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한강버스 1년, 60만 명 탔다…2035년 ‘15분 간격·24척’ 수상교통망 만든다

-서울시, 한강버스 미래비전 포럼 개최…“교통 넘어 경험·관광·경제 잇는 플랫폼으로 -”2030년 선착장 12곳·선박 18척, 2035년 15곳·24척으로 확대…2028년 운영수지 흑자 전환 목표 -요금 인상·기상 악화·선착장 접근성·수익모델 등 현장 과제도 제기

2026-09-28     김효설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은 한강버스에 대해 “시민의 이동을 담당하는 교통수단이면서 동시에 한강과 서울 곳곳을 연결하고 새로운 도시 경험과 경제적 가치를 만들어가는 다기능 플랫폼”이라는 방향을 제시했다. 사진/김효설 기자

[트래블바이크뉴스=김효설 기자] 한강버스가 운항 1년 만에 누적 이용객 60만 명을 넘어섰다. 서울시는 이제 한강버스를 단순한 수상교통수단에 머물게 하지 않고, 대중교통과 관광·여가, 한강의 공간과 서울의 주요 경제거점을 연결하는 ‘특화 복합교통’으로 키우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지난 17일 서울에서 열린 ‘2026 한강버스 미래비전 포럼’에서는 한강버스의 지난 1년을 돌아보는 동시에 2035년까지 선착장과 선박을 확대하고 배차 간격을 줄이는 중장기 로드맵이 제시됐다. 

한강버스는 지난해 9월 18일 정식 운항을 시작했다. 9월 13일 기준 누적 탑승객은 60만 명을 넘어섰으며, 서울시는 한강버스가 서울의 새로운 수상교통 축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행사 진행에서는 한강버스가 마곡에서 잠실까지 한강을 따라 8개 선착장을 연결하며 새로운 이동공간을 만들었고, 1년간의 성과와 향후 발전 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이번 포럼이 마련됐다고 소개됐다. 

“한강을 바라보는 공간에서, 이동하는 공간으로”

서울시는 17일 한강버스 운항 1주년을 맞아 ‘한강버스 미래 비전 포럼’을 열고 지난 1년의 운영 성과와 향후 10년의 발전 방향을 제시했다. 오세훈 시장. 사진/김효설 기자

이날 가장 주목된 것은 한강버스의 정체성을 둘러싼 서울시의 시각 변화였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축사를 통해 한강버스를 시민의 이동을 담당하는 교통수단인 동시에 한강과 서울 곳곳을 연결하고 새로운 도시 경험과 경제적 가치를 만들어가는 다기능 플랫폼으로 규정했다. 

버스와 지하철이 목적지까지 빠르고 편리하게 이동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면 한강버스는 이동 과정에서 한강의 풍경과 서울의 야경, 한강공원 주변 문화·관광 콘텐츠를 함께 경험할 수있다는 설명이다. 

서울시가 공개한 자료에서도 한강버스를 대중교통과 관광 요소가 결합된 ‘특화 복합교통’으로 설명하고 있다. 올해 3월 이후 사고율 0%, 정시성 99.3%, 이용 만족도 97.3% 등의 지표도 제시됐다. 

즉 한강버스의 경쟁력을 단순히 ‘얼마나 빨리 목적지에 도착하느냐’로만 판단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한강이라는 거대한 수변 공간 자체를 이동과 경험의 공간으로 바꾸는 것이 서울시가 그리고 있는 한강버스의 미래다. 

2030년 12개 선착장·18척…2035년 15개·24척

박진영 서울시 미래한강본부장은 한강은 이제 단순한 휴식 공간을 넘어 문화·스포츠·레저·캠핑·축제 등이 펼쳐지는 복합 공간으로 변하고 있으며, 한강공원 이용객 역시 2020년 약 5,600만 명에서 2025년 약 8,700만 명까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사진/김효설 기자

박진영 서울시 미래한강본부장은 기조발제에서 한강버스의 향후 10년을 도입-성장-안착의 3단계로 나눴다.  

1단계는 ‘믿고 탈 수 있는 한강버스’를 만드는 도입 단계다. 안전성과 정시성, 이용 만족도를 높여 수상교통의 기본 신뢰를 확보하는 것이 핵심이다. 

2단계인 2030년까지는 연결과 확대에 초점을 맞춘다.  

현재 8개인 선착장을 반포·흑석·응봉·선유도 등 4곳을 추가해 12개소로 확대하

고, 기존 환승거점과 여의도·옥수·마곡 선착장도 증축한다는 계획이다. 선박은 현재 12척에서 18척으로 늘리고 운항 횟수를 확대해 배차 간격을 30분 이내로 줄이는 방안이 제시됐다. 

