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회] “방치 킥보드 이제 관리한다”…노성철 서울시의원, 지정주차구역·사업자 관리 강화 조례 통과

-서울 24개 자치구 485개소 개인형 이동장치 주차구역…설치·운영 법적 근거 마련 -무단방치 신고·수거시간·안전사고·시민만족도 등 사업자 관리실태 평가 가능 -노성철 의원 “킥보드 편리함이 시민 보행권·안전 침해해서는 안 돼”

2026-09-14     김효설 기자
서울특별시의회 노성철 의원(더불어민주당)이 대표발의한 「서울특별시 개인형 이동장치 이용안전 증진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이 지난 11일 열린 제339회 임시회 제3차 본회의를 통과했다. 사진/서울시의회

[트래블바이크뉴스=김효설 기자] 서울 도심 곳곳에 방치된 전동킥보드 등 개인형 이동장치(PM)로 인한 보행 불편과 안전사고 우려가 계속되는 가운데, 지정주차구역 설치부터 대여사업자 관리실태 평가까지 포함한 제도적 관리체계가 마련됐다.

서울특별시의회 노성철 의원(더불어민주당·동작3)이 대표발의한 「서울특별시 개인형 이동장치 이용안전 증진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이 지난 11일 열린 제339회 임시회 제3차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번 개정안은 보행공간에 무분별하게 방치되는 개인형 이동장치로 인한 통행 불편과 안전사고를 줄이는 동시에 대여사업자의 관리책임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주차할 곳’부터 제도화…서울 24개 자치구 485개소 운영

이번 개정의 가장 큰 변화는 그동안 조례에 명확하게 규정되지 않았던 개인형 이동장치 지정주차구역의 설치·운영 근거를 명문화한 것이다.

서울시는 현재 24개 자치구 485개소에서 개인형 이동장치 주차구역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주차구역이 설치돼 있더라도 이용자들이 실제로 이를 이용하도록 유도하고, 무단방치 문제까지 연계해 관리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은 충분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있어 왔다.

개정 조례에 따라 서울시장은 개인형 이동장치의 질서 있는 이용과 보행자의 안전한 통행을 위해 지정주차구역을 설치·운영할 수 있게 된다.

특히 구청장과 서울경찰청 등 관계기관과 협의해 개인형 이동장치 이용이 많거나 주·정차 질서 확립이 필요한 장소를 중심으로 지정주차구역 설치를 우선 추진할 수 있도록 했다.

단순히 주차구역 숫자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지역별 이용량과 보행환경을 고려해 필요한 곳에 주차공간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사업자 책임도 강화…“알아서 치우세요”에서 벗어난다

이번 개정안은 이용자뿐 아니라 개인형 이동장치를 대여하는 사업자의 책임도 한층 구체화했다.

서울시장은 대여사업자에게 지정주차구역 이용 활성화에 필요한 이용자 안내와 기술적 조치를 권고할 수 있다.

대여사업자의 준수사항에도 방치된 개인형 이동장치의 이동·수거, 시민 신고에 대한 조치, 이용자의 주·정차 질서 준수사항 안내 등이 추가됐다.

이는 개인형 이동장치가 도로와 보도 등에 방치됐을 때 단순히 이용자에게만 책임을 묻는 것이 아니라 대여사업자가 서비스 운영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관리하도록 유도하는 장치다.

특히 공유형 킥보드가 스마트폰 앱 하나로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만큼, 사업자가 이용자의 반납 행태를 관리하고 방치된 기기를 신속하게 회수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는 요구가 반영됐다.

상습 방치지역까지 관리계획에 반영

무단방치에 대한 대응체계도 구체화된다.

서울시 개인형 이동장치 이용안전계획과 실태조사에 무단방치 방지·관리 및 상습·집중 방치지역에 관한 사항을 반영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시장이 구청장과 신고 접수 현황, 이동·수거 현황 등 관리에 필요한 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근거를 마련했다.

