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정선 정암사 회화전 《무명(無明)의 초상》 서울·강원 순회 개최

-9월 1일~10월 5일 서울 봉은사·정선 하이원리조트·아리샘터서 개최 -원로부터 신진까지 한국 동시대 예술가 12명 참여…회화·조각·사진·설치로 ‘무명’ 재해석

2026-08-27     김채현 기자
강원도 정선의 산과 물길을 배경으로 동시대 미술과 불교적 사유가 만나는 특별한 전시, 2026 정선 정암사 회화전 《무명(無明)의 초상》​이 오는 9월 1일부터 10월 5일까지 서울과 강원 정선을 오가며 관람객을 만난다. 사진/정선 정암사

[트래블바이크뉴스=김채현 기자] 강원도 정선의 산과 물길을 배경으로 동시대 미술과 불교적 사유가 만나는 특별한 전시가 열린다. 정선 정암사가 주최하고 (사)함백산야단법석이 주관하는 2026 정선 정암사 회화전 《무명(無明)의 초상》​이 오는 9월 1일부터 10월 5일까지 서울과 강원 정선을 오가며 관람객을 만난다.

이번 전시는 회화는 물론 조각, 사진, 설치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하는 한국 동시대 예술가 12명이 참여해 ‘무명(無明)’이라는 불교적 개념을 현대적인 시선으로 풀어낸다. 단순히 어둠이나 무지를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바라보는 대신, 세계와 자아를 새롭게 감각하게 만드는 조건으로 해석한 것이 특징이다.

서울에서 시작해 정선의 산과 물길로 이어지는 예술 여정

전시는 9월 1일부터 9일까지 서울 봉은사 보우당에서 시작된다. 이어 9월 11일부터 20일까지 정선 하이원리조트 그랜드호텔 메인타워에서 열리며, 9월 22일부터 10월 5일까지 정선 아리샘터에서 마지막 전시가 진행된다.

도심 속 사찰에서 출발해 정선의 산과 물길로 이어지는 순회 동선 자체가 이번 전시의 중요한 특징이다. 관람객은 서로 다른 공간에서 작품을 마주하며 ‘자아와 세계를 바라보는 시선’에 대해 자연스럽게 질문하게 된다.

특히 올해는 기존 회화 중심의 전시 구성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조각과 설치, 사진 등으로 영역을 확장했다. 서로 다른 장르와 세대의 작가들이 각자의 조형 언어로 ‘무명’을 해석하면서 하나의 정답 대신 다양한 감각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원로·중진·신진 작가 12명, 서로 다른 시선 한자리에

밴드 산울림의 음악과 배우 활동으로 대중에게 익숙한 김창완은 이번 전시에서 회화 작품 ‘붓의 노래2’(2026)​를 선보인다. 사진/정선 정암사

참여 작가로는 한국화의 전통을 이어온 원로 작가 직헌(直軒) 허달재와 정종미​를 비롯해 김병주, 박희섭, 서동욱, 송명진, 원성원, 유화수, 이강욱, 차현욱 등이 이름을 올렸다.

오랜 시간 회화 작업을 이어온 김창완도 참여한다. 밴드 산울림의 음악과 배우 활동으로 대중에게 익숙한 김창완은 음악에서 얻은 예술적 영감을 시각예술로 확장하며 독자적인 회화 세계를 구축해왔다.

김창완은 이번 전시에서 회화 작품 ‘붓의 노래2’(2026)​를 선보인다. 캔버스에 아크릴로 제작된 작품은 161×130cm 규모다.

건축가 정동현은 정암사의 대표 문화유산인 수마노탑을 건축적 시선으로 재해석한 설치 작품 ‘탑. 숲.’(2026)​을 선보인다. 체리원목으로 제작된 178×178×227cm 규모의 작품을 통해 탑과 숲, 건축과 자연이 만나는 새로운 공간적 경험을 제안한다.

‘무명’은 없애야 할 어둠이 아니라 새로운 감각의 출발점

전시 제목에 등장하는 ‘무명(無明)’은 불교에서 진리를 깨닫지 못하고 사물의 참모습을 알지 못하는 무지와 어리석음을 의미한다. 인간을 괴로움과 윤회의 삶에 묶어두는 근본적인 원인으로 설명되는 개념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번 전시는 무명을 단순히 제거해야 하는 어둠으로 바라보지 않는다.

작가들은 작업 과정에서 재료와 매체, 대상과 끊임없이 접촉하며 세계와 관계를 맺는다. 반복적인 작업을 통해 자아의 경계를 비워내기도 하고, 타자와의 관계 속에서 자신과 세계를 다시 바라보기도 한다. 자연의 질서와 흐름을 통해 존재를 감각하는 작업도 함께한다.

결국 작품은 완성된 결론이라기보다 세계와 관계를 맺는 과정에서 남겨진 흔적에 가깝다. 서로 다른 작가들의 작품이 한 공간에 놓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정암사 수마노탑에서 시작된 ‘예술과 사유’의 만남

정선 정암사 회화전은 정암사 수마노탑의 국보 승격을 기념해 시작됐으며, 올해로 여섯 번째를 맞는다.

정암사 주지 천웅 스님은 이번 전시에 대해 “우리가 끝내 벗어나지 못한 채 살아가는 흔들림의 자리, 즉 무명의 상태를 있는 그대로 마주하고자” 하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이어 “보이지 않던 것들과 마주하는 이 여정이 관람객 각자의 내면을 비추는 작은 등불이 되기를 바란다”며 “이번 전시를 찾는 모든 분의 마음에 무명을 밝히는 지혜의 빛이 깃들기를 기원한다”고 전했다.

서울의 사찰에서 시작해 정선의 자연으로 이어지는 이번 전시는 미술 작품을 감상하는 것을 넘어, 자아와 세계를 바라보는 자신의 시선을 돌아보는 여행으로도 의미를 더한다.

한편 2026 정선 정암사 회화전 《무명(無明)의 초상》은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전시 일정

  • 서울 봉은사 보우당: 9월 1일~9일

  • 정선 하이원리조트 그랜드호텔 메인타워: 9월 11일~20일

  • 정선 아리샘터: 9월 22일~10월 5일

  • 관람료: 무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