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엔 합천으로 옛 서울 구경 가요
서울인 줄 알았는데 합천영상테마파크였다
[트래블바이크뉴스] 땡땡땡 경고음을 날리며 시내를 질주하는 전차, 대리석으로 지은 식민지시대 건물, 온갖 불량식품을 파는 좌판 등 신문이나 드라마에서 우리는 드문드문 서울의 모습을 봐왔다. 하지만 우리가 보던 서울은 서울이 아니라 경상남도 합천영상테마파크였던 것.
합천영상테마파크는 1920년대에서 1980년대에 이르는 서울 거리를 실제 모습 그대로 복원, 전시함으로 각종 드라마, 영화의 인기 촬영지이자 합천의 명소로 거듭난 곳이다.
지금 합천에 가면 드라마 ‘각시탈’ ‘서울1945’ ‘에덴의 동쪽’ ‘경성 스캔들’과 영화 ‘인천상륙작전’ ‘해어화’ ‘암살’ ‘써니’ ‘모던보이’ ‘태극기 휘날리며’ 등에 나온 고풍스러운 건물과 거리를 관람할 수 있다. 그뿐인가 전쟁의 포화에 폐허가 된 옛 평양거리도 구경할 수 있다.
이곳 7만 5000㎡ 드넓은 부지에 옛 서울의 주요 건축물과 거리를 재현해놓기까지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의 공이 컸다고 한다. 이 영화의 평양 시가지 전투 세트장이 인기를 끌면서 다양한 건축물이 등장하기 시작,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기 때문이다.
옛 서울로 떠나는 차표는 가호역에서 끊어야 한다. 영상테마파크가 이곳 가호리에 들어서면서 매표소를 기차역으로 꾸미고 이름도 그럴 듯하게 달았다. 가호역사를 통과하자 기다렸다는 듯 100년 묵은 경성 거리가 등장한다.
김구 선생이 사저였던 경교장을 비롯해 이승만 대통령이 머물렀던 돈암장과 이화장이 여기 다 있다. 지금 이화장은 식당이고, 돈암장은 공예 체험장이 되었지만 모습은 그 시절 그대로다. 그 외에도 종로경찰서, 수도경찰청, 혜민병원 등이 관람객을 기다리고 있다.
실제로는 떨어져 있지만 이곳 합천영상테마파크에서 안국동 종로경찰서와 소공동 반도호텔은 바로 지척이다. <암살>의 촬영지였던 경성 거리가 바로 이곳 반도호텔 앞. 100년 전 그곳의 모습이 잡힐 듯 그려진다.
동화백화점 인근에 전차 한 대가 서 있다. 실제로 운행을 하지 않지만 그 시절 향취는 그대로다. 차창 너머 경성 거리로 교복, 군복 등 그 시절 복장을 한 행인이 오고 간다. 어디서 나타난 연기자들일까?
알고 보니 이곳 국도극장에서는 영화에 등장했던 의상을 관람객에게 대여해준다고.
이곳의 서울역은 명칭이 다르다. ‘경성역’이다. 크기만 약간 작을 뿐 모든 게 지금 서울역(문화역서울284)과 똑같다. 그 옆으로 남영역 철교가 있고 또 그 옆으로 원구단이 있다. 원구단은 고종 황제가 하늘에 제사를 드리던 곳으로 원래 덕수궁 부속 시설이었으나 일제에 의해 허물어지고 그 자리에 반도호텔이 들어서게 되었다.
그밖에 적산가옥도 한번 기웃거려보고 장미여관, 대동서점에도 발길을 들여놓아 보자.
합청군청 관광진흥과 정은경 씨는 “전국 각지에서 관람객이 찾아오며 특히 학생, 일본인 등 단체관광객의 비중이 높다”고 했다. 또한 “향수에 젖고자 하는 어르신도 꾸준히 찾아주신다”는 설명.
정은경 씨가 추천하는 핫 플레이스는 작년에 신축한 청와대다. 이곳 청와대는 실물을 68% 비율로 축소, 진짜 청와대와 거의 똑같은 모습으로 재현해 놓았다.
“1층 회의실은 물론 2층에 있는 대통령 집무실까지 진짜와 다름없습니다. 청와대 입구에 심어놓은 잔디밭까지 똑같아요. 꼭 보고 가세요.”
대부분의 관람객이 대통령 집무실 의자에 앉아 사진 한 장씩은 꼭 남긴다고.
이곳 합천영상테마파크에 조성된 건물은 총 150여 채로 전체를 다 둘러보려면 반나절이 모자랄 지경이다.
그렇다 해도 합천에 왔다면 황매산 철쭉쭉제를 보고 갈 일이다. 해발 1,108m의 황매산은 소백산과 바래봉에 이어 철쭉 3대 명산으로 꼽힌다. 만물의 형태를 갖춘 모산재의 기암괴석을 휘어 돌면, 전국 최대 철쭉군락지인 황매평전 목장지대로 이어진다.
말 그대로 진분홍빛 산상화원. 5월 중순에 접어든 지금 아직까지 철쭉을 볼 수 있다는 사실이 놀랍기만 하다.
철쭉축제장 주소는 경상남도 합천군 가회면 둔내리 산 219-24로, 중부내륙고속국도를 탄 뒤 성산JC에서 88올림픽고속국도로 진입, 고령IC에서 합천읍을 찾아오면 된다. 등산객의 경우, 황매산 모산재 주차장에서 철쭉축제장까지 두 시간가량 소요되는 등산 코스를 이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