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취재] 천년의 서원에서 천년 고찰까지… 안동 세계유산, 낮과 밤을 걷다

-도산서원에서 퇴계의 사유를 만나고 봉정사에서 전통과 현대의 경계를 넘다 -병산서원의 건축미와 하회마을의 전통문화까지… 1박 2일로 만나는 안동 세계유산의 진면목

2026-10-19     김효설 기자
안동의 세계유산은 서로 다른 역사와 정신을 간직하면서도 한국 전통문화의 깊이를 한눈에 보여준다. 사진/김효설 기자

[트래블바이크뉴스/안동=김효설 기자] 경북 안동의 가을은 오랜 역사를 간직한 세계유산에서 시작된다. 퇴계 이황의 학문과 선비정신이 깃든 도산서원, 천년의 불교문화를 품은 봉정사, 서애 류성룡의 사유와 자연의 아름다움이 어우러진 병산서원, 그리고 낙동강을 따라 전통 공동체의 삶이 이어지는 하회마을까지. 안동의 세계유산은 서로 다른 역사와 정신을 간직하면서도 한국 전통문화의 깊이를 한눈에 보여준다.

지난 10월 9일부터 10일까지 진행된 관광전문기자 대상 특별 팸투어는 이들 유산을 1박 2일 일정으로 둘러보며 안동 문화관광의 가능성을 살펴보는 여정으로 마련됐다. 낮에는 역사와 건축, 전통문화의 가치를 살펴보고 저녁에는 공연과 야간 콘텐츠를 통해 유산의 새로운 모습을 만나는 일정이다.

‘사유의 세계유산, 통섭의 미래가치’를 주제로 열린 2026 세계유산축전 안동은 세계유산을 단순히 보고 지나가는 관광에서 벗어나, 그 안에 담긴 역사와 정신을 이해하고 현대 문화예술과 연결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실제 축전에서도 공연과 전시, 체험 프로그램을 결합해 문화유산의 활용 범위를 넓히려는 시도가 이어졌다.

이번 팸투어는 도산서원에서 출발해 봉정사에서 첫날 일정을 마무리하고, 이튿날 병산서원과 하회마을을 차례로 둘러보는 동선으로 구성됐다. 안동의 대표적인 세계유산을 하루의 시간 흐름에 따라 경험하면서 역사적 가치뿐 아니라 관광콘텐츠로서의 매력까지 살펴볼 수 있도록 진행됐다.

첫 번째 여정, 도산서원… 퇴계의 학문과 선비정신을 만나다

도산서원은 퇴계 이황의 학문과 교육철학을 이해할 수 있는 대표적인 역사 공간이다. 서원은 학문을 탐구하고 후학을 양성하며, 자연과 더불어 삶의 이치를 고민했던 조선시대 지식인들의 정신이 축적된 장소다. 사진/김효설 기자

10월 9일 정오, 안동에 도착한 팸투어단은 점심 식사를 마친 뒤 도산서원으로 향했다.

낙동강 상류의 자연경관을 배경으로 자리한 도산서원은 퇴계 이황의 학문과 교육철학을 이해할 수 있는 대표적인 역사 공간이다. 서원은 단순히 옛 선비들이 공부하던 건물이 아니다. 학문을 탐구하고 후학을 양성하며, 자연과 더불어 삶의 이치를 고민했던 조선시대 지식인들의 정신이 축적된 장소다.

도산서원의 출발점은 퇴계 이황이 직접 구상하고 지은 도산서당이다. 검소하고 절제된 공간에서 학문을 탐구했던 퇴계의 정신은 오늘날에도 서원 곳곳에 남아 있다.

퇴계 사후 문인들이 세운 강학 공간과 사당은 서원의 교육적·제향적 기능을 보여준다. 서원 앞에 펼쳐지는 낙동강의 풍경과 물 위에 자리한 시사단은 자연과 건축이 어우러진 도산서원만의 경관을 완성한다.

이번 세계유산축전은 이러한 역사적 공간에 현대적인 문화콘텐츠를 더했다.

