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베이로 떠나는 주말여행, 보드라운 향기에 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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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베이로 떠나는 주말여행, 보드라운 향기에 취하다
  • 김대성 여행칼럼니스트
  • 승인 2014.06.05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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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화려한 축제가 열리는 야시장은 타이베이를 방문하는 여행자에게 필수 코스이다. 사진은 타이베이에서 두번째로 큰 야시장인 라오허제예스의 모습. 사진 / 김대성 여행칼럼니스트
매일 화려한 축제가 열리는 야시장은 타이베이를 방문하는 여행자에게 필수 코스이다. 사진은 타이베이에서 두번째로 큰 야시장인 라오허제예스의 모습. 사진 / 김대성 여행칼럼니스트

지친 일상을 잠시 내려놓고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다면 타이베이를 추천한다. 별다른 여행 계획을 세우지 않더라도 가볍게 다녀오기 좋은 곳이다. 비행기로 2시간 반 남짓한 거리, 구름위에서 잠시 눈이라도 붙일라치면 어느새 도착이다. 다양한 문화가 한데 어우러져 특별한 향기를 간직한 타이베이로 떠나보자.

타이완의 수도 타이베이는 보고 먹고 즐길 수 있는 꺼리가 무척 많은 도시다. 하지만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며 많은 것을 보고 즐기지 않아도, 타이완의 추천 음식을 찾아다니며 맛보지 않아도 괜찮다. 여행에 대한 의무감으로 욕심을 부리다 보면 몸과 마음을 달래기 위해 떠나온 여행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저 소박한 마음으로 도심 속 산책을 즐기고, 사람 사는 향기에 취해 야시장을 돌아보는 것만으로도 그 매력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그냥 그렇게 삶의 여유를 찾으며 사부작사부작 거니는 것이 주말여행을 즐기는 한 방법이다.

김포에서 떠나자

타이베이에는 타오위안 국제공항과 송산 국제공항이 있다. 타오위안은 타이완을 대표하는 국제공항으로 도심에서 40여km 떨어진 곳에 위치한다. 송산공항은 타이완 최초의 공항으로 이름을 알렸으나, 1979년 타오위안 공항이 들어서면서 그 자리를 내주고 국내선과 아시아의 몇몇 국제선이 운항중이다.

► 사진 1. 우리나라 김포공항처럼 국내, 국제선이 운항되는 송산국제공항. 사진 2. 지난 2012년 김포-송산 노선이 신설되면서 타이베이 여행이 더욱 편리해졌다. 사진 3. 송산공항에 세워져 있는 타이베이의 심볼에는  'Lovely City'라고 적혀있다. 사진 4. 국제선을 이용하는 승객들의 편의를 위해 세련되고 깔끔하게 인테리어되어 있는 송산국제공항의 모습. 

우리나라의 김포공항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타오위안에 비해 규모와 시설에서 다소 부족한 면이 있지만, 도심에 위치하고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2012년 김포-송산 노선이 신설되면서 타이베이 여행이 더욱 편리해졌다. 송산공항의 경우 전철(MRT)역과 바로 연결되어 있어 시내까지 20여 분 정도면 도착한다. 또한 김포-송산 노선은 저가 항공사가 운항중이어서 비용 면에서도 도움이 된다.

도심 속에서 즐기는 세련된 멋과 맛

타이베이 하면 먼저 떠오르는 것이 101빌딩이다. 그도 그럴 것이 타이베이의 명실상부한 랜드마크로 우뚝 서 있기 때문이다. 정식 명칭은 ‘타이베이 국제금융센터’지만 통상 101빌딩으로 불린다. 총 높이 508m로 현재 세계에서 세 번째로 높은 빌딩이다. 또한 기네스북에 등재된 세계에서 가장 빠른 101빌딩의 엘리베이터는 5층 매표소에서 89층 전망대까지 37초면 도착한다.

► 저녁 산책길에 만난 101빌딩의 야경이 아름답게 도시를 밝히고 있다.

► 타이베이 국부기념관은 쑨원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세워졌다. 기념관 내부에는 쑨원의 연설문, 생활용품 등과 타이완을 소개하는 자료 전시실, 도서관, 음악당이 있다.

