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회] 이병도 서울시의회 운영위원장 “견제보다 견인…AI·소통으로 시민에게 더 가까운 의회 만들 것”
-“의정활동 지원에 AI·AX 적극 활용…공식 출입기자단·인사청문회 강화도 검토” -해외연수 투명성 높이고, 사무처 인사 적체 해소…청년정책은 ‘세분화·맞춤형’으로
[트래블바이크뉴스=김효설 기자] 서울시의회가 제12대 의회 출범과 함께 의정활동 지원체계와 의회 운영 방식의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이병도 서울시의회 운영위원장은 최근 인터뷰에서 ▲AI·AX를 활용한 의정지원 강화, ▲시민과의 소통 확대, ▲해외연수 투명성 강화, ▲사무처 인사제도 개선, ▲의회 홍보체계 점검, ▲공식 출입기자단 구성 검토, ▲인사청문회 강화 등을 주요 과제로 꼽았다.
특히 이 위원장은 서울시 집행부에 대한 의회의 역할을 단순한 ‘견제’에만 두지 않고, 시민에게 필요한 정책이라면 방향을 바로잡아 제대로 추진하도록 이끄는 ‘견인’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가 바라보는 제12대 서울시의회의 운영 방향은 힘으로 막는 의회가 아니라, 정책과 논리로 시민의 공감을 얻고 서울시정을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끄는 의회에 가깝다.
“1인 1정책지원관 한계, AI·AX로 보완”
이병도 운영위원장이 가장 먼저 강조한 것은 의원들의 부족한 의정지원 역량을 보완하기 위한 AI 활용이다.
현재 서울시의원들은 지역 행사와 민원, 의정활동을 동시에 수행해야 하는 만큼 충분한 정책지원이 필요하다. 이 위원장은 오래전부터 의원 1명당 1명의 정책지원관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해왔지만, 정책지원관 확대는 서울시의회만의 결정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라고 설명했다.
행정안전부를 비롯한 관계 기관과 국민적 합의 등이 필요한 만큼 현실적인 제약이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하는 것이 AI와 AX다.
이 위원장은 의원뿐 아니라 의원을 지원하는 정책지원관과 상임위원회 조사관들도 AI를 활용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다면 의정활동의 부족한 부분을 상당 부분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필요한 자료를 빠르게 검색하고 분류·정리하는 작업에서 AI가 상당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서울시의회에서는 AI 관련 용역도 진행하고 있다. 이 위원장은 해당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결과가 나오면 후속 작업을 통해 의원과 지원인력 모두가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는 단순히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는 차원을 넘어, 의정활동의 속도와 정확성을 높이는 ‘AI 기반 의정지원 시스템’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은다.
운영위원회의 핵심은 ‘견제’보다 ‘소통’
서울시의회 운영위원회는 다른 상임위원회와 성격이 조금 다르다.
의회사무처는 물론 서울시 집행부의 주요 정무 지원 조직과도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이다.
이병도 위원장은 운영위원회의 가장 중요한 역할로 ‘소통’을 꼽았다.
그는 다른 상임위원회가 견제와 감시 기능을 강하게 수행한다면 운영위원회는 의회와 사무처, 정무라인 사이에서 필요한 부분을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해결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운영위는 결국 소통이다”라는 그의 표현처럼, 의회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거나 문제가 잘 풀리지 않을 때 대화를 통해 해결책을 찾는 것이 운영위원회의 중요한 역할이라는 것이다.
이는 서울시의회 운영을 둘러싼 갈등을 줄이고, 의회 내부의 다양한 목소리를 하나로 모으기 위한 운영 철학으로 읽힌다.
해외연수 “외유 아닌 배움…예산과 결과 투명하게 공개”
지방의회 해외연수는 오랫동안 논란의 대상이었다.
서울시의회 역시 최근 해외출장과 관련한 기준을 강화했다. 이병도 위원장은 이번 조례 개정 과정에서 국민권익위원회와 행정안전부의 표준안을 기준으로 삼았다고 밝혔다.