여기에 수요에 따라 횡단노선과 주요 거점 간 직결노선 등 다양한 운항방식도 검토한다. 

3단계인 2035년에는 한강버스를 시민의 일상적인 선택지가 되는 ‘필수 대중교통’으로 안착시킨다는 구상이다. 

선착장은 용산·방산·한남 등을 추가해 최종 15개소로 확대하고, 선박은 24척 수준까지 늘린다. 배차 간격 역시 15~20분 수준까지 줄인다는 목표다.

서울시는 이를 통해 선박과 선착장, 접근교통, 운항 시스템을 하나로 연결하는 수상교통망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배를 늘리는 것보다 쉽게 타게 만드는 것이 중요”

서울시가 제시한 한강버스의 정체성은 ‘교통과 경험이 결합된 특화·복합 교통’이다. 사진/김효설 기자

한강버스 확대의 핵심은 단순히 선착장과 선박 숫자를 늘리는 데 있지 않다.

선착장까지 어떻게 접근할 것인지, 지하철과 시내버스에서 어떻게 갈아탈 것인지가 실제 이용률을 좌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선착장 연계 버스를 확대하고 실시간 운항정보와 예약·결제, 혼잡도 안내 등을 고도화하는 한편 좌석 예약과 자동 승선신고 시스템도 검토하고 있다.

서울시는 이미 한강버스 도입 단계부터 선착장 주변 버스노선과 따릉이, 셔틀버스 등을 연계하는 방식으로 접근성을 높여왔다. 

질의응답에서도 이 문제가 집중적으로 제기됐다.

특히 한강변을 따라 조성된 자동차전용도로 등으로 인해 한강공원과 주거·도시지역이 물리적으로 분리돼 있는 만큼 선착장 접근성을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서울시는 현재도 지하철역과 가까운 여의도·옥수·뚝섬 등을 중심으로 연계하고 있으며, 차량 진입이 가능한 나들목에는 시내버스를 선착장 가까이 연결하고 보행자 중심 나들목에는 정류장을 앞쪽에 설치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지하철과 경쟁하지 않는다’…146명 수송력의 한계는?

서울시는 한강버스 발전 계획을 크게 도입·성장·안착의 3단계 로드맵으로 제시했다. 사진/김효설 기자

한강버스의 수송 경쟁력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실제 이용객 입장에서 지하철과 비교하면 한 번에 실어 나를 수 있는 승객 규모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한강버스가 지하철과 속도나 수송량을 놓고 경쟁하는 교통수단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한강버스만의 수요층을 확보하고 한강공원 이용객과 한강 주변 상주인구 등을 기반으로 수요를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서울시는 한강버스의 역할을 ‘기존 교통수단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시민에게 또 하나의 이동 선택지를 제공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 한강버스의 성패는 지하철과 같은 대량수송 수단이 될 수 있느냐보다 한강이라는 공간에 특화된 수요를 얼마나 지속적으로 만들어낼 수 있느냐에 달려 있는 셈이다.

수익성 확보가 관건…“2028년 흑자 전환 목표”

한상균 한강버스 대표이사는 이날 “연간 150만 명 이상의 고객 그리고 안정적 수익 구조 위에 지속 가능한 경영 체제를 구축하는 것”을 앞으로 증명해야 할 과제로 제시했다. 사진/김효설 기자

한강버스의 미래 청사진에서 가장 현실적인 과제로 꼽힌 것은 역시 재무구조다.

질의응답에서는 지난해 영업손실과 올해 실적, 향후 수익성 개선방안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서울시는 한강버스가 현재는 시설과 운영에 투자하는 단계인 만큼 장기적인 관점에서 재무적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해외 수상교통과 달리 선착장을 단순 승·하차 시설로만 활용하지 않고, 부대사업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를 구축한다는 전략을 제시했다.

기조발제에서는 시기별 차등요금, 유상예약제, 선박의 비운항 기간 활용, 네이밍 라이츠와 선착장 부대사업 등 다양한 수익모델을 검토하고, 이를 통해 2028년 운영수지 흑자 전환을 목표로 제시했다.

한상균 한강버스 대표이사 역시 연간 150만 명 이상의 고객을 확보하고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만드는 것이 향후 핵심 과제라고 밝혔다. 

서울시가 2026년 8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한강버스는 11개월 만에 누적 탑승객 50만 명을 넘어섰으며, 탑승객 만족도는 97%로 집계됐다. 

다만 이용객 증가가 곧바로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선박과 선착장 확대에는 지속적인 투자비가 필요하고, 기상에 따른 운항 차질도 수상교통의 구조적인 변수이기 때문이다.

