만족도, 접근 편의성까지 함께 살펴야 한다.

전체 등록 공간의 55.3%가 이용실적 0건이라는 수치는 서울시 공공시설 개방 정책이 이제 양적 확대에서 벗어나 실질적인 이용 활성화로 전환해야 할 시점임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