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지 아시아 로드쇼] 피지, 남태평양 관광 허브로 도약 시동…피지항공 홍콩 노선 주 5회 확대
-피지관광청·피지항공, 중국 리장서 아시아 로드쇼 개최…항공 네트워크·공동 마케팅 강화 -원월드 가입·A330·A350 운항에 기내 서비스 차별화…한국 시장은 환승 편의성과 상품 경쟁력이 관건
[트래블바이크뉴스/중국 리장=김효설 기자] 남태평양 대표 휴양지 피지가 항공 노선 확대와 관광업계 협력을 앞세워 아시아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피지항공은 홍콩~난디 노선을 주 3회에서 주 5회로 확대하고, 피지관광청은 현지 여행업계와의 접점을 넓혀 관광 수요를 실제 예약으로 연결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지난 10월 29일 중국 윈난성 리장에서 열린 피지 아시아 로드쇼와 피지항공 미디어 간담회에서는 항공 네트워크 확대, 기내 서비스 차별화, 온라인 여행사와의 협력, 소비자 수요에 맞춘 여행상품 개발 등이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피지항공 관계자들은 피지를 단일 휴양 목적지에 머무르게 하지 않고 남태평양 여러 섬나라를 연결하는 여행 거점으로 육성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이번 행사의 핵심은 단순한 관광 홍보가 아니었다. 항공편 공급을 늘리고, 관광청과 항공사·여행사 간 협력 체계를 강화해 잠재 여행객의 관심을 실제 방문으로 전환하겠다는 전략이다.
한국 여행업계에도 시사점이 적지 않다. 피지의 아름다운 자연과 리조트는 신혼여행과 휴양 수요를 끌어들일 매력적인 자산이지만, 한국에서 출발하는 여행객에게는 항공 연결편과 환승 시간, 운임, 현지 체류 일정이 상품 선택을 좌우하는 현실적인 조건이기 때문이다.
피지항공, 홍콩 노선 주 3회에서 5회로 확대
이번 미디어 간담회에서 가장 주목받은 내용은 홍콩~난디 노선의 운항 확대다.
피지항공 관계자는 중국 시장을 피지의 핵심 전략 시장으로 규정하며, 홍콩이 중국 본토의 여러 도시에서 출발하는 여행객을 피지로 연결하는 중요한 관문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인 여행객의 출발지가 특정 도시에 집중되지 않는 만큼, 다양한 지역의 수요를 연결할 수 있는 홍콩의 허브 기능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피지항공은 홍콩~난디 노선을 기존 주 3회에서 주 5회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홍콩 노선에는 에어버스 A330과 A350 항공기가 운항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피지항공은 중국 시장의 성장 가능성도 강조했다. 중국인 관광객의 피지 방문 규모가 아직 목표 수준에 도달하지 못한 만큼 성장 여력이 있다는 판단이다. 비자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고, 중국과 피지의 시차가 크지 않다는 점도 시장 확대의 배경으로 제시했다.
다만 이번 발표는 중국 시장을 중심으로 한 전략 설명에 무게가 실렸다. 홍콩 노선 증편이 한국 출발 여행객의 이동 편의를 얼마나 개선할지는 별도로 따져봐야 한다. 한국에서 홍콩으로 이동하는 항공편과 난디행 연결 시간, 수하물 연계 여부, 환승 절차, 전체 이동시간과 운임이 실제 여행상품의 경쟁력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항공편이 늘어나는 것만으로 여행이 편리해지는 것은 아니다. 소비자가 이용하기 좋은 연결편과 합리적인 가격, 이해하기 쉬운 예약 정보가 함께 제공돼야 노선 확대가 실질적인 관광 수요로 이어질 수 있다.
난디를 남태평양 관문으로…피지 한 곳 넘어 다국가 여행으로
피지항공이 제시한 또 다른 전략은 난디를 남태평양 여행의 허브로 육성하는 것이다.
피지항공 관계자는 홍콩이 중국 본토와 피지를 연결하는 관문이라면, 난디는 남태평양의 여러 섬나라와 그 너머 지역을 잇는 거점이라고 설명했다. 피지 자체를 방문하는 여행객뿐 아니라 주변 섬나라까지 함께 둘러보는 여행도 가능하다는 취지다.
간담회에서는 통가와 사모아, 투발루, 뉴칼레도니아, 바누아투 등 주변 지역이 함께 언급됐다. 피지를 단일 목적지로 소비하는 데서 나아가 남태평양 여러 지역을 연결하는 여행의 출발점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접근은 여행상품 개발에도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 기존 피지 여행이 리조트에서의 휴식과 해변 체험에 집중됐다면, 항공 연결망을 활용해 인접 국가나 다른 지역을 결합한 일정으로 확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다국가 여행상품을 구성하려면 항공편 시간표와 환승 조건, 국가별 입국 요건, 적정 체류 기간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여행 일정이 길어지면서 비용이 증가할 수 있는 만큼, 단순히 방문 국가를 늘리는 방식보다 여행객의 목적과 예산에 맞춘 상품 설계가 중요하다.
