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새내기 31명이 떠나는 '30일간의 자전거 전국 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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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새내기 31명이 떠나는 '30일간의 자전거 전국 일주'
  • 조용식
  • 승인 2014.06.27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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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박 30일 동안 자전거로 전국일주 관광자원 답사에 나선 경기대 관광경영학과 1학년 31명이 한강 자전거도로를 지나 춘천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 / 조용식 기자
29박 30일 동안 자전거로 전국일주 관광자원 답사에 나선 경기대 관광경영학과 1학년 31명이 한강 자전거도로를 지나 춘천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 / 조용식 기자

초등학교 이후 자전거를 탄 지 2개월 된 나청운(경기대 관광경영학과 1년) 양은 자전거 여행 첫날부터 130km를 달렸다. 서울 충정로에서 춘천까지 꼬박 14시간을 자전거로 달렸다. 그녀는 지금 학과 동료 31명과 함께 29박 30일간 자전거로 전국을 달리고 있다.

경기대학교 관광경영학과 1학년 31명으로 구성된 '전국일주 사이클링 관광자원 답사단(이하 전사단)'이 지난 25일부터 서울을 출발, 춘천, 인제, 양양을 따라 동해안, 제주도, 목포를 거쳐 서울로 돌아오는 30일간의 관광자원 답사를 하고 있다.
 
'28 청춘' 31명이 이어가고 있는 28년 '전사단'의 역사
29박 30일간 자전거로 전국일주 나서는 새내기들의 대장정

이들을 이끌고 있는 강동희(관광경영 2년) 단장은 "올해 참가하는 후배들을 우리는 '28 청춘'이라고 부른다. 28년 째 자전거로 관광답사를 하고 있는데 올해 입학생이 '28기'이기 때문이다. 1학년에게만 주어지는 특별한 기회이기에 모두 각오가 대단하다. 30일간 전국의 관광지를 자전거로 돌며 관광지 환경개선과 자원봉사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대학 새내기들이 29박 30일간 자전거를 타고 전국일주를 하기 위해 한강 자전거도로를 지나고 있는 모습. 

► 답사 첫 날 서울에서 춘천까지 130km를 달린 경기대학교 관광경영학과 '전사단'이 강원도 춘천을 지나 인제를 향해 라이딩을 하고 있다.

이들은 30일 동안 1,300km를 달릴 예정이다. 일정 중에는 한국의 관광지를 둘러보는 답사 활동과 독도를 방문하는 일정도 포함되어 있다. 이런 일정을 제외한다면 하루 평균 70km를 달리게 되는 것이다. 이들이 답사를 떠나는 기간은 장마철이기 때문에 앞으로 수많은 시련과 어려움이 뒤따를 것으로 보고 있다.

황재윤(관광경영 1년) 군은 "처음이라 무척 힘들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잘 달려서 훈련이 많은 도움이 됐다고 생각한다. 낮에는 무더위에 지쳐 힘이 들었지만, 차량이 많지 않은 경춘로를 달리면서 주변의 경관을 보니 매우 좋았다. 특히 야간 라이딩을 할 때에는 바람도 불고 선선해서 저뿐만 아니라 다른 동료들도 한결 가볍게 페달을 밝았던 것 같다"고 라이딩 소감을 피력했다.

6월과 7월은 장마철이다. 이 때문에 이들의 신고 있는 신발은 대부분 슬리퍼이다. 비가 올 경우에도 라이딩을 편하게 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이 슬리퍼는 자전거를 탈 때에는 더 많은 체력이 소모된다. 따라서 이번 답사를 위해 지난 3월 중순부터 최근까지 특별 훈련을 실시했다.

강동희 단장은 "많은 인원이 자전거로 이동하기 때문에 대열을 맞추어서 움직이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단원 모두가 강인한 체력을 유지하기 위해 3월 중순부터 달리기, 장거리 라이딩, 자전거 수신호 및 도로 주행 시 차량 정지 요령 등을 중점으로 훈련했다. 30일간 후배들이 안전하게 라이딩을 하며 관광자원 답사를 마칠 수 있도록 끝까지 노력하겠다"며 의지를 불태웠다.

30일간 유일한 식단 메뉴의 이름은 '스팸 밥'

이들은 첫날 새벽 2시 춘천에 도착해서 간단한 정비를 한 후 지원팀으로 따라온 선배가 마련해 준 식사를 했다. 큰 양푼에 밥, 김치, 참치, 스팸, 고추장, 참기름으로 만든 일명 '스팸 밥'이라는 것. 양푼 주위로 2~3명이 함께 모여 서로 번갈아 수저를 오가는 모습이 살짝 안스럽기도 했다. 이 '스팸 밥'은 이들이 30일 내내 아침, 저녁으로 먹는 유일한 식단이다.

► 지난 25일 서울 경기대에서 전사단 '28 청춘' 단원들이 선배들의 격려를 받으며 30일간의 대장정의 첫 페달링을 하고 있다.

► 출발에 앞서 경기대 관광경영학과 심상진 교수(왼쪽 앞줄 여섯 번 째), 강숙영 교수(왼쪽 앞줄 일곱 번 째)를 비롯하여 전사단 선배들과 함께 출정에 나선 전사단원들이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 사진 1. '28 청춘' 단원들이 출발 준비에 앞서 잠시 휴식을 취하며 즐거워 하는 모습. 사진 2. 후배들을 이끌고 있는 전사단 강동희 단장이 후미에서 후배들이 안전하게 자전거 답사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사진 3. 대학생활에 뜻깊은 추억을 담기 위해 어머니를 설득, 전사단에 가장 늦게 합류했다는 나청운 양. 사진 4. 6, 7월 장마철이 기간에 라이딩을 하기 때문에 슬리퍼를 신고 라이딩을 하는 전사단의 모습이 이색적이다. 

자전거로 움직이다 보면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정확한 식사나 숙박을 할 수 없어 당일로 숙박을 정한다. 식사도 숙박지에서 하게 되는데, 스팹밥이 가장 간편하면서도 빠르게 식사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식단은 선배들의 경험에서 전해 내려온 특별 식단이라고.

'스팸 밥으로 영양보충이 되겠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자원답사 일정 중에 2-3일 간격으로 전국에 퍼져 있는 선배들이 격려차 방문을 하는데, 이때 선배들이 맛난 식사를 제공해 주기 때문에 영양보충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한다.

전사단원은 모두 1학년. 학교 입학과 동시에 학회에서 전사단에 설명을 듣고 31명이 가입을 했다. 그리고 2주 후부터 훈련에 들어간 전사단원들. 이제 막 대학 생활을 시작하는 이들이 30일간 자전거 여행을 결정할 수 있었던 것은 어떤 연유일까?

처음에는 어머님의 반대에 부딪혀 가장 늦게 합류했다는 나청운 양은 "2년 전 선배들이 비가 오는 가운데 자전거로 한계령 밤 주행을 하는 영상이 방송에서 소개된 적이 있는데, 정말 감명을 받았다. 그래서 어머니에게 이 영상을 보여드리면서 저에게도 이런 추억을 가질 수 있는 기회를 달라고 해서 간신히 참가하게 됐다"고 한다.

29박 30일간 전국을 자전거로 일주하는 전사단의 두 바퀴는 지금 이 시간에도 그들의 이마와 등줄기에 흐르는 땀과 함께 쉬지 않고 우리의 국토를 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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