► 사진 1. 샤오롱바오를 먹을 때는 만두피를 살짝 터트린 다음 육즙을 먼저 먹는다. 사진 2. 새우계란 볶음밥인 '샤런딴차오판'은 고소하고 담백한 맛이 전해진다. 사진 3. 또 다른 모양의 만두인 샤런샤오마이. 사진 4. 딘타이펑 직원이 대기자에게 예약을 받고 있는 모습. 딘타이펑은 보통 한시간 정도 대기를 할 정도로 인기있는 맛집이다. 

89층 전망대에 올라서면 타이베이의 경관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맑은 날에는 91층의 야외 전망대도 개방하니 놓치지 말자. 하지만 흐린 날씨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실망만 가득 안고 내려오는 경우가 다반사다. 구름 낀 날이라면 숨바꼭질 하듯 구름 속으로 사라졌다 나타났다 하는 101빌딩의 전경을 바라보며 산책을 즐기는 것이 더 좋다. 개방시간은 09:00부터 22:00까지이며, 입장료는 NT$500(약 18,500원), 유스트래블 카드 소지자는 NT$450(약 16,600원), 입장 마감은 21:15분이다. 

2013년 말 MRT 신이셴이 개통되어 101빌딩을 찾아가기가 한결 수월해졌다. 신이셴 타이베이101/스마오 역 4번 출구에서 빌딩과 바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도심을 거닐며 타이베이의 매력을 제대로 느끼고 싶다면, MRT 반난셴을 타고 스정푸 역에서 내려 101빌딩까지 걸어갈 것을 권해주고 싶다.

일단 스정푸역 3번 출구로 나와 미츠코시 백화점 A4관을 찾아가자. A4관 2층에서 시작되는 구름다리를 따라가면 101빌딩까지 연결된다. 도보로 15~20분 정도 소요되는 구간으로 타이베이의 세련된 멋을 제대로 느껴볼 수 있는 거리다. 해질녘 아름답게 물들어가는 도시의 낭만이 여행자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101빌딩 지하 1층에는 타이베이를 대표하는 맛집이 자리하고 있다. 바로 딘타이펑(정태풍)이다. ‘크고 풍요로운 솥’이라는 뜻의 딘타이펑은 딤섬 레스토랑으로, 1993년 <뉴욕타임즈>가 선정한 세계 10대 레스토랑에 꼽히면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1958년 노점상으로 시작해 현재 11개국 106개의 매장이 운영될 정도로 국제적인 기업으로 성장한 곳이다. 우리나라에도 6개점이 개설되어 있지만, 원조의 나라 타이베이에서 그 맛을 느껴보지 않을 수 없다.

딘타이펑의 샤오롱바오는 육즙을 가득 머금은 만두소와 얇은 만두피가 어우러져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을 자랑한다. 샤오롱바오 맛의 백미는 바로 육즙이다. 입 안 가득 퍼지는 진한 육즙의 풍미가 그야말로 일품이다. 샤오롱바오만으로 아쉬움이 남는다면 새우계란볶음밥(샤런딴차오판)이 고소하고 담백해 입맛에 잘 맞는다.

화려한 밤의 축제 속으로, Night Market

타이베이의 밤을 그냥 보내기는 아쉽다. 매일 화려한 축제가 열리는 야시장 때문이다. 다양한 먹거리를 비롯해 잡화, 의류, 신발 등 구경거리로 가득한 야시장은 타이베이 여행의 필수 코스로 여겨진다. 특히 끓이고 튀기고 볶아내고 지져내는 수 백 가지의 음식들은 보는 것만으로도 배가 부를 정도다.

► 야시장에는 타이완 사람들이 즐겨찾는 간식이 풍성하게 마련되어 있다.

► 사진 1. 야시장 라오허제에서 가장 유명한 후쟈오빙. 사진 2. 강한 냄새가 나지만 막상 입안으로 들어가면 바삭하고 맛있는 취두부. 사진 3. 소시지는 가게마다 맛이 달라 골라먹는 재미가 쏠쏠하다. 사진 4. 즉석에서 과일을 갈아주는 생과일 주스 가게. 