핵심은 분명했다. 제대로 가고, 제대로 배우자는 것.
해외연수를 무조건 부정적으로 볼 것이 아니라 실제 정책과 행정 현장을 배우는 기회로 활용하되, 정해진 예산 범위 안에서 투명하게 집행하고 귀국 후에는 의정활동과 정책에 활용할 수 있도록 결과를 공유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특히 임기 종료 1년 전에는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해외출장을 제한하고, 출장 심사위원회 구성에 시민 의견을 반영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항공료 등 예산 집행 과정의 투명성도 높이겠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출장 후 결과보고 역시 제대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외연수를 둘러싼 시민들의 시선이 어느 때보다 엄격해진 상황에서 ‘가느냐, 가지 않느냐’보다 ‘왜 가며 무엇을 배우고 어떻게 시민에게 돌려줄 것인가’가 중요하다는 의미다.
서울시의회 홍보, “시민과 소통하는 방식으로 바꿔야”
이병도 위원장은 의회 홍보의 개념도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에게 홍보는 단순히 의회의 활동을 알리는 업무가 아니다.
시민과 소통하는 과정이다.
시의원들이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시민들이 알게 되면 의정활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이는 의원들이 더욱 열심히 일할 수 있는 동력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홍보체계를 한꺼번에 전면 개편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지만 새로운 미디어 채널을 적극 활용하고, 의원 개인이 운영하는 SNS나 보도자료 작성 등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한 의회가 제작하는 각종 프로그램도 시대 변화와 시민들의 관심에 맞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의회 공식 출입기자단, 타 시·도의회 사례 살펴보겠다”
인터뷰 과정에서는 서울시의회의 언론 홍보와 출입기자단 문제도 주요 현안으로 제기됐다.
기자들은 서울시의회가 지방자치법 개정 이후 기관으로서의 역할과 위상이 강화됐지만, 공식적인 출입기자단 운영체계는 아직 충분하지 않다는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대해 이병도 위원장은 타 시·도의회 조례와 운영 사례를 살펴보고 서울시의회 사무처와 의원들의 의견을 종합해 가능한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출입기자단 문제를 특정 언론사를 인정하거나 배제하는 문제로 접근하기보다는 실제 의회 출입 기록과 기사 생산 등 객관적인 기준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서울시의회가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공식적인 취재 지원체계를 마련할지 주목되는 대목이다.
청년정책 “19~39세 하나로 묶지 말고 더 세분화해야”
청년정책에 대해서는 보다 구체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현재 ‘청년’이라는 하나의 범주에 지나치게 많은 대상이 포함돼 있다고 지적했다.
19세와 29세, 30대 후반의 청년들이 처한 현실과 고민은 다를 수밖에 없는 만큼 연령과 직업, 생활환경에 따라 정책을 세분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정책의 현장성을 강조했다.
어린이집 원장이나 복지기관장뿐 아니라 실제 현장에서 일하는 어린이집 교사, 사회복지사 등 20~30대 종사자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는 것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청년정책을 단순한 ‘청년지원’이라는 이름으로 묶기보다 각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청년들의 구체적인 어려움을 듣고 맞춤형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국 ‘청년정책의 세분화와 마이크로 타기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오세훈 시정에 “견제보다 견인…좋은 정책은 적극 지원”
오세훈 서울시장의 주요 정책에 대한 서울시의회의 역할을 묻는 질문에는 ‘견인’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이 위원장은 다수당의 힘으로 예산을 무조건 삭감하거나 조례를 막는 방식은 시민들의 공감을 얻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대신 정확한 정책 분석을 바탕으로 시민들에게 설명하고 설득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가 대표적으로 언급한 사업이 한강버스다.
한강버스 사업 자체를 무조건 막는 것이 아니라 관광과 교통 가운데 어떤 목적에 더 적합한지,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는 만큼 어떤 명분과 효과가 있는지를 따져 방향을 조정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즉, 서울시가 추진하는 정책 가운데 시민에게 필요한 정책이라면 적극 지원하되, 문제가 있다면 전면 부정하는 대신 시민에게 더 필요한 방향으로 ‘견인’하는 것이 의회의 역할이라는 것이다.