축전 기간 도산서원에서는 퇴계 이황의 연시조를 바탕으로 한 ‘다시 부르는 도산십이곡’을 비롯해 전통 공연과 문화체험이 진행됐다. 사진/김효설 기자

축전 기간 도산서원에서는 퇴계 이황의 연시조를 바탕으로 한 ‘다시 부르는 도산십이곡’을 비롯해 전통 공연과 문화체험이 진행됐다. 어린이들이 직접 붓글씨를 써보는 프로그램도 마련돼 전통문화가 다음 세대와 만나는 기회를 제공했다.

조선시대 과거시험 문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글로벌 도산별시’ 역시 눈길을 끄는 프로그램이다. 외국인 유학생들이 참여해 한국의 유교문화와 교육 전통을 체험하도록 구성했다. 이 밖에도 음악회와 미디어극, 퇴계의 초상화를 통해 시대정신을 살펴보는 전시 등이 마련됐다.

도산서원의 매력은 화려한 볼거리보다 공간에 깃든 생각을 이해하는 데 있다.

서원에 들어서면 건물의 크기와 장식보다 공간의 배치와 주변 풍경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자연을 바라보며 학문을 닦고 자신을 돌아보았던 선비들의 삶을 떠올리게 한다.

세계유산을 찾는 여행이 단순한 사진 촬영과 관람에 그치지 않으려면 그 장소가 품은 이야기를 이해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전문 해설과 전통문화 체험을 결합한 이번 축전은 도산서원을 역사적 건축물에서 살아 있는 교육문화 공간으로 경험하도록 하는 데 의미를 뒀다.

도산서원에서의 관람을 마친 팸투어단은 이동과 저녁 식사를 거쳐 첫날 마지막 목적지인 봉정사로 향했다.

두 번째 여정, 봉정사… 천년 고찰에 울려 퍼진 현대의 선율

봉정사는 오랜 세월 한국 불교문화의 맥을 이어온 산사다. 국보인 극락전을 비롯해 대웅전과 만세루 등 전통 건축물이 어우러져 한국 목조건축과 산지 사찰의 특징을 살펴볼 수 있다. 사진/김효설 기자

첫날 저녁 일정은 천등산 자락에 자리한 봉정사에서 이어졌다.

봉정사는 오랜 세월 한국 불교문화의 맥을 이어온 산사다. 국보인 극락전을 비롯해 대웅전과 만세루 등 전통 건축물이 어우러져 한국 목조건축과 산지 사찰의 특징을 살펴볼 수 있다.

산사의 고즈넉한 분위기는 도산서원과는 또 다른 감흥을 전한다. 서원이 학문과 교육, 선비정신을 상징한다면 봉정사는 불교의 수행과 신앙, 자연 속에서 이어져 온 종교문화의 역사를 보여주는 공간이다.

특히 봉정사는 세계유산을 단순히 보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오늘날 사람들이 그 가치를 어떻게 경험하도록 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장소이기도 하다.

2026 세계유산축전 안동은 이 같은 공간에 음악과 공연을 접목했다.

축전 첫날인 10월 9일 봉정사에서는 오후 5시 30분 평화 음악회를 시작으로 전야제 행사가 열렸다. 이어 오후 7시에는 대웅전 앞마당에서 뉴진스님의 디제잉 공연이 펼쳐졌다. 사진/김효설 기자

축전 첫날인 10월 9일 봉정사에서는 오후 5시 30분 평화 음악회를 시작으로 전야제 행사가 열렸다. 이어 오후 7시에는 대웅전 앞마당에서 뉴진스님의 디제잉 공연이 펼쳐졌다.

회색 승복을 입은 뉴진스님이 무대에 오르자 천년 고찰의 밤은 전자음악과 조명, 영상이 어우러지는 공연 공간으로 바뀌었다. 대형 LED 화면과 특수효과가 더해지면서 전통 사찰의 분위기와 현대 대중문화가 만나는 이색적인 장면이 연출됐다.

