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영혁의 여유작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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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영혁의 여유작작
  • 차영혁
  • 승인 2014.02.21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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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 붉은 광장의 크렘린궁의 모습.
모스크바 붉은 광장의 크렘린궁의 모습.

흑해의 휴양도시 소치에서 열리는 동계 올림픽을 관전하다 보니 러시아에 대한 저의 기억들이 불연 듯 끌려 나오네요.

지난 1월 러시아와 60일간 무비자여행을 할 수 있어 앞으로 러시아를 찾는 여행자가 더 많아지겠죠. 러시아 여행을 하면서 경험했던, 그리고 주의해야 할 내용들에 대해 이야기 해 볼까합니다.

러시아를 두 번 갔었습니다. 여행이 아니고 일로 방문을 했죠. 사실 러시아는 아직까지 접근성, 교통, 숙박, 물가, 사회적 분위기 등 전반적으로 부족한 것이 많죠.

러시아 여행 안내서를 봐도 곳곳에 안전에 주의하라는 글이 적혀있답니다. 스킨헤드, 택시나 노상강도 등등. 뭐 사실 그렇게까지 위험할까 싶지만 해 떨어진 수도 모스크바의 거리만 걸어봐도 그게 무슨 경고인지 금방 알 수 있습니다.

► 불법 택시를 타고가다 바라본 러시아의 상징 성 바실리 성당.

► 객차간 연결통로가 없는 모스크바 지하철의 모습.

► 모스크바 붉은 광장을 지키고 있는 경찰차.

한 번은 지방의 시골 숙소에서 자게 됐는데 아침에 바라본 풍경이 예뻐 사진을 찍으러 나갔는데 얼마 후에 경찰차가 오더군요. 동네 주민이 수상한 사람이 나타났다고 신고를 했다는 겁니다.

물가는 상상을 초월합니다. 모스크바의 경우 제일 후진 모텔급 호텔도 최소 300달러는 줘야 하니까요. 현지에 진출한 대기업 관계자와 점심으로 스파게티를 먹었는데 4명이서 거의 20만원이 나오더라구요. 그분 말씀이 3년 주재원 생활 동안 가족과 이런 곳에서 외식을 못 해봤다더군요.

딱딱하고 검은 빵과 소시지, 보드카 등 생필품은 싼 편이죠. 러시아인들은 맥주를 술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술은 오로지 보드카뿐인 것이죠. 그래서 거리를 걷다 보면 맥주병을 들고 다니며 마시는 멀쩡한 남녀들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그들에게 맥주는 콜라 같은 단순한 음료수로 취급되는 것이죠. 전인구의 1.5%가 알코올 중독자라는 통계가 있을 만큼 음주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요즘은 맥주도 술이라는 정부캠페인이 활발하지만 글쎄 실효성은 아직 별로 인 것 같습니다.

교통편도 외국인에게는 답이 좀 없죠. 모스크바는 그나마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지하철이나 트램이 있어서 어떻게 해볼 수 있지만, 결정적으로 택시가 사실상 없기 때문입니다. 있긴있으나 정식 택시는 정말 시내 중심가 호텔 근처에서나 볼 수 있죠. 보통은 지나가는 승용차를 잡아서 흥정해서 가는 방법을 씁니다. 10년 전에도 그랬는데 지금도 여전히 그렇답니다.

► 고려인 3세로 러시아 록음악의 대부 '빅토르 최'의 흔적이 남아있는 아르바트거리.

► 러시아 시골상점의 술코너.

► 러시아 전통인형 마트료시카를 지키는 아가씨의 심오한 표정.

모스크바 최고 번화가인 아르바트 거리에 가면 고려인 출신 록가수 빅토르 최의 흔적도 남아있으니까 말이죠.

러시아인들은 다혈질이지만 꽤 낭만적이죠. 여성을 누구보다 우대하고요. 세 번째 건배는 항상 여성을 위해서 합니다. 그때 남자들은 모두 일어서야 합니다. 러시아 거리에는 가판노점이 드문드문 보이는데 대체로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키오스크라고 불리는 신문판매대 그리고 꽃집입니다. 러시아인들은 우리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꽃을 좋아합니다.

데이트하는 남자친구는 만나자마자 여자 친구에게 꽃 한 송이를 주죠. 곧 다가오는 3월 8일 세계여성의 날은 러시아에서 꽃이 제일 많이 팔리는 날입니다. 이날은 남성들이 대대적으로 여성들에게 꽃을 받치는 날이니까요. 모스크바에서만 2천만 송이가 팔린다니 말 다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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