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여행] 38만㎡ 정원이 하얗게 물든다…정읍 구절초 꽃축제 10월 8일 개막
-‘머무는 가을, 구절초에 담다’…11일간 꽃·숲·음악·미식 어우러져 -박지현·김희재·김다현 등 개막공연…명사 토크쇼·족욕·꽃도시락까지 -꽃 보고 떠나는 축제에서 ‘걷고 쉬고 먹는’ 체류형 가을여행으로
[트래블바이크뉴스=김지현 기자] 가을이 깊어질수록 산과 들은 색을 바꾸지만, 전북 정읍의 가을은 하얀 구절초로 계절을 알린다.
소나무 숲 아래 펼쳐진 구절초 꽃밭을 천천히 걷고, 전망대에서 풍경을 바라보고, 음악을 들으며 잠시 쉬어간다. 출출해지면 정읍의 맛을 즐기고, 지친 발은 따뜻한 족욕으로 달랜다.
올가을 정읍에서는 ‘꽃을 보고 사진을 찍고 돌아가는 축제’에서 한발 더 나아가 꽃과 숲에서 오래 머물며 쉬는 가을여행이 펼쳐진다.
정읍시는 오는 10월 8일부터 18일까지 11일간 산내면 구절초 지방정원에서 ‘제19회 정읍 구절초 꽃축제’를 개최한다.
올해 주제는 ‘머무는 가을, 구절초에 담다’다.
38만㎡ 정원…소나무 3000그루 아래 펼쳐지는 15만㎡ 구절초
축제의 가장 큰 매력은 단연 공간이다.
약 38만㎡ 규모의 구절초 지방정원은 구절초정원과 참여정원, 물결정원, 들꽃정원, 솔숲정원 등으로 구성된다.
특히 3000여 그루의 소나무 아래 약 15만㎡에 걸쳐 구절초가 피어나면서 가을이면 정원 전체가 흰빛으로 물든다.
정원 곳곳에는 구절폭포와 생태습지, 출렁다리, 전망대가 이어진다. 단순히 한곳에 조성된 꽃밭을 보는 것이 아니라 정원을 걸으며 풍경을 따라가는 구조다.
걷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구절초 꽃열차를 이용할 수 있다. 전문 해설사가 동행하는 탐방 프로그램도 운영돼 구절초와 정원의 이야기를 들으며 둘러볼 수 있다.
박지현·김희재·김다현…10일 개막공연
꽃만 보는 축제는 아니다.
10월 10일 오후 3시부터 5시 30분까지 참여정원 잔디광장 특설무대에서는 개막공연이 열린다.
박지현과 김희재, 김다현, 신동재를 비롯해 지역 가수들이 무대에 올라 가을 축제의 분위기를 끌어올린다.
축제 기간에는 솔숲 꽃밭에서 ‘꽃밭음악회’가 이어지고 통기타 거리공연과 중앙광장 공연도 마련된다.
11일에는 국가무형유산 전통줄타기인 ‘판줄’과 행진 악단 공연이 펼쳐지며, 17일에는 역동적인 태권도 시범공연이 관람객을 맞는다.
꽃밭 사이에서 음악을 듣고, 숲길을 걷다가 공연을 만나는 방식이다.
올해는 ‘힐링’ 더했다…명사 토크쇼부터 족욕까지
올해 축제에서 눈에 띄는 변화는 치유와 체험 프로그램이다.
9일 말자쇼의 개그맨 김영희를 시작으로 11일 한의사 김오곤, 17일 개그맨 안윤상, 18일 시인 나태주가 명사 토크콘서트에 참여한다.
꽃을 보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이야기를 듣고 자신의 일상을 돌아보는 시간으로 프로그램의 폭을 넓혔다.
정원에서는 반려식물 관리법 상담과 반려화분 만들기, 오감 만족 나무놀이 등도 체험할 수 있다.
걷다 지친 여행객을 위한 구절초 온수 족욕도 마련된다.