이 같은 시도는 세계유산을 바라보는 방식에 변화를 주려는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

문화유산은 오랫동안 역사적 가치와 원형 보존을 중심으로 접근해 왔다. 그러나 문화유산의 의미를 다음 세대에 전달하려면 오늘날의 관람객이 관심을 갖고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콘텐츠도 필요하다.

다만 현대적 공연을 접목하는 과정에서도 장소가 지닌 고유한 성격을 존중하는 일은 중요하다. 사찰은 공연장인 동시에 지금도 신앙과 수행이 이어지는 종교 공간이기 때문이다.

봉정사의 가치를 제대로 경험하는 방법은 화려한 공연을 보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산사의 길을 천천히 걷고, 전통 건축의 구조를 살펴보며, 주변 자연과 어우러진 공간의 분위기를 느끼는 것 역시 중요한 여행 경험이다.

실제로 축전 기간 봉정사에서는 음악회와 토크 콘서트뿐 아니라 산사체험, 명상 걷기, 평화 버스킹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서로 다른 방식으로 산사의 역사와 공간적 가치를 경험하도록 한 것이다.

도산서원에서 학문과 사유의 시간을 보냈다면 봉정사에서는 불교문화와 산사의 고요함을 만나는 셈이다.

첫날 일정을 마친 팸투어단은 숙소로 이동해 휴식을 취했다. 이튿날에는 병산서원과 하회마을을 방문하며 안동 세계유산 여정을 이어갔다.

셋째 여정, 병산서원… 건축이 자연을 끌어안는 순간

병산서원은 서애 류성룡의 학문과 덕행을 기리기 위해 세워진 서원이다. 이곳의 가장 큰 매력은 건축물 자체의 아름다움뿐 아니라 건축과 자연이 하나의 풍경을 이룬다는 데 있다. 사진/김효설 기자

10월 10일 오전, 팸투어단은 병산서원으로 이동했다.

병산서원은 서애 류성룡의 학문과 덕행을 기리기 위해 세워진 서원이다. 이곳의 가장 큰 매력은 건축물 자체의 아름다움뿐 아니라 건축과 자연이 하나의 풍경을 이룬다는 데 있다.

서원 앞에는 낙동강이 흐르고 뒤편으로는 병산이 병풍처럼 펼쳐진다. 특히 만대루는 한국 전통 건축의 공간미를 대표하는 건축물로 꼽힌다.

만대루의 기둥 사이로 바라보는 강과 산은 인공적으로 꾸며낸 풍경과 다르다. 건축물이 자연을 가리지 않고 오히려 자연을 감상하는 틀이 되는 것이다. 병산서원은 주변의 산과 강을 건축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전통적인 차경의 미학을 잘 보여준다.

병산서원에서는 건물의 구조와 배치뿐 아니라 조선시대 서원이 수행했던 교육과 제향의 기능도 살펴볼 수 있다.

서원은 학문을 익히고 토론하는 공간이면서 선현을 기리는 장소였다. 자연 속에 자리한 누각과 마당, 강학 공간은 조선시대 선비들이 추구했던 학문과 수양의 정신을 드러낸다.

세계유산축전에서는 이러한 역사적 의미를 현대 관람객에게 전달하기 위해 ‘풍류 병산’과 ‘병산의 빛’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사진/김효설 기자

세계유산축전에서는 이러한 역사적 의미를 현대 관람객에게 전달하기 위해 ‘풍류 병산’과 ‘병산의 빛’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전통음악과 현대적인 공연을 결합한 풍류 프로그램은 서원이 지닌 선비문화와 풍류의 의미를 새로운 방식으로 풀어냈다. 야간 프로그램인 ‘병산의 빛’은 빛을 활용해 서원 건축과 자연의 풍경을 색다르게 경험하도록 기획됐다. 서원의 본래 기능을 체험하는 향사 프로그램과 세계유산 활용 방안을 논의하는 포럼도 마련됐다.

그러나 병산서원의 진정한 매력은 새로운 콘텐츠가 더해지기 전부터 완성돼 있다.

