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와 달을 품은 타이완의 진주, 르웨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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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와 달을 품은 타이완의 진주, 르웨탄
  • 김대성 여행칼럼니스트
  • 승인 2014.06.02 09: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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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그친 후 수이서 선착장에서 바라본 르웨탄 풍경. 사진 / 김대성 여행칼럼니스트
비가 그친 후 수이서 선착장에서 바라본 르웨탄 풍경. 사진 / 김대성 여행칼럼니스트

타이완은 우리나라와 참 많이 닮은 나라다. 아픈 역사에서부터 산업과 경제 분야까지 여러모로 비슷한 점이 많다. 중앙산맥을 중심으로 동고서저의 지형적인 특징까지도 닮아있어 더 친근하게 느껴진다.

산맥을 따라 솟아있는 220여 개의 3000m급 봉우리들은 난터우의 옥산(玉山)에 이르러 정점에 달한다. 해발 3,952m에 이르는 옥산(玉山)은 동북아시아 최고봉으로 유럽의 알프스가 부럽지 않을 정도로 매력이 넘친다.

지리적으로 타이완의 중심에 위치한 난터우는 타이완의 심장이라 불린다. 타이완에서 두 번째로 넓은 현으로 유일하게 바다와 접하지 않은 지역이다. 특히 타이완 최대의 국가공원인 옥산(玉山)을 품고 있어 장엄한 자연의 신비로움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을 뿐 아니라 르웨탄, 주쭈원화춘 등 특별한 볼거리가 관광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곳이다.

타이완의 심장, 난터우에 도착하는 순간 가슴이 푸동푸동(두근두근) 뛰기 시작한다.  

해와 달을 품은 타이완의 진주

난터우에는 영롱하고 찬란한 빛을 뿜어내는 진주가 있다. 바로 깊은 산중(해발 870m)에 위치한 타이완 최대 규모의 담수호, 르웨탄(일월담)이다. 장개석 총통의 별장이 자리했던 곳으로, 빼어난 산세와 어우러지는 호수 풍경이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황홀하기만 하다. 장소, 시간, 계절, 날씨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는 신비로운 경관이 르웨탄의 매력이라고 하니 한번으로는 그 아름다움을 미처 다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 

► 산책로에서 바라본 르웨탄.

► 르웨탄을 바라보며 사색에 잠겨있는 관광객.

► 사진 1. 사오족의 전설에 등장하는 흰 사슴 동상만이 홀로 라루도를 지키고 있다. 사진 2. 르웨탄 셔틀유람선. 사진 3. 르웨탄 셔틀유람선 승차권. 사진 4. 셔틀유람선은 티켓을 끊으면 손등에 도장을 찍어준다. 

호수 중앙에 자리 잡은 '라루도'라는 조그마한 무인도는 원주민 사오족이 조상의 영령을 모시는 섬으로 이곳에서 제를 지낸다고 한다. 1999년에 일어난 921대지진으로 섬의 3분의 2가 가라앉아 이후로 일반인의 출입이 통제되었고, 사오족의 전설에 등장하는 흰 사슴 동상만이 홀로 섬을 지키고 있다. 라루도를 경계로 동측은 해(日), 서측은 초승달(月) 모양의 지형을 하고 있어 호수 이름이 르웨탄(일월담/日月潭)이라 붙여진 것이다.

르웨탄을 제대로 감상하려면 유람선을 타고 돌아봐야 한다. 유람선 요금은 NT$300(약 11,000원). 단체의 경우 작은 배를 통째로 빌려 탈 수 있으며, 유람선을 운행하는 회사에 따라 요금이 다를 수도 있다. 셔틀유람선 티켓을 끊으면 손등에 도장을 찍어준다. 호수에 총 3곳의 선착장이 있어 타고 내리기를 반복할 수 있다. 수이서관광안내센터의 선착장에서 배를 타면 호수 반대편 쉬안광쓰(현광사) 선착장에 먼저 닿는다. 