무단으로 방치된 개인형 이동장치가 보행자의 안전이나 통행에 지장을 주는 경우에는 대여사업자에게 신속한 이동·조치를 요청할 수도 있다.

그동안 민원이 발생한 이후 개별적으로 처리하는 방식이었다면 앞으로는 어디에서 반복적으로 방치가 발생하는지 파악하고, 해당 지역을 집중 관리하는 방식​으로 정책을 전환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셈이다.

“사업자 관리실태 평가하고 결과도 공개”

이번 조례 개정에서 눈여겨볼 부분은 대여사업자의 관리실태를 평가할 수 있는 근거까지 마련했다는 점이다.

서울시장은 ▲무단방치 관련 민원 ▲이동·수거 소요시간 ▲안전사고 발생 현황 ▲시민 만족도 등을 바탕으로 대여사업자의 관리실태를 평가할 수 있다.

평가 결과는 공개하거나 관련 정책에 활용할 수 있으며, 관리실태가 미흡한 사업자에 대해서는 필요한 개선을 권고할 수 있도록 했다.

즉, 개인형 이동장치를 얼마나 많이 운영하느냐만이 아니라 얼마나 안전하게 관리하느냐를 사업자 평가의 기준으로 삼을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이와 함께 무단방치 예방과 안전관리를 위해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한 관리시스템을 구축·운영할 수 있는 근거도 신설됐다.

‘주차구역+기술+사업자 평가’로 관리체계 전환

이번 조례 개정은 개인형 이동장치 문제를 단순한 불법 주·정차 단속 차원이 아니라 도시교통과 보행환경 관리의 문제로 접근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주차할 공간을 확보하고, 이용자에게 올바른 반납을 안내하며, 방치된 기기를 사업자가 신속하게 회수하고, 사업자의 관리 수준까지 평가하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특히 서울시가 이미 24개 자치구에서 485개소의 주차구역을 운영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는 주차구역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배치하고 실제 이용률을 높이느냐가 또 다른 과제가 될 전망이다.

주차구역이 이용자가 접근하기 어려운 곳에 설치되거나 실제 이동 동선과 맞지 않을 경우 지정주차제 자체가 유명무실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향후 서울시와 자치구가 이용자 이동패턴과 민원·사고 데이터를 분석해 주차구역을 지속적으로 조정하는 것이 제도의 실효성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노성철 “킥보드 편리함보다 시민 보행권이 우선”

노성철 의원은 지정주차구역을 개인형 이동장치 이용자의 편의와 보행자의 안전을 함께 확보하기 위한 기본적인 안전장치로 규정했다.

노 의원은 “지정주차구역은 개인형 이동장치 이용자의 편의를 보장하면서 무분별한 방치로 인한 보행 불편을 줄일 수 있는 기본적인 안전장치”라며 “이번 조례 개정으로 지역별 이용 수요와 보행환경에 맞춰 지정주차구역을 확대할 수 있는 제도적 토대가 마련됐다”고 밝혔다.

이어 “개인형 이동장치의 편리함이 시민의 안전과 보행권을 침해해서는 안 된다”며 “서울시가 자치구 및 관계 기관과 적극적으로 협의해 필요한 장소에 지정주차구역을 확충하고,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안전한 보행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동킥보드와 전기자전거 등 개인형 이동수단은 이미 서울의 일상적인 이동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문제는 이동수단이 늘어난 만큼 도시의 보행공간을 어떻게 함께 지킬 것인가다.

이번 조례 개정이 실효성을 갖기 위해서는 주차구역 확대에 그치지 않고 사업자의 수거 책임, 이용자 준수사항, 상습 방치지역 관리, 데이터 기반 평가까지 실제 현장에서 작동하도록 하는 후속 조치가 중요하다.

편리한 이동수단을 도시에서 퇴출하는 것이 아니라 보행자와 이용자가 함께 안전할 수 있는 이용질서를 만드는 것이 앞으로 서울시가 풀어야 할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