만대루에 서서 기둥 사이로 펼쳐지는 강과 산을 바라보면 자연이 건축의 배경이 아니라 공간의 핵심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인공적인 장식을 최소화하면서도 자연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인 건축 방식은 오늘날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문화유산에 현대적 콘텐츠를 접목하는 일은 관람객의 관심을 끌고 방문 경험을 넓힐 수 있다. 하지만 병산서원처럼 이미 자연과 건축의 조화가 뛰어난 공간에서는 무엇을 더할 것인가만큼 무엇을 지켜야 하는가도 중요하다.

세계유산의 활용은 새로운 볼거리를 만드는 데서 끝나서는 안 된다. 그 장소가 오랜 세월 지켜온 가치가 현대적 연출 속에서도 온전히 전달될 수 있어야 한다.

병산서원은 이러한 문화유산 활용의 가능성과 과제를 동시에 보여주는 공간이다.

마지막 여정, 하회마을… 과거의 유적이 아닌 오늘의 삶이 이어지는 곳

하회마을은 풍산 류씨가 대대로 살아온 전통마을이다. 기와집과 초가집, 고택과 정자, 마을을 둘러싼 강과 산이 어우러져 한국 전통마을의 공간적 특성을 보여준다. 사진/김효설 기자

팸투어의 마지막 목적지는 하회마을이었다.

낙동강이 마을을 감싸며 흐르는 물돌이동 지형에 자리한 하회마을은 풍산 류씨가 대대로 살아온 전통마을이다. 기와집과 초가집, 고택과 정자, 마을을 둘러싼 강과 산이 어우러져 한국 전통마을의 공간적 특성을 보여준다.

그러나 하회마을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점은 이곳이 단순히 과거의 모습을 보존한 유적지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하회마을에는 오랜 전통을 이어온 공동체의 삶이 남아 있다. 전통가옥과 골목길, 마을의 자연환경은 주민들의 생활과 함께 이어져 왔다. 세계유산의 가치는 건축물 몇 채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그 공간에서 살아온 사람들의 역사와 문화, 공동체의 기억에도 담겨 있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하회마을은 세계유산을 활용한 관광을 이야기할 때 더욱 세심한 접근이 필요한 장소다.

관광객에게는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공간이지만 주민에게는 일상이 이어지는 삶의 터전이기 때문이다. 방문객의 편의와 체험 기회를 확대하면서도 주민의 생활과 마을의 고유한 분위기를 존중하는 균형이 중요하다.

2026 세계유산축전 안동은 하회마을의 이러한 가치를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전달하고자 했다.

축전 기간에는 전통문화 프로그램과 선유줄불놀이를 비롯해 고택 체험, 작은 음악회, 어린이 세계유산 도슨트, 전시와 버스킹 등이 마련됐다. 마을의 역사와 문화를 어린이의 시선으로 소개하고, 관람객이 전통가옥과 생활문화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한 점도 특징이다.

세계유산 관광, 이제는 ‘얼마나 봤는가’보다 ‘무엇을 경험했는가’

2026 세계유산축전 안동은 역사적 공간에 공연과 전시, 체험을 결합하고, 낮과 밤의 프로그램을 통해 방문객이 유산을 경험하는 방식을 넓혔다. 사진/김효설 기자

이번 1박 2일 팸투어는 안동의 세계유산 네 곳이 각각 다른 역사와 문화적 특성을 지니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도산서원은 퇴계 이황의 학문과 교육철학을, 봉정사는 한국 불교의 역사와 산사의 고요함을, 병산서원은 자연과 건축이 어우러진 공간미를, 하회마을은 전통 공동체의 삶과 생활문화를 대표한다.

서로 다른 장소를 하나의 여정으로 연결하면 안동의 역사와 정신문화가 더욱 입체적으로 드러난다.

세계유산 관광의 경쟁력은 유산의 숫자나 명성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방문객이 그 장소에서 어떤 경험을 하고, 그 경험을 통해 무엇을 이해하게 되는지가 중요하다.