타이베이를 대표하는 스린야시장(스린예스)은 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곳이다. 다른 야시장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넓은 규모로, MRT 지엔탄 역 1번 출구로 나가 도로 건너편으로 가면 된다.

라오허야시장(라오허제예스)은 타이베이에서 두 번째로 큰 야시장으로, 약 500m에 이르는 직선 구간으로 조성되어 있다. 오고 가는 통로가 따로 있어 천천히 시장을 한 바퀴 돌아보기에 좋다.

라오허제에서 가장 유명한 음식은 후쟈오빙(호초병), 바로 화덕 만두다. 화덕의 안쪽 벽에 붙여서 구워내는 후쟈오빙은 타이베이를 대표하는 샤오츠(간단한 음식) 중 하나로 이곳이 원조다. 화덕에 구워내 바삭하고 담백하며, 크기도 제법 커 하나만 먹어도 든든하다.

야시장을 처음 방문하는 관광객이라면 어디선가 풍겨오는 고약한 냄새에 인상을 찌푸리게 된다. 그 유명한 취두부(처우더우푸) 냄새 때문이다. 두부를 발효시켜 튀겨내는 것으로 타이완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음식이지만, 처음 접하는 사람들은 냄새로 곤혹스러워 한다. 취두부를 세 번만 맛보면 그 참맛을 알 수 있다고 하니 한번 도전해 보는 것도 좋을 듯싶다. 라오허제 근처에는 MRT역이 없어 택시나 버스로 이동해야 한다. 스정푸역에서 택시로 15~20분 정도 소요된다. 

이 외에도 젊은이들이 즐겨 찾는 사대야시장(스따예스), 외국인들이 많이 찾는 화시야시장(화시제예스) 등 크고 작은 야시장이 매일 밤 축제를 벌인다. 밤하늘을 화려하게 수놓는 야시장에는 타이베이 사람들의 생생한 삶의 향기가 가득하다.

송산문창원구 & Eslite Spectrum

송산문창원구(쏭산원창위엔치)는 문화, 예술, 휴식을 위한 복합문화공간이다. 이곳은 일제강점기에 지어진 담배공장이 문화공간으로 재탄생한 것이다. 1년 내내 다채로운 전시와 공연이 열려 관광객들에게 좋은 볼거리를 제공한다. 작은 숲이 어우러진 공원이 함께 있어 타이베이 사람들의 도심 속 휴식처로 사랑받는 곳이기도 하다.

► 문화, 예술, 휴식을 위한 복합문화공간인 송산문창원구는 도심속 휴식처로 사랑을 받는 곳이다.

► 대만의 망고 빙수는 유명하다. 최근 '꽃보다 할배' 이후 이곳을 찾는 한국인여행자가 더 많아졌다고 한다. 사진은 'ICE MONSTER'에서 판매하는 망고 빙수.

► 사진 1. 한국에서 1년간 한국어를 배웠다는 클레어 씨(사진 왼쪽에서 두 번째)는 오는 11월경 한국을 다시 방문하고 싶다고 한다. 사진 2. 야시장에서 한 여성이 사주를 보고 있는 모습. 사진 3. 화려하게 꾸며진 청나라 시대의 옛 사당인 송산자우궁(松山慈祐宮)은 라오허 야시장 옆에 위치해 있다. 사진 4. 선술집에서 만나도 친절하고 다정다감하게 대해주는 타이베이 사람들.

송산문창원구 옆에 자리한 성품생활(청핀셩훠/Eslite Spectrum)은 갤러리, 대형서점, 영화관, 쇼핑몰, 레스토랑, DIY제작소 등 다양한 매장이 들어서 있는 복합 공간이다. 타이베이에서 가장 트렌디한 감성을 모두 담고 있는 곳이라 할 수 있다.  

참 따뜻하다. 타이베이 사람들을 처음 만났을 때 느낀 감정이다. 눈이 마주치면 밝게 웃어주는 모습에 어디를 가도 두려움이 없다. 중국어를 한마디도 못하더라도 말이다. 말이 통하지 않아도 무엇이든 다 들어줄 것 같은 그들 때문에 타이베이가 훨씬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보드라운 타이베이의 향기는 친절한 타이베이 사람들에게서 절정을 이룬다.

취재협조 : 타이완관광청 한국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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