건강한 지역 먹거리와 연결한 체험도 있다. 꽃도시락과 꽃떡을 직접 만들어보고, 아이들은 과자를 활용해 구절초 캐릭터 ‘단이’와 ‘초이’를 꾸미는 ‘구절초 꼴라주’에 참여할 수 있다.
출렁다리와 공중 하강 체험시설인 짚와이어도 운영돼 정적인 꽃축제에 활동적인 즐거움을 더한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좋다”…꽃멍·정원멍
이번 축제에서 가장 여행다운 공간은 오히려 ‘쉼’이다.
소나무 숲과 잔디광장에는 ‘꽃멍·정원멍’ 쉼터가 마련된다.
꽃을 배경으로 앉아 잠시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이다.
최근 여행의 흐름이 유명 관광지를 빠르게 돌아보는 방식에서 한 장소에 머물며 자연과 지역문화를 천천히 경험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는 점에서 정읍 구절초 꽃축제가 내세운 ‘머무는 가을’이라는 주제와도 맞닿는다.
꽃만큼 기대되는 정읍의 맛
정원에서 오래 머물다 보면 자연스럽게 지역 음식으로 발길이 향한다.
축제장에서는 정읍산 한우와 구절초 두부, 산채비빔밥, 다슬기탕등 지역의 식재료와 음식을 맛볼 수 있다.
꽃과 숲을 보고 지역의 음식을 맛보는 여행 동선을 축제장 안에서 자연스럽게 연결한 셈이다.
특히 입장권에 포함된 상품권을 정읍 시내 쌍화차거리 찻집에서도 사용할 수 있어 축제장과 지역 상권을 함께 둘러볼 수 있도록 했다.
노약자도 편하게…전기차 2대 순환 운행
정읍시는 축제장을 찾는 방문객의 편의와 안전에도 신경을 썼다.
주요 산책로의 턱을 없애고 완만한 전망용 나무길을 늘렸으며, 노약자 등 거동이 불편한 관람객을 위해 주요 구간에 소형 전기차 2대를 순환 운행한다.
축제장에는 총 2350대 규모의 주차장을 확보했다.
산내면 소재지와 축제장을 연결하는 무료 순환버스도 운행한다. 운행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다.
정읍시는 자연 속에서 축제를 즐기는 만큼 환경과 안전 관리에도 힘을 쏟는다.
식당 부스에 다회용기를 도입해 일회용품을 줄이고, 바가지요금 근절과 철저한 안전관리를 포함한 ‘3대 안심 과제’를 추진한다.
입장료 7000원…4000원 정원사랑상품권 제공
성인 입장료는 7000원이다.
입장권을 구매하면 축제장과 정읍 시내 쌍화차거리 찻집 등에서 사용할 수 있는 4000원 상당의 정원사랑상품권을 받을 수 있다.
정읍시민과 국가유공자, 장애인 등은 증빙자료를 제시하면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전북사랑도민증 소지자와 자매·우호도시 주민은 특별할인 요금이 적용되며, 납부한 금액 전부를 상품권으로 돌려받는다.
입장권 판매시간은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다.
“꽃과 숲에서 천천히 걷고 쉬는 축제로”
이학수 정읍시장은 “꽃과 숲에서 천천히 걷고 쉬며 정읍의 맛과 문화를 함께 즐길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올해 정읍 구절초 꽃축제가 보여주는 방향은 분명하다.
꽃이 피었다는 사실만으로 관광객을 불러 모으는 축제가 아니라 꽃을 보고, 숲을 걷고, 음악을 듣고, 음식을 맛보고, 체험하고, 쉬면서 하루를 보내게 하는 축제다.
10월의 정읍은 하얀 구절초만으로 기억되지 않을지도 모른다.
소나무 숲 사이로 이어지는 꽃길, 잠시 멈춰 바라보는 정원, 따뜻한 족욕, 지역의 맛과 음악까지.
올가을 정읍에서 필요한 것은 빠른 발걸음보다 조금 천천히 걷는 여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