비·홍수·결빙…“연간 기상 결항 20일 정도 예상”

서울시는 연간 기상으로 인한 결항을 약 20일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한강버스가 육상 대중교통과 달리 안고 가야 할 구조적인 변수다. 사진/김효설 기자

기상 조건에 따른 운항 안정성도 현장에서 중요한 질문으로 떠올랐다.

비가 많이 내리는 여름철이나 한강이 얼어붙는 겨울철 운항에 대한 질문에 서울시는 풍수해 가능성이 높은 경우 운항 중단을 원칙으로 하되, 결빙 정도에 따라 수로를 정비하면서 운항하는 방안을 설명했다.

기조발제에서도 수상교통은 육상교통보다 기상 조건에 민감하다는 점이 전제됐다.

서울시는 연간 기상으로 인한 결항일을 약 20일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한강버스가 육상 대중교통과 달리 안고 가야 할 구조적인 변수다. 따라서 향후 이용객을 늘릴수록 ‘정시성’뿐 아니라 기상 악화 때의 대체교통과 승객 안내 체계까지 함께 구축해야 하는 과제가 남는다.

주말 요금 5천~1만원 검토…내년 4월 결정 전망

서울시는 현재 5,000원에서 1만원 사이의 주말·공휴일 요금 방안을 연구 중이며, 9월 말 공청회 등을 거쳐 내년 4월께 최종 결정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사진/김효설 기자

요금 문제도 뜨거운 관심사였다.

현재 기본요금은 3,000원. 서울시는 주말과 공휴일의 관광·여가 수요가 상대적으로 많은 점을 고려해 수익자 부담을 조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질의응답에서 서울시는 현재 5,000원에서 1만원 사이의 주말·공휴일 요금 방안을 연구 중이며, 9월 말 공청회 등을 거쳐 내년 4월께 최종 결정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요금 인상은 수익성 개선에는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지만, 한강버스가 시민들의 일상적인 대중교통으로 자리 잡으려면 이용자 부담과 서비스 개선 사이의 균형도 중요한 과제가 될 전망이다.

“사람을 실어 나르는 물길에서 서울 경제의 길로”

서울시가 한강버스에 기대하는 역할은 교통에서 끝나지 않는다. 사진/김효설 기자

서울시가 한강버스에 기대하는 역할은 교통에서 끝나지 않는다.

박진영 본부장은 기조발제에서 마곡 R&D 산업거점에서 여의도 금융업무지구, 용산, 성수, 잠실 등 서울의 주요 성장거점을 한강이라는 물길로 연결하는 구상을 제시했다.

사람이 이동하면 소비가 일어나고, 사람이 모이면 문화와 관광이 만들어진다. 한강버스가 서울의 주요 생활권과 경제거점을 연결하면서 새로운 경제활동을 만들어내는 플랫폼이 될 수 있다는 논리다.

오세훈 시장 역시 한강버스가 단순히 사람을 실어 나르는 물길을 넘어 서울의 주요 경제거점을 연결하는 ‘경제의 길’로 성장해야 한다는 구상을 밝혔다. 

한강버스의 미래를 단순히 배 몇 척을 더 띄우는 사업으로 볼 수 없는 이유다.

한강버스의 진짜 시험대는 ‘두 번째 탑승’이다

한강버스는 지난 1년 동안 분명 새로운 길을 열었다. 서울시는 60만 명이라는 누적 이용객과 높은 만족도를 기반으로 다음 단계의 확장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김효설 기자

한강버스는 지난 1년 동안 분명 새로운 길을 열었다. 서울시는 60만 명이라는 누적 이용객과 높은 만족도를 기반으로 다음 단계의 확장을 준비하고 있다. 서울시 공식 자료에서도 전 구간 운항 재개 이후 이용객이 크게 늘었고, 이용자의 재이용 의사와 추천 의사 역시 높게 나타났다. 

그러나 앞으로의 1년은 지난 1년과 달라야 한다.

처음 한 번 타보는 ‘새로운 경험’에서 그치지 않고, 출퇴근이나 여가·관광을 위해 다시 찾는 교통수단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선착장 확대와 선박 증편뿐 아니라 접근성, 정시성, 기상 대응, 요금, 수익성, 선내 경험까지 함께 개선돼야 한다.

한상균 대표가 포럼에서 “부족한 점을 정확하게 짚어주고 운용과 투자의 현실적인 과제까지 가감 없이 논의해 달라”고 당부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한강버스의 첫 1년이 ‘가능성을 확인한 시간’이었다면, 앞으로의 10년은 그 가능성을 서울 시민의 일상과 도시경제 속에 실제로 정착시키는 시간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