“피지의 경쟁력은 사람”…기내에서 시작되는 따뜻한 환대
피지항공은 노선 확대와 함께 서비스 차별화 전략도 강조했다.
미디어 간담회에서 피지항공 관계자는 자사의 지향점을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항공사(World’s Happiest Airline)’라고 소개했다. 항공기와 좌석, 기내 시설만으로는 다른 항공사와 차별화하기 어려운 만큼, 결국 승객이 체감하는 경쟁력은 사람과 서비스에서 나온다는 설명이다.
피지항공은 홍콩 노선에 A330과 A350을 운항하고 있다고 밝히면서도, 항공기 자체보다 승무원들의 자연스러운 친절과 세심한 대응을 핵심 차별화 요소로 내세웠다.
간담회에서는 난디행 항공편에서 울고 있는 어린아이를 승무원이 다가가 달래준 사례도 소개됐다. 정해진 매뉴얼을 따르는 수준을 넘어 승객의 상황을 살피고 필요한 도움을 제공하는 태도가 피지 특유의 환대를 보여준다는 설명이다.
피지항공은 항공 안전도 강조했다. 관계자는 항공 안전 평가기관인 에어라인레이팅스(AirlineRatings)로부터 ‘7 Star Plus’ 등급을 받았다고 발표하며, 해당 등급을 받은 항공사가 피지항공 외에 9곳 더 있다고 밝혔다. 다만 등급의 정확한 평가 기준과 발표 시점, 관련 세부 사항은 별도 확인이 필요하다.
항공사의 서비스 경쟁력은 홍보 문구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실제 운항의 안정성과 안전 관리, 기내 서비스 품질이 지속적으로 뒷받침될 때 승객의 신뢰로 이어질 수 있다.
원월드 가입·캐세이퍼시픽 협력…연결편 편의성 높인다
피지항공은 글로벌 항공 네트워크 확대도 주요 전략으로 제시했다.
간담회에서는 피지항공의 원월드(oneworld) 항공동맹 가입과 같은 동맹 회원사인 캐세이퍼시픽항공과의 협력이 언급됐다. 양사는 중국 본토에서 출발해 홍콩을 거쳐 피지로 이동하는 승객의 연결 편의를 높이는 데 협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항공동맹과 제휴 네트워크는 개별 항공사가 직접 운항하지 않는 구간까지 여행 선택지를 넓히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항공권 연결과 수하물 처리, 마일리지 적립 및 사용 등 구체적인 혜택은 항공권 발권 조건과 회원 자격, 운항 구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한국 여행객에게도 항공 네트워크는 피지 여행의 접근성을 좌우하는 요소다. 직항 여부만이 아니라 경유지에서의 대기시간, 연결편의 안정성, 수하물 연계, 전체 이동시간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피지항공은 향후 아시아 노선에서 A350 운항을 확대하고 싶다는 의향도 밝혔다. 다만 이는 관계자가 밝힌 희망 사항으로, 실제 투입 노선과 시기가 확정됐다는 의미는 아니다.
해변과 리조트 넘어 폭포·낚시·세일링·웨딩까지
피지관광청과 피지항공은 목적지의 매력을 다양하게 알리는 데도 힘을 쏟고 있다.
간담회에서 피지항공 관계자는 피지를 떠올릴 때 흔히 연상하는 섬과 해변, 햇빛 외에도 산호초와 폭포, 낚시, 세일링 등 다양한 체험 콘텐츠가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웨딩 목적지로서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특정 여행 유형에 집중된 목적지 이미지를 넓히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신혼여행객뿐 아니라 가족여행객, 여러 세대가 함께하는 여행객, 자연과 액티비티를 선호하는 여행객 등으로 시장을 세분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피지항공은 피지관광청과 공동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으며, 인플루언서와 콘텐츠 제작자를 초청해 현지 경험을 사진과 영상으로 소개하는 방식도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온라인 여행사(OTA)와 도매 여행사 등 다양한 판매 채널을 통해 항공권과 여행상품의 접근성을 높이는 전략도 추진 중이다.
관계자들은 일방적으로 피지의 매력을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현지 시장의 목소리를 듣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소비자가 원하는 여행 경험과 예약 방식에 맞춰 홍보 메시지와 판매 전략을 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관광청의 목적지 홍보가 항공권 판매와 여행상품 예약으로 연결되려면 이 같은 협력이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홍보 콘텐츠의 조회 수나 온라인 반응만으로 성과를 판단하기보다 실제 예약과 방문으로 이어지는지를 살펴야 한다는 과제도 남는다.