현광사로 오르는 계단 입구에서 이곳의 명물을 만날 수 있다. 홍차와 버섯을 넣고 삶아낸 달걀이 그것이다. 장개석 총통이 그 맛에 반해 평생 이곳에서 달걀을 팔 수 있도록 독점권을 주었다고 한다. 1940년부터 장사를 해온 유명한 집으로, 배가 도착한 직후에는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할 만큼 인기가 많다. 가격은 2개 NT$25(약 900원)이다. 과즙이 풍부한 열대과일 롄우(련무)와 함께 먹으면 더 좋다.

► 쉬안광쓰(현광사) 선착장.

► 사진 1. 현광사 앞마당에 기념사진을 찍으려는 관광객들이 줄을 서 있다. 사진 2. 현광사는 삼장법사를 모시는 절이다. 사진 3. 현광사 입구의 달걀가게는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할 만큼 인기가 많다. 사진 4. 버섯과 홍차로 삶아낸 달걀.  

계단을 올라 만나는 현광사는 서유기에 등장하는 삼장법사(현장법사)를 모신 절이다. 삼장법사의 사리도 이곳에 모셔져 있었으나 쉬안장쓰(현장사)가 건립되면서 그곳으로 옮겨 갔다고 한다. 생각보다 소박한 절이지만 르웨탄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으려는 관광객의 발길이 분주한 곳이다.

다시 셔틀유람선에 오르면 이다사오 선착장에 멈춰 선다. 이다사오(이달소)는 사오족이 모여 사는 마을로, 사오족 원주민의 수공예품을 파는 기념품점, 식당, 상점들이 밀집해 있다. 전통공연을 선보이는 작은 공간도 마련되어 있어 사오족의 천부적인 음악적 재능을 살짝 맛볼 수 있다. 

하늘에서 즐기는 르웨탄

이다사오 관광안내센터에서 동쪽으로 10분 거리에 르웨탄란처잔(르웨탄로프웨이) 탑승역이 있다. 주쭈원화춘(구족문화촌)을 오가는 케이블카 역이다. 하늘로 두둥실 날아올라 르웨탄을 한눈에 담을 수 있어 꼭 타볼 것을 추천한다.

안개를 헤치고 나타나는 고요한 호수의 선경은 한 폭의 산수화를 보는 듯 탄성이 절로 난다. 산을 넘어 구족문화촌까지 약 1.9km에 이르는 구간으로 13분 정도 소요된다.

► 케이블카에서 바라본 르웨탄 풍경.

► 구족문화촌 나루와 극장에서 펼쳐지는 원주민들의 공연 모습.

► 구족문화촌 산책로를 따라 원주민들의 석상이 놓여 있다.

케이블카 요금은 왕복 NT$300(약 11,000원), 편도 NT$285(약 10,500원)이며, 구족문화촌 입장료는 NT$780(약 28,000원)이다. 구족문화촌 입장권을 구입한 관광객은 케이블카를 무료로 탑승할 수 있어 별도의 케이블카 요금을 지불할 필요가 없다.

평일 10:00~15:30, 주말 09:30~16:00까지 표를 판매하며, 매월 첫째 주 수요일에는 케이블카 점검을 위해 운행하지 않는다. 탑승역 건물에는 관광안내센터와 음식점, 커피숍, 기념품점 등이 있어 비를 피하거나 잠시 휴식을 취하기에도 좋다.

흥겨움이 가득한 테마파크

케이블카에서 내리면 바로 주쭈원화춘(구족문화촌)의 정상 입구다. 구족문화촌에서는 아메이족, 베이난족, 사오족, 파이완족, 루카이족 등 9개 원주민 부족의 생활상을 그대로 재현해 보여주고 있다. 우리나라의 한국민속촌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 자신들의 힘을 과시하기 위해 마을 입구에 해골을 전시하는 부족도 있다.

► 미래세계구 - 다양한 놀이기구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 수사연화원 - 구족문화촌에는 호화로운 유럽식 정원도 꾸며져 있다.