2026 세계유산축전 안동은 이러한 변화에 주목했다. 역사적 공간에 공연과 전시, 체험을 결합하고, 낮과 밤의 프로그램을 통해 방문객이 유산을 경험하는 방식을 넓혔다.

특히 야간 콘텐츠는 체류형 관광으로 연결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낮에 유산을 관람한 뒤 저녁에는 공연이나 야간 프로그램을 즐기고, 다음 날 다른 세계유산을 둘러보는 일정은 당일 방문 중심의 관광에서 벗어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다.

실제로 하회마을의 선유줄불놀이와 병산서원의 야간 프로그램, 봉정사의 음악회 등은 관광객의 체류 시간을 늘릴 수 있는 요소다. 다만 이러한 콘텐츠가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지려면 유산 간 이동 편의와 야간 교통, 숙박, 음식점, 전통시장 등을 연결하는 관광 기반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

문화유산을 활용한 관광의 성패는 행사 기간에 얼마나 많은 관람객을 모았는가만으로 평가하기 어렵다. 축제가 끝난 뒤에도 사람들이 다시 찾을 이유가 있는지, 지역에서 숙박하고 식사하며 지역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지, 주민의 삶과 유산의 보존이 함께 이어질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세계유산은 한 번 보고 지나가는 관광지가 아니라 여러 번 찾아도 새로운 의미를 발견할 수 있는 자산이어야 한다.

천년의 시간을 미래로 잇는 안동의 도전

2026 세계유산축전 안동을 통해서 안동의 세계유산은 서로 다른 방식으로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고 있었다. 사진/김효설 기자

1박 2일의 여정에서 만난 안동의 세계유산은 서로 다른 방식으로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고 있었다.

도산서원에서는 학문과 수양의 정신을, 봉정사에서는 천년의 불교문화와 산사의 고요함을, 병산서원에서는 자연과 건축의 조화를, 하회마을에서는 전통 공동체의 삶을 만날 수 있었다.

여기에 공연과 미디어아트, 전시와 체험이 더해지면서 세계유산을 경험하는 방식도 넓어졌다.

그러나 세계유산의 가치는 새로운 콘텐츠를 얼마나 많이 더했는가에 달려 있지 않다. 현대적 프로그램이 유산의 본래 의미를 얼마나 충실하게 전달하는지, 관광객의 관심을 유산에 대한 이해로 이어지게 하는지가 더 중요하다.

특히 세계유산을 지역관광의 핵심 자산으로 활용하려면 행사 기간에 집중되는 관심을 지속적인 방문으로 연결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네 곳의 유산을 하나의 여행 동선으로 묶고, 지역의 음식과 숙박, 전통시장, 생활문화까지 연계해야 관광객의 체류와 지역 소비를 함께 확대할 수 있다.

2026 세계유산축전 안동은 이러한 가능성을 살펴볼 수 있는 무대였다.

안동의 세계유산은 그렇게 관람하는 유산에서 경험하는 유산으로, 다시 머무르고 싶은 여행지로 나아가고 있다. 사진/김효설 기자

세계유산을 지킨다는 것은 과거의 모습을 그대로 보존하는 일인 동시에, 그 안에 담긴 정신과 가치를 오늘의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일이기도 하다.

천년의 역사가 오늘의 문화예술과 만나고, 전통의 공간이 새로운 여행 경험으로 이어지는 안동. 이곳의 세계유산은 과거에 머물러 있는 유물이 아니라 현재를 돌아보고 미래를 생각하게 하는 살아 있는 문화자산이다.

올가을 안동에서 만나는 특별한 여행의 의미도 여기에 있다. 더 많은 장소를 빠르게 둘러보는 대신 한 곳에 머물며 이야기를 듣고, 건축과 자연을 바라보며, 그 안에 담긴 사람들의 생각을 이해하는 것.

안동의 세계유산은 그렇게 관람하는 유산에서 경험하는 유산으로, 다시 머무르고 싶은 여행지로 나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