소규모 단체부터 신혼여행·가족여행까지…상품 다변화 추진
피지항공은 고객 유형에 따라 상품과 요금을 다양화하는 방안도 소개했다.
간담회에서는 신혼여행객과 여러 세대가 함께하는 가족여행객 등 서로 다른 수요에 맞춰 상품을 구성하고, 관광청의 캠페인과 항공권 프로모션을 연계하는 전략이 언급됐다. 온라인 여행사와 주요 여행업계 파트너를 통한 판매도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발표된 소규모 단체 요금 정책도 여행업계가 관심을 가질 만한 부분이다. 피지항공은 일반적인 단체 예약 기준보다 적은 인원으로도 단체 요금을 신청할 수 있다고 소개했으며, 4~9명 규모의 그룹을 대상으로 한 요금 가능성을 제시했다. 다만 적용 인원과 할인 폭, 예약 조건은 출발일과 좌석 상황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실제 상품에 적용하기 전 세부 규정을 확인해야 한다.
소규모 단체 요금은 허니문과 가족여행, 친목 여행 등 인원이 많지 않은 상품을 구성할 때 활용 가능성이 있다. 다만 여행객이 체감하는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항공 운임뿐 아니라 숙박과 현지 이동, 체험 프로그램까지 포함한 총여행비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
피지관광청과 항공사, 여행사가 공동으로 시장을 분석하고 상품을 설계한다면 피지 여행의 선택지를 넓힐 수 있다. 반대로 항공편 확대와 관광 홍보가 서로 분리된 채 진행된다면 잠재 수요를 실제 예약으로 연결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관광은 피지 경제의 핵심…성장 전략은 실제 방문으로 증명해야
피지항공 관계자들은 관광산업이 피지 경제와 현지 주민의 생계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관광객의 방문은 여행객 개인의 휴가를 넘어 지역경제와 주민들의 삶에도 기여한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인식은 피지가 항공 노선과 관광 마케팅을 함께 확대하려는 배경과 맞닿아 있다. 관광 수요가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항공편 공급과 목적지 홍보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간담회에서는 국제 유가 상승과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불확실성 등 항공업계가 직면한 부담도 언급됐다. 피지항공 관계자는 피지 경제가 관광산업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며, 정부가 항공편 운항 일정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피지항공이 중국 시장을 주요 성장 기회로 보고 홍콩 노선 증편을 추진하는 것도 이러한 전략의 연장선에 있다. 다만 운항 확대가 지속 가능한 성과로 이어지려면 실제 수요와 운임 경쟁력, 항공편 운영의 안정성이 함께 확보돼야 한다.
한국 시장 공략의 관건은 ‘노선 확대’보다 ‘여행 편의성’
이번 리장 로드쇼와 미디어 간담회에서 확인된 피지의 전략은 비교적 명확하다. 피지관광청과 피지항공이 공동 마케팅을 강화하고, 홍콩 등 아시아 연결망을 확대하며, 난디를 남태평양 여행의 관문으로 육성하겠다는 것이다. 여기에 기내 서비스와 자연·액티비티 콘텐츠를 결합해 목적지의 매력을 넓히려는 구상도 더해졌다.
한국 시장에서 이 전략이 성과를 거두려면 몇 가지 과제가 남아 있다.
우선 한국 출발 여행객이 이용할 수 있는 연결편 정보를 명확하게 제공해야 한다. 경유지별 이동시간과 환승 조건, 수하물 처리, 운임 수준을 구체적으로 안내해야 소비자가 실제 여행 계획을 세울 수 있다. 항공사와 여행사 간 협력을 통해 신혼여행과 가족여행, 장기 휴양 등 여행 목적별 상품을 개발하는 것도 중요하다.
또한 피지를 해변과 리조트 중심의 휴양지로만 홍보하기보다 현지 문화와 자연 체험, 주변 남태평양 섬나라와의 연계 가능성을 함께 소개할 필요가 있다. 여행객이 피지에서 무엇을 경험할 수 있는지 구체적으로 보여줄수록 목적지 선택의 폭도 넓어질 수 있다.
피지항공은 항공편 확대와 서비스 경쟁력을 강조하고, 피지관광청은 목적지의 다양한 매력을 알리며, 여행업계는 이를 실제 예약 가능한 상품으로 완성해야 한다. 세 주체의 협력이 맞물릴 때 항공 노선 확대가 관광객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도 커진다.
피지가 남태평양 관광 허브로 도약할 수 있을지는 노선 수나 홍보 규모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여행객이 실제로 편리하게 이동하고, 합리적인 비용으로 원하는 경험을 누릴 수 있는지가 성장의 성패를 가를 핵심 기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