각 부족의 마을을 구분해 그들만의 건축양식으로 지은 가옥과 농사, 사냥, 종교 등 각자의 독특한 문화와 풍습을 들여다볼 수 있도록 꾸며졌다. 나루완 극장에서는 화려한 전통의상으로 단장한 원주민들의 공연이 펼쳐진다.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 못해도 흥겨운 가락으로 진행되는 코믹하면서도 역동적인 퍼포먼스에 어깨가 절로 들썩인다.

평일은 13:25, 15:00 두 차례, 휴일은 10:20, 13:25, 15:00 세 차례 공연이 진행된다. 이 외에도 마을 곳곳에서 열리는 작은 이벤트와 공연을 만날 수 있다. 아홉 부족의 마을을 다 돌았다고 끝이 아니다.

마을을 내려오면 놀이동산이 기다리고 있다. 시원하게 물살을 가르는 캐리비안 스플래시와 짜릿한 마야 어드밴처, 자이로드롭 UFO, 회전목마 등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즐거울 만한 놀이기구가 발길을 붙잡는다. 놀라운 것은 구족문화촌 입장권이 있으면 이 모든 시설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는 사실.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실컷 놀아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놀이동산 아래에는 호화로운 정원이 펼쳐져 있다. 중앙 분수대를 중심으로 드넓은 잔디와 꽃밭이 환하게 반겨준다. 유럽 어느 궁전의 화원을 거닐 듯 여유로운 산책을 즐기기에 제격이다. 크게 3가지 주제로 구성된 구족문화촌을 모두 보려면 3~4시간은 족히 걸린다. 반나절 정도 시간을 잡고 느긋하게 돌아보는 것이 좋다.

르웨탄을 즐기는 또 다른 방법

이른 아침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호숫가를 거니는 것도 운치 있다. 비단을 깔아놓은 듯 잔잔한 호수의 물결이 슬며시 마음을 훔쳐 달아난다. 르웨탄에는 10개의 호반산책로와 4개의 산림산책로가 놓여있어 청아한 호숫가의 절경을 감상하며 산책을 즐기기에 그만이다.

► 르웨탄 자전거 길에서 만난 풍경.

► 타이완 홍보영상 '푸동푸동 24시 타이완'에서 배우 조정석과 진의함이 자전거를 타며 다정한 모슴을 연출했던 일월담의 자전거 코스.

► 일월담을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관광객들.

타이완 홍보영상 ‘푸동푸동 24시 타이완’의 조정석과 진의함처럼 자전거를 타고 일월담을 즐기는 것도 좋다. 호수 서남쪽으로 9km 정도 자전거 도로가 설치되어 있으며 계속 건설 중에 있다. 자전거대여소는 수이서관광안내센터와 주변 도로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으며, 대여 요금은 1시간에 NT$100~1,000(약 3,700~37,000원) 정도로 자전거 종류에 따라 차이가 있다.

셔틀버스를 이용해 르웨탄의 주요 관광지를 돌아보는 방법도 있다. 요금은 NT$80(약 2,900원)으로 하루 종일 무제한으로 이용 가능하다. 수이서관광센터 앞에서 06:40분부터 17:30분까지 30분 간격으로 운행되는 버스를 타고 원하는 관광지를 순서대로 둘러보면 된다.

타이중에서 버스를 이용해 르웨탄을 방문할 경우에는 런유커윈과 난터우커윈 버스 중에서 선택할 수 있으며, 패키지 티켓을 구입하는 것이 좋다. NT$990(약 37,000원)짜리 패키지 티켓에는 타이중과 르웨탄을 오가는 왕복버스비와 르웨탄셔틀버스비, 구족문화촌입장료, 셔틀유람선 요금이 모두 포함되어 있어 자유여행자에게 안성맞춤이다.

르웨탄은 타이완 사람들에게도 으뜸가는 명소로 손꼽히는 곳이다. 그만큼 숨겨진 매력이 많다는 얘기다.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느긋하게 바라보면 보이지 않던 매력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취재협조 : 타이완관광청 한국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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