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회] “1조7천억 쓰는데 선정 기준이 없다?”…박희정 서울시의원, 균형발전사업 ‘주먹구구’ 질타
-서울시 16개 대규모 균형발전 과제 추진…“왜 이 지역인가 객관적 근거 없어” -박희정 의원 “계획 단계부터 평가체계 도입해야…지역 갈등·역차별 논란 막을 것”
[트래블바이크뉴스=김효설 기자] 서울시가 1조7천억 원대 예산을 투입해 지역 간 격차 해소와 균형발전을 추진하고 있지만, 정작 대규모 사업의 선정 과정에서 객관적인 기준과 체계적인 평가 절차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서울시의회에서 나왔다.
장기간 추진되는 대규모 균형발전사업일수록 사업 선정 단계부터 명확한 수요조사와 객관적인 평가지표를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서울특별시의회 박희정 의원(더불어민주당, 금천2)은 1일 열린 제339회 임시회 도시계획균형위원회 균형발전본부 소관 업무보고에서 서울시 균형발전사업의 선정 과정과 관리체계 문제를 집중적으로 지적했다.
박 의원은 특히 관행적인 사업 선정을 벗어나 사업 수립 단계부터 객관적으로 사업성을 점검할 수 있는 평가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서울시 16개 대규모 과제…“왜 선정됐는지 알 수 없다”
박 의원은 이날 균형발전본부 주요 업무보고 자료를 분석한 결과, 현재 서울시가 추진하고 있는 16개 대규모 과제가 나열돼 있지만 각각의 사업이 어떤 근거와 수요조사를 거쳐 선정됐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구조적인 프로세스가 마련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특히 대규모 예산이 투입되고 장기간에 걸쳐 추진되는 사업의 경우 초기 선정 단계에서부터 지역의 발전 수준과 주민 수요, 경제적 파급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하지만 현재는 이 같은 객관적 기준이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강석 서울시 균형발전본부장은 과거부터 제안됐던 사업이거나 차량기지 이전 등 새로운 개발지가 등장하면서 사업을 구상해 추진해 왔다고 설명했다.
이는 사실상 균형발전사업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명확한 객관적 지표가 부족했음을 인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결과 평가만으로는 장기 사업 관리 한계”
박희정 의원은 서울연구원이 2024년 발표한 ‘서울 균형발전 역량 평가제 도입 방안’ 보고서를 제시하며 대규모 장기 사업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와 평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균형발전사업의 특성상 사업이 단기간에 완료되기 어렵기 때문에 단순히 사업 완료 이후 결과만을 평가하는 방식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사업 초기 계획 수립 단계부터 사업 추진 전 과정을 지속적으로 점검할 수 있는 과정 중심의 평가체계를 도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 의원은 “균형발전사업은 단기간에 완료되기 어려운 장기 과제인 만큼 결과 중심의 성과 평가에는 한계가 있다”며 “초기 계획 수립 단계부터 사업 추진 전 과정을 점검할 수 있는 과정 중심의 평가 체계를 반드시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왜 이 지역인가”…선정 기준 투명해야
지역 간 형평성 문제도 주요 쟁점으로 제기됐다.
박 의원은 특정 지역이 균형발전사업 대상지로 선정되는 과정에서 객관적인 지표와 명확한 근거가 없다면 다른 지역에서는 상대적 박탈감이나 역차별 논란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해당 지역이 왜 사업 대상지로 선정됐는지 명확한 지표와 근거가 있어야 모든 시민이 사업 선정 결과를 납득할 수 있다”며 “투명하고 객관적인 선정 기준을 마련해야 지역 간 갈등과 역차별 논란도 해소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균형발전이라는 정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라도 오히려 사업 선정 과정 자체가 공정하고 투명해야 한다는 취지다.
서울시 “체계적 과제·과정 관리 부족…개선안 보고”
서울시도 장기 사업 관리 과정에서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는 점을 인정하고 개선을 약속했다.
강석 서울시 균형발전본부장은 “장기적으로 사업이 진행되다 보니 체계적인 과제 및 과정 관리가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제안해 주신 역량 평가제 보고서를 면밀히 검토해 업무 프로세스를 재정비하고, 구체적인 개선안을 별도로 보고하겠다”고 답변했다.
서울시가 향후 균형발전사업의 선정 기준과 평가체계를 어떻게 구체화할지 주목되는 대목이다.
한편 서울시 균형발전본부는 지역 간 격차 해소와 균형발전을 통해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시민 삶의 질과 지역경쟁력을 높이는 것을 주요 목표로 하고 있다. 2026년 세출예산은 1조7,808억 원이다.
대규모 예산이 투입되는 만큼 앞으로는 사업 규모뿐 아니라 어떤 기준으로 사업을 선정하고, 추진 과정에서 무엇을 기준으로 성과를 관리할 것인지가 서울시 균형발전 정책의 핵심 과제로 떠오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