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보잉·대한민국 파트너십 75년 “한국은 혁신의 심장, 보잉의 미래 핵심 파트너”
윌 셰이퍼 보잉코리아 사장, 투자 확대·협력 강화 청사진 제시
[트래블바이크뉴스=김효설 기자] “대한민국은 전 세계 항공우주 산업의 미래를 함께 만들어갈 핵심 파트너입니다. 한국이 자랑하는 혁신 역량과 첨단 제조 기술, 세계 최고 수준의 인재들과 손잡고 차세대 항공기를 생산할 것입니다.”
지난 9월 24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보잉-대한민국 파트너십 75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윌 셰이퍼 보잉코리아 사장이 밝힌 발언이다. 한국 진출 75년을 맞은 보잉은 이날, 민항·방산·연구개발 분야에서 한국 기업과의 투자·협력 확대 전략을 대대적으로 공개했다.
1950년 첫 비행에서 75년의 동행까지
한국과 보잉의 인연은 195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대한국민항공(현 대한항공)이 보잉 제작 DC-3 항공기를 도입하며 민간 항공의 기반을 마련했고, 같은 해 한국 공군이 F-51D 머스탱 전투기를 통해 첫 전투 임무를 수행하면서 양국 군사 협력이 시작됐다.
이후 대한항공은 1972년 보잉 747을 도입하며 장거리 국제선 시대를 열었고, 1975년 항공기 정비·제작 사업 진출을 통해 보잉 공급망의 일원으로 자리 잡았다. 현재 한국에서 운용되는 보잉 민항기는 270여 대, 시장 점유율은 63%에 달한다.
민항 부문: 대한항공과 초대형 계약
한국 항공사 가운데 보잉의 대표적 파트너는 단연 대한항공이다. 대한항공은 지난 8월, 여객기와 화물기를 포함해 총 103대의 차세대 보잉 항공기를 발주했다. 계약 규모만 약 362억 달러(50조 5300억 원)로, 대한항공 역사상 최대이자 아시아 항공사 가운데 단일 계약으로는 최대 규모다.
셰이퍼 사장은 “대한항공은 보잉에 있어 중요한 고객사 중 하나”라며 “이번 대규모 계약은 단순한 구매를 넘어 차세대 항공기 기술과 정비, 서비스 협력까지 아우르는 포괄적 파트너십”이라고 강조했다.
아시아나항공과 티웨이항공, 제주항공 등 LCC 역시 보잉의 고객군에 포함돼 있으며, 최근 인도 물량만 해도 전년 대비 49.2% 증가했다.
방산 부문: 공동개발과 제3국 수출 협력
보잉은 방위산업 부문에서도 한국 기업과 깊은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는 F-15K 전투기 항전 장치와 아파치 헬기 동체를 공동 개발·생산하고 있으며, 한화·LIG넥스원·LG 등과는 차세대 OLED 디스플레이와 비행 제어 시스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셰이퍼 사장은 “한국은 단순히 방산 장비를 공급받는 고객이 아니라, 함께 신기술을 개발해 제3국으로 수출할 수 있는 동반자”라며 “한국 정부가 제시한 ‘글로벌 방산 4대 수출국’ 목표 달성에도 보잉이 이바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개발(R&D): 한국 기술력, 보잉 혁신의 엔진
서울 삼성동 아셈타워에 있는 보잉코리아기술연구센터(BKETC)는 보잉의 한국 내 혁신 거점이다. 설립 5년 만에 100여 명이 넘는 엔지니어가 근무하며,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인공지능(AI), 항전·전자공학, 디지털 트윈, 모델 기반 엔지니어링 등을 연구한다.
특히 차세대 항공기 운영체제 ‘보잉 리눅스’ 개발 프로젝트와 생산 자동화에 AI를 접목하는 연구는 글로벌 본사와도 직접 연결된 핵심 과제다. 셰이퍼 사장은 “내년까지 R&D 인력을 20% 확대할 계획”이라며 “한국의 스마트 팩토리와 AI 생산 최적화 경험은 보잉 차세대 항공기 혁신의 토대”라고 설명했다.
투자 확대와 미래 청사진
보잉은 지난해 한국 시장에 약 3억 2500만 달러(4535억 원)를 투자했으며, 올해는 최대 50% 확대를 예고했다. 이는 단순한 금액 증가를 넘어, 한국 협력사 조달·공동개발·연구개발 인재 육성으로 이어지는 ‘성장형 투자’다.
셰이퍼 사장은 마지막으로 “한국은 이미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나라 중 하나로 인정받았습니다. 보잉은 이곳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또 함께 만들어갈 것입니다. 75년의 동행을 넘어, 한국은 보잉의 미래 그 자체입니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