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으로 고흐 마중 가세요”
미디어아트, 머리 위로 고흐의 까마귀가 날아간다
[트래블바이크뉴스] 1925년 9월, 남만주철도주식회사는 기념비적인 건축물 하나를 완공한다. 일본인 건축가 쓰카모토 야스시(塚本 靖)의 설계를 바탕으로 3년에 걸쳐 지은 경성역이 그것이다.
해방 후 서울역으로 명칭이 변경된 경성역은 현재 미술관 ‘문화역서울 284’가 되어 ‘승객’이 아닌 ‘관람객’을 맞이하고 있다.
미술작품을 관람한다는 것은 어차피 다른 세계로 떠나는 여행이니만큼 둘은 같은 말인지도 모르겠다. 284는 구서울역사의 사적 번호이다.
요즘 서울역은 멀리서 오신 ‘고흐 님’을 마중하기 위한 관람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 빛과 음악으로 오신 고흐 님, ‘반 고흐 인사이드: 빛과 음악의 축제’를 만나러 서울역으로 떠나보자.
이번 고흐 전은 실물 그림이 아닌 미디어아트로 진행된다. 미디어아트란 컴퓨터 영상매체를 활용하여 이미지를 재현하는 장르를 말한다. 컴퓨터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물량과 시간,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이번 행사는 모두 네 개의 섹션으로 나눠 진행된다. 첫 번째 파트는 ‘뉘넨의 또 다른 해돋이’로 고흐 외에도 터너, 모네, 르누아르, 드가 등 또 다른 인상파 화가들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인상주의의 특징은, 태양에 노출된 대상의 찰나적인 인상을 빠른 속도로 잡아내는 것에 있다. 미디어아트와 인상주의는, 빛을 공통분모로 지니고 있어 궁합이 잘 맞는 장르라고 할 수 있다.
두 번째 파트는 ‘파리의 화창한 어느 날’로, 1층 중앙홀에서 진행된다. 돔 형 천정과 벽면을 모두 사용하여 전개되는 영상 속에서 우리는 고흐의 파리 시절 대담한 화풍과 조우하게 된다.
세 번째 파트는 ‘아를의 별이 빛나는 밤에’로 고흐의 방황하는 정신세계를 엿볼 수 있는 공간이다. 이 시기, 고흐는 고갱과의 우정이 파국으로 치닫는 등 개인적인 불행을 겪었다. 좁은 공간이기에 고흐의 격정적인 예술혼이 더욱 잘 느껴지기도 한다.
마지막 네 번째 공간은 ‘오베르의 푸른 밀밭에서’이다. 권총 자살로 생을 마감하기까지 오베르에서 보낸 70여 일의 그림이 영상으로 전시된다. 이번 전시회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섹션이다.
황량한 밀밭 위로 까마귀가 솟구쳐 오를 때, 자기도 모르게 탄성이 쏟아져 나올 수 있으니 관람 시, 주의할 일이다.
페이스북을 통해 전시 정보를 전해 듣고 이곳을 찾은 이홍주(25), 최지은(25) 학생은 “미디어아트를 통해 고흐와 만나니, 작가의 인생에 대해 잘 알 수 있는 것은 물론 고흐의 작품세계에 더 많은 애정을 갖게 되었다”며 관람 소감을 밝혔다.
문화역서울284는 전시 공간 외에도 체험 공간을 마련하여 다채로운 문화체험의 장이 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사진 촬영이 가능하며, 오전 10시에 개관하여 오후 6시에 입장을 마감한다. 공휴일에는 정상으로 열지만 월요일은 휴관이다. 서울시티주차장 1시간 무료주차 가능, 입장료는 어른 기준 15,000원이다. 전시는 4월 17일까지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