이 같은 관점은 집행부와 의회의 관계를 단순한 대립구도가 아닌 ‘견제와 협력, 그리고 정책 조정’의 관계로 바라보는 시각이다.
“의회 역량은 사무처에서 나온다”…429명 인사제도 개선 필요
운영위원장으로서 가장 시급하게 느낀 문제로는 서울시의회 사무처 인사를 꼽았다.
서울시의회 사무처 정원은 429명으로, 이 조직이 의원들의 의정활동을 뒷받침하는 만큼 적절한 인사와 조직 구성원의 사기가 의회의 전체적인 역량과 직결된다는 것이다.
이 위원장은 적절하지 않은 인사가 이뤄질 경우 조직 구성원들이 이를 지켜보면서 사기가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지방의회 인사권 독립 이후 나타난 승진 적체 문제도 언급했다.
인사권 독립으로 일부 직급에서는 승진이 빨라졌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4급 이상 직급에서 승진할 수 있는 자리가 제한돼 오히려 조직 내부에 인사 적체가 발생하는 구조적인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그 대안으로 서울시와의 인사 교류나 다른 지방의회와의 교류 등 제도적 개선 가능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인사청문회 “대상 확대하고 역할도 강화해야”
서울시 산하기관 인사청문회 역시 개선 대상으로 꼽았다.
현재 서울시의회 인사청문회는 협약에 따라 시장에게 요청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법적 구속력이 없고, 대상 기관도 제한적이라는 것이 이 위원장의 설명이다.
그는 인사청문회 대상 기관을 확대할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지방의회의 사례를 살펴보고, 서울시의회 역시 실질적인 인사검증 기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인사청문회가 단순한 의견 제시에 머무르지 않고 실질적인 검증 장치로 기능할 수 있도록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제12대 첫 행정사무감사, “이전과는 달라질 것”
제12대 서울시의회의 첫 행정사무감사에 대해서는 이전과 상당히 다른 모습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유는 의회 내 정치적 구도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이 위원장은 이전에는 소수 야당으로서 행정사무감사에서 문제를 지적하더라도 실제 예산 심의 과정에서 이를 바로 반영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지만, 현재는 다수당인 만큼 타당성이 있는 지적이라면 관련 예산 심의와 연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의회의 힘이 커진 만큼 내부 제보나 정책 관련 정보도 이전보다 많이 들어올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결국 행정사무감사의 핵심은 ‘얼마나 강하게 지적하느냐’가 아니라 정확한 자료와 근거를 가지고 문제를 찾아내고, 그 결과를 예산과 정책에 어떻게 반영하느냐에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힘 있는 의회보다 시민에게 필요한 의회”
이병도 운영위원장의 발언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크게 세 가지다.
▲AI, ▲소통, 그리고 ▲견인.
AI와 AX를 통해 의원들의 의정활동을 지원하고, 사무처와 집행부와는 소통을 강화하며, 서울시의 정책에 대해서는 무조건적인 반대보다 시민에게 필요한 방향으로 견인하겠다는 구상이다.
여기에 해외연수의 투명성, 의회 홍보체계 개선, 공식 출입기자단 검토, 사무처 인사제도 개선, 인사청문회 강화 등 의회 운영의 내부 시스템을 손보겠다는 과제도 더해졌다.
결국 의회의 힘은 숫자에서만 나오는 것이 아니다.
시민이 의회를 신뢰할 때 비로소 의회의 견제 기능도 힘을 얻는다.
이병도 운영위원장이 말한 ‘견인’이라는 표현도 그런 의미에서 눈길을 끈다. 집행부의 정책을 무조건 막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정책은 지원하고 문제가 있는 정책은 시민의 눈높이에 맞게 방향을 돌려놓는 것.
제12대 서울시의회가 ‘대립하는 의회’에서 ‘정책을 움직이는 의회’로 변화할 수 있을지, 그리고 AI와 소통을 기반으로 시민에게 한 걸음 더 가까운 의회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